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멕시코와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나프타) 개정 협상 타결 하루 만에 캐나다와의 협상에 나섰다.

미국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크리스티아 프리랜드 캐나다 외교장관은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 도착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나 나프타 개정을 위한 협상을 개시했다.

미국이 전날 멕시코와 협상을 타결한 데 이어 나프타의 나머지 한 축인 캐나다와도 곧바로 협상에 나섰다.

미국과 멕시코, 캐나다 간 3자 협상이 동시에 진행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프리랜드 장관은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만난 뒤 "3자 협의를 통해 나프타를 살리기 위한 세부 협상이 30일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는 30일 저녁에는 캐나다와 멕시코 관리들의 만남도 예정돼 있다.

그는 자동차공장 노동자의 인건비를 상향하고 노동자 보호를 강화하기로 한 멕시코의 과감한 결정이 캐나다와 미국간 협상을 순조롭게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는 오는 31일을 캐나다와의 협상 시한으로 제시하고 있다. 31일까지 캐나다와 합의를 하지 못하더라도 멕시코와 타결한 협상 결과를 미 의회에 통보, 비준을 위한 국내 절차를 밟겠다는 방침이다.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측 인사들은 캐나다와의 합의에 실패하더라도 캐나다를 뺀 미-멕시코 간 무역협정을 강행하겠다는 의사를 피력하며 캐나다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 부과도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기자들에게 캐나다와의 협상이 이번 주까지 마무리되지 않으면 멕시코와의 타결안을 의회에 통보할 방침이라 밝혔다. 새 협정을 계획대로 12월1일에 발효하려면 90일 전 의회에 통보해야 하는 일정 때문이다. 다만 그는 캐나다가 참여하는 길은 열어놓을 것이라고 말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이날 "캐나다에 좋고, 특히 캐나다 중산층에 좋은 것이라면 딜(거래)에 서명하기를 기대한다"며 "미국과 멕시코 간 협상에서 자동차 부문에서는 좋은 진전이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향후 진행될 미국과 캐나다 간 협상은 미-멕시코 간 협상 결과가 토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멕시코는 앞서 자동차 무관세 혜택을 위한 자동차 부품의 나프타 역내 생산 비율을 기존 62.5%에서 75%로 상향하기로 합의했다.

이와 함께 시간당 최저임금이 최소 16달러인 근로자들에 의한 생산 비중이 40~45%에 이르도록 했다. 이는 미국에 있는 공장이 인건비가 싼 멕시코로 이전하는 현상을 막기 위해 미국이 제시한 협상 카드다.

미-캐나다 협상에서는 분쟁해결 기구를 없애느냐가 협상의 쟁점 중 하나로 떠오를 전망이다. 미국은 기구가 반덤핑이나 보조금 관련 미국의 조치를 제한한다며 멕시코와의 협상에서는 분쟁해결기구를 없애기로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캐나다의 낙농 관련 보호 조치도 협상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캐나다는 낙농에 대해 수급과 가격을 관리하는 보호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고 특히 수입을 제한하기 위해 고율 관세를 매기고 있다. 미국은 이의 철폐를 요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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