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비니, '난민에 초강경' 헝가리 총리와 회동…"EU의 역사적 전환점 임박"

반(反)난민 정책의 선봉에 서며 유럽연합(EU)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마테오 살비니 이탈리아 부총리 겸 내무장관이 이번에는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향해 포문을 열었다.

살비니 부총리는 28일 오후(현지시간) 이탈리아 북부 밀라노에서 역시 난민에 강경한 '스트롱 맨' 빅토르 오르반 헝가리 총리와 회동한 뒤 기자들에게 "프랑스는 난민 문제에 있어 좀 더 큰 연대와 분별력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반난민 선봉 伊 내무, 마크롱에 포문… "伊와의 국경 개방하라"
그는 "특히 마크롱 대통령은 먼저 벤티밀리아 국경을 다시 개방함으로써 연대를 나타낼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벤티밀리아는 이탈리아 서부에서 프랑스 남부로 넘어가는 길목에 있는 국경 도시로, 프랑스가 재작년 이곳의 경계를 강화한 이래 서유럽으로 가려는 수 천명의 난민이 벤티밀리아에 발이 묶여 있다.

살비니 장관은 이어 "독일과 추진하고 있는 난민 송환 협정이 곧 합의에 이를 것 같다"며 "중요한 것은 이탈리아가 부담해야 할 난민 총합이 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그는 "독일 국경에서 입국이 거부된 난민을 이탈리아가 다시 수용하는 대신, 독일은 지중해를 건너 이탈리아에 도착하는 난민들을 같은 숫자만큼 수용해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살비니 부총리는 이날 밀라노에서 정치적 '롤 모델'로 여겨지는 오르반 총리를 만나 1시간에 걸쳐 난민정책과 유럽연합(EU) 등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다.

살비니 부총리는 오르반과의 회동에 대해 "난민 문제뿐 아니라 여러 방면에 있어 긍정적이고, 건설적인 논의가 이뤄졌다"며 "유럽의 미래에 있어 역사적인 전환점이 가까워졌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난민 분산 수용을 거부하며 EU에 반기를 들어온 오르반 총리는 살비니 부총리가 최근 지중해에서 구조된 뒤 이탈리아 항만에 들어온 아프리카 난민들에 대해 하선을 거부, 이탈리아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것과 관련해 "우리가 당신 뒤에 있다.

굴복하지 말라"며 난민들에게 항구를 계속 봉쇄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유럽의 안보는 당신의 성공에 달려 있다"며 "유럽의회에서 내가 모두로부터 공격받을 때 살비니가 나를 변호해줬다.

이를 잊지 않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그는 "헝가리는 (난민들의 입국으로부터) 국경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이유로 EU에 의해 공격당한 것"이라고도 주장했다.

오르반 총리는 회동에 앞서선 "살비니 부총리는 바다를 통해 유럽에 들어오는 난민을 저지하려는 책임을 감당한 지중해의 첫 정치인이다.

당신은 내 영웅이자, 운명의 동반자"라며 추켜세우기도 했다.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가 "EU 포퓰리즘의 스승과 제자인 오르반과 살비니의 밀라노 회동이 EU와 이탈리아에 우려를 안기고 있다"고 평가한 가운데, 이날 밀라노에서는 이들의 강경 난민 정책에 항의하는 좌파 활동가들과 인권 단체 관계자들이 결집해 항의 시위를 벌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