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략물자인 반도체 집적회로(IC)칩 120억원어치를 중국과 홍콩에 몰래 팔아넘긴 반도체 수출업체 9명 등 18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외사부(부장검사 예세민)는 시가 122억원 상당인 IC칩 약 19만 개를 불법 수출한 반도체 수출업체 대표 장모씨와 실질적인 대표 안모씨 등 2명을 구속기소하는 등 18명을 기소했다고 2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수출업체들은 미국 유명 반도체업체 T사와 A사가 생산한 고성능 IC칩을 국내 방산업체에 납품하는 것처럼 속여 수입한 뒤 정부의 승인 없이 해외에 재수출(대외무역법 위반)했다. 레이더, 군사통신 설비에 사용될 수 있는 전략물자인 IC칩은 수출 시 적성국가 또는 테러단체로 유출될 가능성이 있어 정부의 허가를 받도록 하고 있다.

이들은 T사와 A사 IC칩의 국내 독점 유통대리점 영업직원에게 IC칩 국내 불법 반입을 눈감아달라며 부정한 청탁을 하고 그 대가로 수천만원 상당의 금품을 제공(배임수·증재)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불법 수출된 IC칩은 방사능 및 고온·저온에 잘 견디는 고성능 제품으로 군사용으로 쓸 수 있는 수출통제 품목”이라며 “관세청 등 유관기관과 공동으로 전략물자 불법수출 단속활동을 강화하고 관련 비리를 철저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