쥐 실험에서 담배에 비해 폐암종 발병률 및 다발성 감소 발표
일각에선 "동물 대상 간접 노출 실험으로 인체 유해성 판단 어려워"
필립모리스 인터내셔널(PMI)은 3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궐련형 전자담배 증기의 암 발생에 대한 영향을 연구한 최신 결과를 발표했다.
담배 연기에 노출시 폐기종과 폐암 발생에 민감한 종으로 개발한 실험용 쥐를 전체 생애주기인 18개월 동안 일반담배 연기, 아이코스 증기, 공기에 각각 노출시킨 연구다.
그 결과 담배 연기에 노출된 그룹의 폐암종 발병률 및 다발성(개체 당 종양 개수)은 공기에만 노출된 그룹에 비해 확연히 증가했다. 반면 아이코스 증기에 노출된 그룹의 폐암종 발병률 및 다발성은 일반담배 연기에 노출된 그룹보다 현저하게 낮았고 공기에만 노출된 그룹과 비슷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연구 최고 책임자인 마누엘 피취 PMI 과학연구소 박사는 "담배 연기 없는 제품의 암 발생 감소 가능성을 입증하는 최초의 연구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아이코스로 전환하는 것이 일반담배를 계속 사용하는 것보다 더 나은 선택이라는 점을 다시 한번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어 "담배 사용을 완전히 중단하는 것이 흡연자에게 가장 좋은 선택이라는 것에는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한국필립모리스는 지난 6월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발표한 궐련형 전자담배에 대한 분석결과 발표에 대한 해명을 재촉구했다. 타르 수치에 초점을 맞춰 아이코스의 유해성을 평가했다는 것이다.
한국필립모리스는 "궐련형 전자담배의 증기에 포함된 세계보건기구(WHO) 지정 유해물질 9가지의 함유량은 일반담배에 비해 평균 90% 적다"며 "식약처의 발표는 '타르는 담배 규제의 확실한 근거가 아니며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견해를 무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식약처는 궐련형 전자담배에서도 일반담배와 마찬가지로 국제암연구소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벤조피렌, 포름알데히드, 벤젠 등 발암물질이 검출돼 덜 해롭다고 평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서는 이번 연구가 사람이 아닌 동물을 대상으로 한 것인데다 담배를 직접 태우지 않고 연기에 노출시키는 간접 흡연을 통해 실험한 결과로 유해성을 판단하긴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미국식품의약국(FDA) 자문위원회도 아이코스의 유해성이 일반 궐련담배보다 적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필립모리스는 2016년 12월 아이코스를 위험저감담배로 승인받기 위해 관련 자료를 FDA에 제출했으나 허가를 받지 못했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