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밀 훔칠라' 견제 쏟아지자 "경쟁저해·소비자 피해" 주장

정보수집 우려 때문에 미국 시장 접근이 차단된 중국의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 공정거래 당국에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28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화웨이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제재를 가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내용을 담은 탄원서를 지난 20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에 제출했다.

화웨이는 안보위협설을 부정하며 "활발한 경쟁으로 이익을 얻을 소비자들이 제재 때문에 피해를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FTC가 전문적인 경제 분석을 미국 의회와 연방통신위원회(FCC)에 제출하는 게 절실하다"며 "불필요하게 소비자 선택을 제한하고 시장 비효율을 일으킬 제재규정의 적용을 막는 데 힘을 보탤 수 있는 곳은 FTC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미국 관리들은 화웨이와 다른 중국업체 ZTE의 장비가 중국 당국이 미국 내에서 기밀과 같은 정보를 수집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고 크게 우려하며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중국 화웨이, 美공정거래 당국에 "시장진입 도와달라" 탄원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7월 "미국이 중국 기업에 대한 근거 없는 추측과 의도적인 억압을 그만둬야 한다"고 촉구했다.

화웨이와 ZTE는 미국 내에서 이미 다수 블랙리스트에 등재돼 있다.

미국 의회는 연방 공공기관들이 이들 기업으로부터 장비를 구입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통신사인 AT&T와 버라이즌 커뮤니케이션스는 화웨이 스마트폰을 출시하지 못하도록 했다.

FCC는 미국 통신사들이 화웨이와 ZTE로부터 장비를 사는 데 연방정부 보조금을 쓰지 못하도록 하는 대책을 추진하고 있다.

화웨이는 별도의 성명을 통해 "정부 다른 기관들과 공조해 개입의 악영향을 확인해달라고 FTC에 요청했다"며 "자의적인 안보 우려를 근거로 하는 규칙은 경쟁을 저해한다"고 말했다.

중국 선전에 본부를 두고 1988년 창립한 화웨이는 중국 최대의 통신장비업체이자 세계 3위의 스마트폰 제조사다.

화웨이는 피고용자들이 사주인 민간기업이라고 밝히고 있다.

ZTE는 북한과 이란에 미국 기술을 판 혐의로 미국 상무부로부터 미국 기업들에서 부품을 공급받지 못하도록 하는 제재를 받았다.

이 업체는 지난 7월 과징금 14억 달러(약 1조5천500억원)를 내고 경영진을 교체한 끝에 미국의 제재에서 벗어났다.

ZTE에 대한 제재해제는 중국 정부가 통상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미국과 협상하면서 내놓은 핵심적인 요구 가운데 하나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