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소비자심리지수(CCSI)가 17개월 만에 100 밑으로 떨어졌다. CCSI는 소비자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로, 100 이하면 경기를 비관적으로 보는 소비자가 낙관적으로 보는 소비자보다 많다는 의미다. 현재 생활형편 및 향후 경기전망, 취업기회 등을 묻는 항목은 심리지수(CSI)가 80대까지 추락하는 등 경제 전반에 소비자의 비관론이 커지고 있다.

무너진 소비심리… 17개월 만에 '비관적' 전환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이달 소비자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CCSI는 17개월 만에 가장 낮은 99.2를 나타냈다. 지난해 3월 96.3을 기록한 후 처음으로 100을 밑돌았다. CCSI는 정부 출범 후 고공행진을 거듭해 지난해 11월에는 112.0까지 올랐다. 하지만 올 들어서는 고용 침체와 맞물려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4개월 사이엔 8.7포인트 급락했다.

소비자들은 임금 상승 기대는 높았지만 물가 상승, 취업 부진, 경기 하강 등에 관한 우려가 더 큰 것으로 조사됐다. 임금수준은 향후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임금수준 전망 CSI는 121로 최근 6개월 새 가장 높았다. 그럼에도 생활형편은 더 악화될 것으로 봤다. 생활형편 CSI는 89로 2017년 3월(89) 이후 최저치까지 떨어졌다. 취업기회가 줄어들고 물가가 오를 것이란 우려에서다. 취업기회 전망 CSI는 전월 대비 2포인트 내려간 85에 그쳤다.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물가수준 전망 CSI는 지난해 2월 이후 가장 높은 143까지 치솟았다. 경기전망이 암울하다는 인식도 컸다. 경기판단 CSI는 70에 그쳤다.

소비자들은 물가 인상 등으로 소비 지출이 늘어날 것으로 봤다. 소비지출 전망 CSI는 106으로 전월보다 1포인트 올랐다. 특히 교통비(109) 주거비(103) 교육비(106) 등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