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청년 일자리 앞장… 이산가족 케이터링 서비스도 맡아
“아이고 내 손주가 이렇게 좋은 회사에 다니게 될 거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어요.”

지난해 10월 현대그린푸드가 마련한 장애인 관련 행사에 초대된 한 어르신의 말이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부모님이나 할머니 할아버지들을 초청해 회사를 소개하고 여기서 만든 식사를 대접하는 자리였다”며 “그날 한 할머니께서 떨리는 목소리로 말씀하시면서 우시는 걸 보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란 무엇인지 다시 생각하게 됐다”고 했다.

현대그린푸드는 장애인 고용에 특별한 관심을 두고 있다. 이 회사의 올해 기준 장애인 고용률은 법으로 강제된 의무 비율보다 더 높다. 113%를 초과 달성했다고 회사는 밝혔다.

이 회사엔 ‘그린메이트(Green Mate·좋은 친구)’라는 제도가 있다. 2016년부터 시작한 이 제도를 통해 현재 50여 명의 중증장애인이 채용돼 일하고 있다. 중증장애인인 만큼 그들에게 회사가 붙여준 특별한 지위다. 주위 동료들에게 배려와 관심을 유도할 수 있어 도입했다고 한다. 장애인의 날이나 크리스마스, 입사 1주년 등 특별한 날엔 축하 선물을 주고 파티도 열어준다. 고충상담제와 EAP(신상·건강·업무적응) 제도 등 직장 적응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장애인을 고용하고 있는 협력회사의 제품도 구매하고 있다. 장애인이 모여 만든 축산가공업장 ‘에이스푸드’와 발달장애인이 일하는 ‘베어베터’ 등이 대표적이다. 에이스푸드는 56명의 직원 중 34명이 장애인이다. 현대그린푸드가 장애인이 근무하는 협력사들로부터 사들이는 상품은 연간 30억원이 넘는다.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4월 장애인고용촉진 국무총리 표창을 받기도 했다.
장애인·청년 일자리 앞장… 이산가족 케이터링 서비스도 맡아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적이다. 지난해 8월 경상북도와 ‘사회적 경제 육성 및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청년 사회적 기업 양성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을 해주는 사업이다.

예컨대 공익형 프랜차이즈 카페 사업인 ‘the 3 sector caf’에 현대그린푸드가 카페 운영 전반에 필요한 메뉴 개발 및 명품 원두커피를 납품해 창업 비용을 낮춰줬다. 특히 사업 초기 외식사업 경험이 부족한 청년 창업자를 위해 카페 현장 실습과 서비스 아카데미를 통해 식품위생 컨설팅 등도 했다. 그 결과 ‘the 3scetor caf’는 올해 포항경산안동 등 경북 지역에 8개 점포를 추가로 열었고, 하반기까지 7곳이 더 늘어날 예정이다.

현대그린푸드는 주력 사업 중 하나인 단체급식 사업을 통해 국가적인 행사에도 기여하고 있다. 지난 20일부터 26일까지 금강산에서 열린 ‘8·15 계기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케이터링(식음료 출장 조리) 서비스를 맡은 게 대표적이다. 현대그린푸드는 2002년부터 2015년까지 열렸던 17차례의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에서도 케이터링 서비스를 제공했다.

올해 행사는 금강산 관광지구에 있는 이산가족 면회소 및 온정각 등에서 2박3일 일정으로 두 차례 열렸다. 남북 이산가족과 관계자 등 총 700여 명이 참여했는데, 현대그린푸드는 환영 만찬과 점심·저녁 식사 등을 담당했다.

현대그린푸드는 성공적인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위해 최고 수준의 조리사를 선별, 최정예 셰프단을 파견했다. 지난겨울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로부터 극찬을 받았던 올림픽 케이터링 셰프단과 과거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참여한 셰프 등 30여 명의 베테랑 조리사를 포함해 총 150여 명이 참여했다.

특히 이산가족 상봉 참가 가족 대부분이 80세 이상 고령이란 점을 고려해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개발한 연화식(軟化食) 기술을 이용해 만든 ‘한방 소갈비찜’도 선보였다. 만찬 식탁에는 전통 한식 외에 메로구이와 매생이죽 등 식감이 부드러운 요리를 내놔 고령 참가자들의 식사가 한결 편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대그린푸드 관계자는 “그동안 중단됐다가 3년 만에 열린 뜻깊은 행사에 조금이나마 기여할 수 있게 돼 영광”이라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