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업 대출 증가세는 작년 3분기 정점 찍고 둔화
2분기 산업대출 증가 폭이 1년 반 만에 최소를 기록했다.
제조업 대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건설업 대출이 감소한 여파다.
그러나 대표적인 자영업종이자, 부가가치가 높지 않은 도·소매·숙박·음식점업 대출은 역대 최대폭 증가했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2018년 2분기 중 예금 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을 보면 예금 취급기관 산업별 대출은 6월 말 기준 1천82조7천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2조9천억원 늘었다.
산업대출은 개인사업자(자영업자)를 포함한 기업, 공공기관, 정부 등이 은행, 상호저축은행, 상호금융 등 예금을 취급하는 금융회사에서 빌린 돈을 뜻한다.
전 분기 대비 산업대출 증가액은 작년 4분기 15조원에서 올해 1분기 18조3천억원으로 확대했다가 2분기 들어 쪼그라들었다.
2분기 산업대출 증가 폭은 2016년 4분기(-9천억원) 이후 가장 작다.
제조업 대출(342조2천억원)이 5천억원 늘어나며 1분기(+4조2천억원)에 비해 증가폭이 확 줄었다.
특히 기타 운송장비(-1조3천억원)와 자동차·트레일러(-8천억원)는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건설업 대출(40조3천억원)은 1분기 1조3천억원 증가에서 2분기 4천억원 감소로 돌아섰다.
한은 관계자는 "제조업, 건설업은 반기 말 재무비율 관리를 위해 대출을 줄이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서비스업 대출(641조7천억원)은 전 분기와 비슷한 규모인 11조5천억원 늘었다.
이 가운데 도·소매·숙박·음식점업 대출은 190조8천억원으로 석 달 사이 6조원 늘었다.
이는 한은이 관련 통계를 편제한 2008년 이후 최대폭이다.
2분기 산업대출 증가분 절반가량이 도·소매·숙박·음식점업에 몰린 것이다.
한은은 도·소매·숙박·음식점 창업이 늘어나며 대출이 확대된 것으로 풀이했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분기별 도·소매·숙박·음식점업 신설법인은 5천개 초중반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1분기 6천283개에 이어 2분기에 6천524개로 늘었다.
산업대출이 고부가가치 업종 대신 부가가치가 낮은 도·소매·숙박·음식점업으로 쏠리는 현상은 우려를 낳는 대목이다.
도·소매·숙박·음식점업은 대표적인 자영업종이다.
한은에 따르면 2014년 전체 자영업자 가운데 도·소매업이 28%로 가장 많고 그 다음이 숙박·음식점업(22%)이었다.
경기가 좋지 않으면 실직자들이 생계를 위해 도소매업체, 숙박업체나 식당을 창업해 자영업자가 늘어나는 모습이 나타나곤 했다.
이 때문에 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르러 관련 업종 폐업률은 높다.
2015년 창업 후 3년 생존율은 숙박·음식점이 30.2%, 도·소매 35.5%로 평균(39.1%)을 밑돌았다.
부동산업 대출은 이번 분기에도 7조원 늘었지만 작년 3분기(+9조7천억원)에 정점을 찍은 이후 증가세가 다소 꺾인 모습니다.
전체 산업대출을 용도별로 분류해보면 설비투자와 관련 깊은 시설자금 대출(457조7천억원)이 8조5천억원 증가했다.
시설자금 비중은 42.3%로 전 분기보다 0.3%포인트 상승했다.
인건비, 재료비 등 기업을 운영하는 데 쓰는 운전자금 대출(625조원)은 4조3천억원 늘었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 대출(865조3천억원)이 8조3천억원, 수출입은행·상호저축은행·신용협동조합·새마을금고·상호금융 등 비은행 예금 취급기관 대출(217조5천억원)이 4조6천억원 각각 늘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