[아시안게임] 카누 단일팀 안타까운 작별… "우리는 하나다, 다시 만날 거야"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단일팀 사상 최초의 종합대회 금메달 쾌거…28일 각자 남북으로 귀국길
마치 영화 촬영장에서 감독이 '큐' 사인을 내자 슬픈 장면을 연출하기 위한 인공 비가 내리는 것 같았다.
28일 오후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팔렘방 선수촌 인근에서는 카누 남북 단일팀 선수들의 '이별의 자리'가 마련돼 있었다.
이날 북측 선수단은 현지 시간으로 오후 5시 비행기로 자카르타로 이동, 베이징을 거쳐 귀국하고 남측 선수들은 2시간 늦은 비행기로 자카르타로 이동할 예정이다.
따라서 먼저 북측 선수단이 버스로 공항으로 떠나고, 그들을 배웅하기 위해 남측 선수들이 모인 자리였다.
그런데 선수들이 밖에 모이기 직전까지만 해도 무덥던 이곳에는 갑작스러운 폭우가 쏟아졌고 덕분에 눈물을 흘리던 일부 선수들은 눈물을 감출 수 있게 됐다.
또 북측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버스에 올라탈 때는 빗줄기도 가늘어지면서 오히려 더위를 식혀주는 고마운 비가 되기도 했다. 남북 선수들은 지난달 말 처음 만나 약 20일 정도 충북 충주 탄금호경기장에서 연습한 뒤 21일에 인도네시아 팔렘방으로 출국했다.
다른 나라들은 최소한 1년 정도 호흡을 맞춰야 하는 용선 종목에서 남북 젊은이들은 불과 한 달도 채 같이하지 못한 상황에서 여자 500m 금메달, 여자 250m와 남자 1,0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과 같은 종합 스포츠대회 사상 최초의 단일팀 메달이었다.
특히 26일에 여자 500m 금메달을 땄을 때는 시상식장에 한반도기가 나부끼고 아리랑이 울려 퍼지는 장면이 연출되면서 남북 스포츠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헤어지는 자리에서는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어서 그런지 이산가족 상봉장에서처럼 무겁고 슬프기만 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일부 선수들은 한데 모여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며 활짝 웃었고 AD 카드 뒷면에는 서로의 이름과 간단한 인사말을 적으며 추억을 간직하려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한 달간 뜨거운 태양 빛을 함께 받아내며 새벽 4시부터 밤늦게까지 땀 흘린 이들이 헤어지는데 어찌 안 슬플 수가 있을까.
변은정(20·구리시청) 등 일부 선수들은 목놓아 울다시피 하며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고, 비교적 감정 표현을 자제하는 편인 북측 선수들 일부도 눈물을 글썽였다.
김용빈 대한카누협회 회장은 이별을 아쉬워하는 선수들에게 "야, 우리 다시 만난다.
다시 만나게 돼 있어"라고 위로하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북재비로 북을 두들기며 선수들의 노 젓기를 독려했던 북측 도명숙(24)은 시상식 직전에 발목을 다쳐 휠체어 신세를 지는 최유슬(19·구리시청)에게 "몸 잘 관리하라"며 마치 큰 언니처럼 안아주기도 했다.
북측 카누협회 김광철 서기장도 "이번 대회에서 북과 남이 뜻을 모아 좋은 결과를 냈다"며 "다음에 다시 또 이렇게 힘을 합칠 날이 있을 것"이라고 인사했다.
남북 양쪽의 막내인 남자팀 북재비 이현주(16)와 여자팀 키잡이 리향(16)은 버스 타기 직전에 서로 끌어안고 우애를 나눴다. 남과 북의 선수들은 버스 창문을 사이에 두고 이번엔 마치 이산가족 상봉이 끝날 때의 모습처럼 아쉬워했다.
버스가 떠날 때는 비가 다 멎고 조금씩 밝은 태양이 모습을 드러내려고 하고 있었다.
/연합뉴스
28일 오후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의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팔렘방 선수촌 인근에서는 카누 남북 단일팀 선수들의 '이별의 자리'가 마련돼 있었다.
이날 북측 선수단은 현지 시간으로 오후 5시 비행기로 자카르타로 이동, 베이징을 거쳐 귀국하고 남측 선수들은 2시간 늦은 비행기로 자카르타로 이동할 예정이다.
따라서 먼저 북측 선수단이 버스로 공항으로 떠나고, 그들을 배웅하기 위해 남측 선수들이 모인 자리였다.
그런데 선수들이 밖에 모이기 직전까지만 해도 무덥던 이곳에는 갑작스러운 폭우가 쏟아졌고 덕분에 눈물을 흘리던 일부 선수들은 눈물을 감출 수 있게 됐다.
또 북측 선수들이 본격적으로 버스에 올라탈 때는 빗줄기도 가늘어지면서 오히려 더위를 식혀주는 고마운 비가 되기도 했다. 남북 선수들은 지난달 말 처음 만나 약 20일 정도 충북 충주 탄금호경기장에서 연습한 뒤 21일에 인도네시아 팔렘방으로 출국했다.
다른 나라들은 최소한 1년 정도 호흡을 맞춰야 하는 용선 종목에서 남북 젊은이들은 불과 한 달도 채 같이하지 못한 상황에서 여자 500m 금메달, 여자 250m와 남자 1,000m에서 동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과 같은 종합 스포츠대회 사상 최초의 단일팀 메달이었다.
특히 26일에 여자 500m 금메달을 땄을 때는 시상식장에 한반도기가 나부끼고 아리랑이 울려 퍼지는 장면이 연출되면서 남북 스포츠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기도 했다.
헤어지는 자리에서는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이 주축이어서 그런지 이산가족 상봉장에서처럼 무겁고 슬프기만 한 분위기는 아니었다.
일부 선수들은 한데 모여 '우리는 하나다'를 외치며 활짝 웃었고 AD 카드 뒷면에는 서로의 이름과 간단한 인사말을 적으며 추억을 간직하려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한 달간 뜨거운 태양 빛을 함께 받아내며 새벽 4시부터 밤늦게까지 땀 흘린 이들이 헤어지는데 어찌 안 슬플 수가 있을까.
변은정(20·구리시청) 등 일부 선수들은 목놓아 울다시피 하며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고, 비교적 감정 표현을 자제하는 편인 북측 선수들 일부도 눈물을 글썽였다.
김용빈 대한카누협회 회장은 이별을 아쉬워하는 선수들에게 "야, 우리 다시 만난다.
다시 만나게 돼 있어"라고 위로하며 다음 만남을 기약했다.
북재비로 북을 두들기며 선수들의 노 젓기를 독려했던 북측 도명숙(24)은 시상식 직전에 발목을 다쳐 휠체어 신세를 지는 최유슬(19·구리시청)에게 "몸 잘 관리하라"며 마치 큰 언니처럼 안아주기도 했다.
북측 카누협회 김광철 서기장도 "이번 대회에서 북과 남이 뜻을 모아 좋은 결과를 냈다"며 "다음에 다시 또 이렇게 힘을 합칠 날이 있을 것"이라고 인사했다.
남북 양쪽의 막내인 남자팀 북재비 이현주(16)와 여자팀 키잡이 리향(16)은 버스 타기 직전에 서로 끌어안고 우애를 나눴다. 남과 북의 선수들은 버스 창문을 사이에 두고 이번엔 마치 이산가족 상봉이 끝날 때의 모습처럼 아쉬워했다.
버스가 떠날 때는 비가 다 멎고 조금씩 밝은 태양이 모습을 드러내려고 하고 있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