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대통령, 중폭 쇄신개각… 文정부 2기 국정동력 확보 '승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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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도약기' 지지율 정체 맞닥뜨려…국민 체감할 정책성과 절실
"심기일전" 일부 문책 성격도…신뢰 큰 정치권 여성인사 발탁 친정체제
軍·방사청·국정원 개혁의지 반영…고용·산업엔 정통관료 배치해 정책 가속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장관 5명을 교체하는 중폭 개각을 단행하면서 '문재인정부 2기'의 출범을 알렸다.
애초 6·13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압승을 거둔 만큼 이번 개각이 소폭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앞서 인선한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포함해 18개 부처 가운데 3분의 1에 해당하는 6개 부처의 장관이 새 얼굴로 채워졌다.
여기에 청와대는 조만간 1명의 장관을 추가로 인선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처럼 문 대통령이 과감한 '물갈이'에 나선 데에는 정부의 국정동력을 살리기 위해 지금은 변화와 쇄신이라는 승부수를 던져야 할 타이밍이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높은 국정지지도를 바탕으로 강력한 개혁작업을 벌여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정체 또는 하락 추세를 보이는 데다, 고용지표와 분배지표가 악화하고 야권의 비판이 거세지는 등 자칫 정부의 국정 운영이 난기류에 맞닥뜨릴 수 있다는 위기감도 흘러나온다.
이를 돌파하고 정권 초기 구상대로 2019∼2020년을 정권의 '도약기'로 만들기 위해서는 한편으로는 권력기관 개혁에 지금까지처럼 속도를 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국민이 체감하는 정책성과를 내야 한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의 '중폭 인선'에는 이같은 상황인식이 그대로 드러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번 인선의 키워드는 '심기일전'과 '체감' 두 가지"라며 "문재인정부 2기를 맞아 새 마음으로 출발을 하자는 의미와, 문재인정부 1기 때 뿌린 개혁의 씨앗을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로 연결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이번 인선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국방부 장관 교체의 경우, 문 대통령의 군과 권력기관에 대한 개혁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송영무 국방장관의 경우 기무사령부 계엄령 검토 문건 파동 당시 기무사령관으로부터 해당 문건을 보고받고도 수사지시를 내리지 않는 등 '뭉개기' 논란이 불거지고, 잇단 설화까지 겹쳐 경질설이 지속해서 제기됐다.
여권 내 일각에서는 한반도 비핵화 국면과 맞물린 남북군사협력의 지속성 등을 위해 유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결국 문 대통령은 정경두 합참의장으로 교체를 선택했다.
기무사 개혁의 큰 틀이 잡힌 만큼, 신임 국방장관이 이런 흐름을 이어나가며 군 개혁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후임인 정 합참의장은 24년만의 공군 출신 국방장관으로, 육군 위주인 군을 개혁한다는 문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이번 인선에서 거듭 확인됐다.
여기에는 송 장관이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한 '문책성' 성격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방부 뿐만 아니라 교육부·고용노동부 역시 그동안 여론의 비판에 처했던 만큼 사실상 '문책성 경질'이 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교육부는 대입제도 개편을 둘러싼 혼란으로, 고용노동부는 최근의 고용지표 악화 등으로 곤욕을 치렀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다만, "김 장관은 개각 논의가 시작될 때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국방부 장관 교체가 '권력기관 개혁'을 강조한 것이라면, 교육부·고용부·산업부·여가부 장관 교체는 '정책 성과'를 중시한 결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을 교육부 수장으로 낙점한 데에는 유 의원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직을 수행하며 교육정책에서 전문성을 쌓은 만큼 안정적으로 정책을 관리해주리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유 후보자는 대선 당시 선대위 수석대변인을 맡을 정도로 문 대통령과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의 신뢰가 쌓였다는 점 역시 발탁 배경으로 꼽힌다.
또한 고용노동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정통관료를 배치한 것은 문재인정부 경제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에 박차를 가하려면 풍부한 행정 경험을 가진 정책통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적지 않게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고용장관에 기용된 이재갑 전 차관은 이 부처의 노사정책실장, 고용정책실장을 거쳐 고용부 행정에 누구보다 전문성을 가졌다.
산업부를 조타할 후보자로 낙점된 성윤모 특허청장은 산업부 정책기획관 출신이다.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발탁된 민주당 진선미 의원은 2012년 대선 당시 문 대통령 선거기획단의 공동대변인을 맡았다
최근 성(性)을 둘러싼 갈등이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는 만큼 여성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인 진선미 후보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역별 안배도 이번 인선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다.
유 후보자와 이 후보자는 서울, 정 후보자는 영남(경남 진주), 성 후보자는 충청(대전), 진 후보자는 호남(전북 순창) 출신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장관 후보 5명과 함께 4명의 차관급 인사를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 통계청장·기상청장 등 6곳의 차관급 인선을 한 바 있어, 장관 뿐 아니라 차관급 기관장들의 교체 폭도 애초 예상보다 커지는 모습이다.
이번 차관급 인선 역시 '개혁 의지'와 '정책성과 중심'의 원칙이 드러나는 인선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방위사업청과 국가정보원 인선에서는 '쇄신'에 방점이 찍혔다.
방위사업청장으로 왕정홍 감사원 사무총장을 내정한 데서는 방산비리 척결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의지가 읽힌다.
최근의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추락사고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 의지 역시 이번 인선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으로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을 지명한 것 역시 국정원 개혁을 위한 포석이라는 지적이다.
이 실장은 앞서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으로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감찰한 바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 실장에 대해 "20여년간의 검찰청 근무에 이어 이명박 정부의 내곡동 사저부지 매임 의혹 사건 진상규명 위한 특검보, 박 정부 특별 감찰관 역임했다"며 "국가정보원의 개혁을 뚝심있게 추진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문화재청장과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 인선에서는 전문성이라는 기준이 중요한 잣대로 작동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 지명자는 문화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언론인 출신이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을 맡게 된 양향자 민주당 전 최고위원은 광주여상 출신으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무까지 역임하며 '유리천장'을 깬 여성의 대명사이다.
양 원장은 특히 문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직접 영입한 인사인 만큼 대통령의 신뢰도 두텁다.
유 후보자와 진 후보자, 양 원장의 발탁을 두고는 여성의 중용이라는 분석과 함께 문 대통령과 오랜 연을 가지고서 신뢰관계를 쌓은 정치인들을 전진배치하며 '친정체제'를 강화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만큼 2기 문재인 정부에서 문 대통령이 강한 장악력을 갖고서 국정을 끌고 가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연합뉴스
"심기일전" 일부 문책 성격도…신뢰 큰 정치권 여성인사 발탁 친정체제
軍·방사청·국정원 개혁의지 반영…고용·산업엔 정통관료 배치해 정책 가속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장관 5명을 교체하는 중폭 개각을 단행하면서 '문재인정부 2기'의 출범을 알렸다.
애초 6·13 지방선거에서 여당이 압승을 거둔 만큼 이번 개각이 소폭에 그칠 것이라는 예상도 나왔으나, 뚜껑을 열어보니 앞서 인선한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포함해 18개 부처 가운데 3분의 1에 해당하는 6개 부처의 장관이 새 얼굴로 채워졌다.
여기에 청와대는 조만간 1명의 장관을 추가로 인선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처럼 문 대통령이 과감한 '물갈이'에 나선 데에는 정부의 국정동력을 살리기 위해 지금은 변화와 쇄신이라는 승부수를 던져야 할 타이밍이라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취임 직후부터 높은 국정지지도를 바탕으로 강력한 개혁작업을 벌여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정체 또는 하락 추세를 보이는 데다, 고용지표와 분배지표가 악화하고 야권의 비판이 거세지는 등 자칫 정부의 국정 운영이 난기류에 맞닥뜨릴 수 있다는 위기감도 흘러나온다.
이를 돌파하고 정권 초기 구상대로 2019∼2020년을 정권의 '도약기'로 만들기 위해서는 한편으로는 권력기관 개혁에 지금까지처럼 속도를 내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국민이 체감하는 정책성과를 내야 한다는 진단도 나오고 있다.
이날 문 대통령의 '중폭 인선'에는 이같은 상황인식이 그대로 드러난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이번 인선의 키워드는 '심기일전'과 '체감' 두 가지"라며 "문재인정부 2기를 맞아 새 마음으로 출발을 하자는 의미와, 문재인정부 1기 때 뿌린 개혁의 씨앗을 국민이 체감하는 성과로 연결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우선 이번 인선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받은 국방부 장관 교체의 경우, 문 대통령의 군과 권력기관에 대한 개혁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송영무 국방장관의 경우 기무사령부 계엄령 검토 문건 파동 당시 기무사령관으로부터 해당 문건을 보고받고도 수사지시를 내리지 않는 등 '뭉개기' 논란이 불거지고, 잇단 설화까지 겹쳐 경질설이 지속해서 제기됐다.
여권 내 일각에서는 한반도 비핵화 국면과 맞물린 남북군사협력의 지속성 등을 위해 유임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지만, 결국 문 대통령은 정경두 합참의장으로 교체를 선택했다.
기무사 개혁의 큰 틀이 잡힌 만큼, 신임 국방장관이 이런 흐름을 이어나가며 군 개혁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후임인 정 합참의장은 24년만의 공군 출신 국방장관으로, 육군 위주인 군을 개혁한다는 문 대통령의 정책 방향이 이번 인선에서 거듭 확인됐다.
여기에는 송 장관이 논란을 일으킨 것에 대한 '문책성' 성격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방부 뿐만 아니라 교육부·고용노동부 역시 그동안 여론의 비판에 처했던 만큼 사실상 '문책성 경질'이 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교육부는 대입제도 개편을 둘러싼 혼란으로, 고용노동부는 최근의 고용지표 악화 등으로 곤욕을 치렀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다만, "김 장관은 개각 논의가 시작될 때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국방부 장관 교체가 '권력기관 개혁'을 강조한 것이라면, 교육부·고용부·산업부·여가부 장관 교체는 '정책 성과'를 중시한 결정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유은혜 의원을 교육부 수장으로 낙점한 데에는 유 의원이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직을 수행하며 교육정책에서 전문성을 쌓은 만큼 안정적으로 정책을 관리해주리라는 기대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유 후보자는 대선 당시 선대위 수석대변인을 맡을 정도로 문 대통령과 가까운 거리를 유지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문 대통령의 신뢰가 쌓였다는 점 역시 발탁 배경으로 꼽힌다.
또한 고용노동부와 산업통상자원부에 정통관료를 배치한 것은 문재인정부 경제정책 기조인 소득주도성장과 혁신성장에 박차를 가하려면 풍부한 행정 경험을 가진 정책통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적지 않게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고용장관에 기용된 이재갑 전 차관은 이 부처의 노사정책실장, 고용정책실장을 거쳐 고용부 행정에 누구보다 전문성을 가졌다.
산업부를 조타할 후보자로 낙점된 성윤모 특허청장은 산업부 정책기획관 출신이다.
여성가족부 장관으로 발탁된 민주당 진선미 의원은 2012년 대선 당시 문 대통령 선거기획단의 공동대변인을 맡았다
최근 성(性)을 둘러싼 갈등이 사회적 문제로 부상하는 만큼 여성 문제에 깊은 관심을 보인 진선미 후보자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지역별 안배도 이번 인선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다.
유 후보자와 이 후보자는 서울, 정 후보자는 영남(경남 진주), 성 후보자는 충청(대전), 진 후보자는 호남(전북 순창) 출신이다. 문 대통령은 이날 장관 후보 5명과 함께 4명의 차관급 인사를 발표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26일 통계청장·기상청장 등 6곳의 차관급 인선을 한 바 있어, 장관 뿐 아니라 차관급 기관장들의 교체 폭도 애초 예상보다 커지는 모습이다.
이번 차관급 인선 역시 '개혁 의지'와 '정책성과 중심'의 원칙이 드러나는 인선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우선 방위사업청과 국가정보원 인선에서는 '쇄신'에 방점이 찍혔다.
방위사업청장으로 왕정홍 감사원 사무총장을 내정한 데서는 방산비리 척결에 대한 문 대통령의 의지가 읽힌다.
최근의 해병대 상륙기동헬기 마린온 추락사고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 의지 역시 이번 인선에 반영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으로 이석수 전 특별감찰관을 지명한 것 역시 국정원 개혁을 위한 포석이라는 지적이다.
이 실장은 앞서 대통령 직속 특별감찰관으로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을 감찰한 바 있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 실장에 대해 "20여년간의 검찰청 근무에 이어 이명박 정부의 내곡동 사저부지 매임 의혹 사건 진상규명 위한 특검보, 박 정부 특별 감찰관 역임했다"며 "국가정보원의 개혁을 뚝심있게 추진할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문화재청장과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 인선에서는 전문성이라는 기준이 중요한 잣대로 작동했다.
정재숙 문화재청장 지명자는 문화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언론인 출신이며,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장을 맡게 된 양향자 민주당 전 최고위원은 광주여상 출신으로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상무까지 역임하며 '유리천장'을 깬 여성의 대명사이다.
양 원장은 특히 문 대통령이 민주당 대표 시절 직접 영입한 인사인 만큼 대통령의 신뢰도 두텁다.
유 후보자와 진 후보자, 양 원장의 발탁을 두고는 여성의 중용이라는 분석과 함께 문 대통령과 오랜 연을 가지고서 신뢰관계를 쌓은 정치인들을 전진배치하며 '친정체제'를 강화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만큼 2기 문재인 정부에서 문 대통령이 강한 장악력을 갖고서 국정을 끌고 가겠다는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