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마지막 AG' 전영은 "경보 후배들도 잘하고 있어요"
힘겹게 20㎞를 걸은 후에도 전영은(30·부천시청)은 피니시 라인 근처를 떠나지 않았다.

후배 이정은(23·부천시청)이 결승선을 통과한 뒤 고통을 호소하자 직접 나서 부축하기도 했다.

이정은이 회복하는 모습을 확인한 뒤에야 전영은은 인터뷰에 응했다.

첫 마디는 "우리 경보 후배들도 잘하고 있어요"였다.

전영은은 29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겔로라 붕 카르노(GBK) 주 경기장 인근 경보 코스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여자 20㎞ 경보 결선에서 1시간 37분 17초, 5위로 레이스를 마쳤다.

2010년 광저우 대회에서 5위에 오른 전영은은 2014년 인천에서 동메달을 따며 한국 여자 경보에 첫 아시안게임 메달을 안겼다.

자신의 마지막 아시안게임에서 2회 대회 메달 획득을 노렸지만, 아쉽게 5위로 마무리했다.

전영은은 "10㎞ 정도에서 경고를 두 번 당했다.

한 번만 더 경고를 받으면 실격되는 상황이라 이후 10㎞는 페이스를 낮췄다.

완주했지만 내 최고 기록(1시간 30분 35초)과는 격차가 있어서 아쉽다"고 말했다.

전영은은 10년 가까이 여자 경보의 간판으로 활약했다.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 경보를 사랑해달라"고 외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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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그는 '은퇴 뒤'도 생각한다.

전영은은 "2020년 도쿄올림픽까지만 뛰고 은퇴하려 한다.

은퇴 뒤에는 지도자 생활을 하고 싶다"고 했다.

비인기 종목의 간판으로 오래 뛴 그는 후배를 보는 눈길도 곱다.

전영은은 "우리 후배들이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정말 많이 늘었다"며 "오늘도 정은이를 잘 끌어가며 레이스를 해야 했는데, 내가 조금 부족했다"고 후배를 감쌌다.

그가 2년 동안 후배들에게 남기고 싶은 건 '새로운 기준'이다.

한국기록을 세워 후배들에게 새로운 목표를 제시하고 싶다.

여자 20㎞ 경보 한국기록은 김미정이 2008년에 세운 1시간 29분 38초다.

전영은은 "선수 생활 마지막 2년은 한국기록 달성만 생각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