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안 2A 위성 12월 대한민국 우주 영토로 …52종 기상정보 관측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3만5천㎞ 상공서 초속 3.07㎞로 공전…태풍·황사 등 실시간 관측 전송
"해상도 4배·자료전송속도 18배 향상"…우주기상 탑재체 국내 독자개발 "지금까지는 한반도 기상 상황을 흑백으로 봤다면, 내년부터는 고해상도 컬러 영상으로 선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될 겁니다.
마치 인간의 눈처럼요.
"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천리안 2A'가 발사를 앞두고 세상에 공개되는 날, 위성 분야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공학박사의 목소리는 차분하면서도 힘찼다.
29일 대전 유성구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서 만난 최재동 정지궤도복합위성사업단장은 "정지궤도 위성 조립과 시험 과정에서 독자적인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며 "지상관제 시스템 같은 소프트웨어까지 모두 우리 연구진의 것"이라고 말했다.
천리안 2A의 정식 명칭은 정지궤도 복합위성 2A다.
적도 약 3만5천700㎞ 상공에 있는 궤도를 초속 3.07㎞로 공전한다.
이 속도는 지구 자전 각속도와 일치한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지표면에선 정지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정지궤도 위성이라고 부른다. 천리안 2A호 핵심 임무는 기상관측이다.
태풍, 폭설, 집중 호우, 해빙, 미세먼지, 화산재, 중국발 황사를 실시간으로 살핀다.
이는 2010년 쏘아 올린 천리안 1호의 역할을 대체하는 것이기도 하다.
천리안 1호는 해양·통신 탑재체까지 갖추고 있어서, 성능 면에선 기상에 특화한 2A호에 미치지 못한다.
최재동 단장은 "관측 채널은 16개로 기존 5채널보다 3배 이상 늘었다"며 "면적 기준 해상도는 4배 이상 향상했고, 관측 시간 역시 기존 30분 이상에서 5분 안팎으로 크게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태풍 관측 주기의 경우 천리안 1호는 15분 정도인데, 2A호는 2분으로 줄였다.
영상 생산 속도는 기존 15분에서 5분으로 감소했다.
자료 전송 속도는 초당 115메가비트로, 1호보다 18배 빠르다.
더 신속하게, 더 선명하게 기상관측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최 단장은 "몽골 북동 지역 산불 스모그가 북한 지역으로 이동하는 모습부터 오염 물질이 한반도를 향해 움직이는 걸 정확하게 탐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위성에는 아울러 우주기상을 감시하는 입자검출기나 대전감시기도 달린다.
태양 흑점 폭발이나 지자기 폭풍 등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정리하면 1호보다 3.5배 증가한 52종의 기상정보를 산출할 수 있다.
천리안 2A호는 크게 9단계 조립·시험 단계를 거쳤다.
발사 때 충격을 가정해 심하게 흔들어 보는 위성 정현파 진동 시험, 음향 시험, 발사체 접속 확인·분리 충격 시험, 태양 전지판 전개·충격 시험, 열 진공 시험도 완벽히 통과했다.
전도성 전자기 적합성이나 방사성 전기장 측정 같은 전자파 환경시험 역시 무사히 마쳤다. 이런 시험을 진행하는 연구실은 외부 환경으로부터 엄격하게 차단돼 있다.
일부 시설은 우주 환경을 모사해야 하므로 높은 수준의 청결도를 유지한다.
청정복과 덧신 등으로 몸을 가리고서 먼지 제거를 위한 바람을 맞은 후에야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
연구실 안에서는 미세먼지(1천㎛ 안팎), 온도(20∼22도), 습도(50% 이하) 정보를 계속 제공하면서 움직임을 민감하게 감시한다.
천리안 2A호가 놓인 연구실은 이보다 더 깨끗하다.
침 같은 이물질 우려 때문에 입에 마스크도 써야 한다.
대형 태극기가 걸린 각종 시험실에서 만난 윤용식 박사는 "반도체 공장보다 더 철저한 곳이라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시험 강도에 대해 윤 박사는 "예를 들어 전지판의 경우 태양을 보는 면은 120도 이상 올라가는데, 반대 면은 영하 120도까지 떨어지기 때문에 극한의 기온을 견뎌야 한다"며 "음향 시험 같은 건 마치 대형 수송기가 바로 옆에서 이륙하는 소음 수준까지 다다른다"고 설명했다. 천리안 2A호 중량은 3.5t이다.
발사 때 크기는 폭 3.0m, 길이 2.3m. 높이 4.6m다.
궤도에 올라 태양전지판을 전개하면 길이는 9.1m까지 커진다.
운영 수명은 10년 정도다.
최 단장은 "기상관측 탑재체를 제외한 하드웨어는 모두 우리나라 제품"이라며 "천리안 1호에서 습득한 기술을 바탕으로, 직접 우리 손으로 만들었다는 뜻"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목표 지점이 보이지 않아도 해상도를 떨어뜨리지 않을 수 있는 별 선택 알고리즘과 비행 소프트웨어(FSW) 통합시험환경, 영상배포시스템, 비행동역학 시스템 같은 위성체 소프트웨어도 국산화를 마쳤다.
천리안 2A호는 발사 전 모든 점검을 마치고 현재 항우연에서 발사장 이송을 준비 중이다.
계획대로라면 발사는 오는 12월께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 쿠루(Kourou)에서 이뤄진다.
아리안(Ariane) 5ECA 발사체에 인도 위성과 같이 실려 우주로 향한다.
발사 후 궤도에 정상 진입하면 약 6개월 동안 초기 운영 과정을 거친 뒤 고품질의 기상 서비스를 시작한다. 총사업비는 3천252억원이 들어갔다.
사업 기간은 2011년 7월부터 8년이 넘는다.
천리안 2A호의 정지궤도는 경도상으로 동경 128.2도다.
이곳에는 지금 천리안 1호가 있다.
2A호가 올라갈 즈음 1호 궤도는 약 0.05도 정도 옆으로 밀린다.
'대한민국 우주 영토' 자리를 2A호에게 내주기 위해서다.
내년에 천리안 2B호(해양·환경 위성)까지 128.2도에 올라서면, 우리나라 정지궤도 영토에는 천리안 1호가 수명을 다할 때까지 일시적으로 3기가 모인다.
2020년께 맡은 일을 마무리하는 천리안 1호는 마지막 남은 연료를 이용해 고도를 높인다.
이후엔 우주 공간에 머물게 된다.
/연합뉴스
"해상도 4배·자료전송속도 18배 향상"…우주기상 탑재체 국내 독자개발 "지금까지는 한반도 기상 상황을 흑백으로 봤다면, 내년부터는 고해상도 컬러 영상으로 선명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될 겁니다.
마치 인간의 눈처럼요.
"
우리나라에서 개발한 '천리안 2A'가 발사를 앞두고 세상에 공개되는 날, 위성 분야 전문가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공학박사의 목소리는 차분하면서도 힘찼다.
29일 대전 유성구 한국항공우주연구원(항우연)에서 만난 최재동 정지궤도복합위성사업단장은 "정지궤도 위성 조립과 시험 과정에서 독자적인 기술을 확보하게 됐다"며 "지상관제 시스템 같은 소프트웨어까지 모두 우리 연구진의 것"이라고 말했다.
천리안 2A의 정식 명칭은 정지궤도 복합위성 2A다.
적도 약 3만5천700㎞ 상공에 있는 궤도를 초속 3.07㎞로 공전한다.
이 속도는 지구 자전 각속도와 일치한다.
빠르게 움직이고 있지만, 지표면에선 정지한 것처럼 보이기 때문에 정지궤도 위성이라고 부른다. 천리안 2A호 핵심 임무는 기상관측이다.
태풍, 폭설, 집중 호우, 해빙, 미세먼지, 화산재, 중국발 황사를 실시간으로 살핀다.
이는 2010년 쏘아 올린 천리안 1호의 역할을 대체하는 것이기도 하다.
천리안 1호는 해양·통신 탑재체까지 갖추고 있어서, 성능 면에선 기상에 특화한 2A호에 미치지 못한다.
최재동 단장은 "관측 채널은 16개로 기존 5채널보다 3배 이상 늘었다"며 "면적 기준 해상도는 4배 이상 향상했고, 관측 시간 역시 기존 30분 이상에서 5분 안팎으로 크게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예컨대 태풍 관측 주기의 경우 천리안 1호는 15분 정도인데, 2A호는 2분으로 줄였다.
영상 생산 속도는 기존 15분에서 5분으로 감소했다.
자료 전송 속도는 초당 115메가비트로, 1호보다 18배 빠르다.
더 신속하게, 더 선명하게 기상관측을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최 단장은 "몽골 북동 지역 산불 스모그가 북한 지역으로 이동하는 모습부터 오염 물질이 한반도를 향해 움직이는 걸 정확하게 탐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위성에는 아울러 우주기상을 감시하는 입자검출기나 대전감시기도 달린다.
태양 흑점 폭발이나 지자기 폭풍 등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뜻이다.
정리하면 1호보다 3.5배 증가한 52종의 기상정보를 산출할 수 있다.
천리안 2A호는 크게 9단계 조립·시험 단계를 거쳤다.
발사 때 충격을 가정해 심하게 흔들어 보는 위성 정현파 진동 시험, 음향 시험, 발사체 접속 확인·분리 충격 시험, 태양 전지판 전개·충격 시험, 열 진공 시험도 완벽히 통과했다.
전도성 전자기 적합성이나 방사성 전기장 측정 같은 전자파 환경시험 역시 무사히 마쳤다. 이런 시험을 진행하는 연구실은 외부 환경으로부터 엄격하게 차단돼 있다.
일부 시설은 우주 환경을 모사해야 하므로 높은 수준의 청결도를 유지한다.
청정복과 덧신 등으로 몸을 가리고서 먼지 제거를 위한 바람을 맞은 후에야 내부로 들어갈 수 있다.
연구실 안에서는 미세먼지(1천㎛ 안팎), 온도(20∼22도), 습도(50% 이하) 정보를 계속 제공하면서 움직임을 민감하게 감시한다.
천리안 2A호가 놓인 연구실은 이보다 더 깨끗하다.
침 같은 이물질 우려 때문에 입에 마스크도 써야 한다.
대형 태극기가 걸린 각종 시험실에서 만난 윤용식 박사는 "반도체 공장보다 더 철저한 곳이라고 보면 된다"고 덧붙였다.
시험 강도에 대해 윤 박사는 "예를 들어 전지판의 경우 태양을 보는 면은 120도 이상 올라가는데, 반대 면은 영하 120도까지 떨어지기 때문에 극한의 기온을 견뎌야 한다"며 "음향 시험 같은 건 마치 대형 수송기가 바로 옆에서 이륙하는 소음 수준까지 다다른다"고 설명했다. 천리안 2A호 중량은 3.5t이다.
발사 때 크기는 폭 3.0m, 길이 2.3m. 높이 4.6m다.
궤도에 올라 태양전지판을 전개하면 길이는 9.1m까지 커진다.
운영 수명은 10년 정도다.
최 단장은 "기상관측 탑재체를 제외한 하드웨어는 모두 우리나라 제품"이라며 "천리안 1호에서 습득한 기술을 바탕으로, 직접 우리 손으로 만들었다는 뜻"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목표 지점이 보이지 않아도 해상도를 떨어뜨리지 않을 수 있는 별 선택 알고리즘과 비행 소프트웨어(FSW) 통합시험환경, 영상배포시스템, 비행동역학 시스템 같은 위성체 소프트웨어도 국산화를 마쳤다.
천리안 2A호는 발사 전 모든 점검을 마치고 현재 항우연에서 발사장 이송을 준비 중이다.
계획대로라면 발사는 오는 12월께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 쿠루(Kourou)에서 이뤄진다.
아리안(Ariane) 5ECA 발사체에 인도 위성과 같이 실려 우주로 향한다.
발사 후 궤도에 정상 진입하면 약 6개월 동안 초기 운영 과정을 거친 뒤 고품질의 기상 서비스를 시작한다. 총사업비는 3천252억원이 들어갔다.
사업 기간은 2011년 7월부터 8년이 넘는다.
천리안 2A호의 정지궤도는 경도상으로 동경 128.2도다.
이곳에는 지금 천리안 1호가 있다.
2A호가 올라갈 즈음 1호 궤도는 약 0.05도 정도 옆으로 밀린다.
'대한민국 우주 영토' 자리를 2A호에게 내주기 위해서다.
내년에 천리안 2B호(해양·환경 위성)까지 128.2도에 올라서면, 우리나라 정지궤도 영토에는 천리안 1호가 수명을 다할 때까지 일시적으로 3기가 모인다.
2020년께 맡은 일을 마무리하는 천리안 1호는 마지막 남은 연료를 이용해 고도를 높인다.
이후엔 우주 공간에 머물게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