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외교장관, EU와 고위급 회의 후 밝혀
유럽에 태도 달라진 터키… "사법·기본권 개혁 가속" 약속
미국과 갈등을 겪는 터키가 유럽연합(EU)에는 전에 없이 유화적인 모습이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은 29일(현지시간) 앙카라에서 EU와 고위급 회의를 한 후 기자회견에서 EU 가입에 필요한 개혁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다짐했다.

터키와 EU의 이번 고위급 회의는 '개혁 행동 그룹' 4차 회의로, 터키가 EU에 가입하기에 적합하게 제도 개혁을 이행했는지 점검하는 절차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개혁은 언제나 '정의개발당'(AKP) 정부의 우선순위"라면서 "대통령중심제로 전환 후에도 터키의 우선순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터키 정부는 이번 회의에서 자유를 강화하고 사법제도를 개선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차우쇼을루 장관은 "우리의 그러한 노력에 대응해 비자 면제 등 성과를 성취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그는 또 터키와 EU가 관세동맹 협상도 재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차우쇼을루 장관의 발언은 앞서 터키 고위 인사의 가입 협상 또는 비자 면제 관련 표현 수위와는 큰 차이를 보였다.

앞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비날리 이을드름 전 터키 총리는 EU가 비자 면제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다며 불만을 토로하고, 난민송환협정을 철회하겠다고 여러 차례 위협했다.

EU는 2016년 3월 터키와 난민송환협정을 체결하면서 터키에 조건부로 비자 면제를 약속했다.

조건 가운데는 인권 침해 소지가 있는 테러방지법을 개정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터키는 그러나 테러 대응이 약화할 우려가 있다며 법 개정을 하지 않고 버텼으며, EU는 이를 이유로 비자 면제를 계속 미루고 있다.

오스트리아 등은 에르도안 대통령 정권의 권위주의 통치와 민주주의 후퇴, 대규모 이민자 유입을 우려해 비자 면제에 부정적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