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계 최고경영자들이 3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글로벌금융학회 학술대회에 참석해 강연을 듣고 있다.  /김순신 기자
금융계 최고경영자들이 3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열린 글로벌금융학회 학술대회에 참석해 강연을 듣고 있다. /김순신 기자
글로벌금융학회 학술대회에 금융계 수장들이 총출동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캠프에서 금융경제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오갑수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이 학회장을 맡고 있는 데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꾸준히 챙기는 학회이기 때문이란 게 금융계 분석이다.

글로벌금융학회는 30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금융도약: 규제개혁 감독혁신 및 블록체인’이라는 주제로 학술대회를 열었다. 이날 학술대회에는 윤 원장을 포함한 23명의 금융계 수장들이 참석하는 등 문전성시를 이뤘다. 윤 원장이 기조연설을 했고, 손병두 금융위원회 사무처장과 유광렬 금감원 수석부원장이 주제연설을 맡았다.

이 행사에는 김태영 은행연합회장,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 김덕수 여신금융협회장,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 등 금융협회장은 물론 정지원 한국거래소 이사장, 이정환 주택금융공사 사장, 문창용 자산관리공사 사장, 정완규 증권금융 사장, 문재우 금융연수원장, 민성기 한국신용정보원장, 손상호 금융연구원장, 정지석 코스콤 사장 등 공공기관과 금융공기업 대표들이 참석했다.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김지완 BNK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KEB하나은행장, 김도진 기업은행장, 손태승 우리은행장, 박종복 SC제일은행장, 황윤철 경남은행장, 안효준 BNK금융지주 사장, 김상택 SGI서울보증 사장, 신상훈 전 신한은행장 등 금융회사를 이끄는 최고경영자(CEO)들도 자리를 함께했다.

이처럼 금융계 리더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오갑수 회장의 폭넓은 인맥 때문으로 풀이됐다. 오 회장은 금감원 퇴임 이후에도 스탠다드차타드(SC)그룹 회장 고문과 SC제일은행 부회장직을 지냈다. 이후 국민은행 사외이사로도 활동해 금융당국과 금융공기업은 물론 민간 금융사 인사들과 두루 교류를 쌓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오 회장이 문 대통령 취임 이후 금융위원장 등으로 거론되기도 했다는 점이 유력인사들의 발길을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윤 원장이 지난 수년간 이 학회에서 주도적 역할을 한 것도 행사를 흥행시킨 요인으로 분석됐다. 윤 원장은 작년 9월 이 학회 심포지엄에서 토론 좌장을 맡았으며, 지난 1월 학술대회에선 기조연설을 하기도 했다. 금융계의 한 인사는 “윤 원장이 교수 시절부터 애정을 가진 학회라고 알려진 뒤 참석하는 사람이 늘었다”며 “금융계에 발이 넓고 오 회장이 문 대통령 선거 캠프에서 핵심 역할을 맡은 뒤 학회 위상이 높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오 회장은 개회사에서 “4차 산업혁명 혁신 분야에서 젊은 기업들이 역동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규제 개혁에 나서야 할 때”라며 “국내 신생 기업이 세계 시장을 개척할 수 있도록 정부와 금융산업이 지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기조연설에서 “핀테크(금융기술)의 잠재 리스크가 언제, 어떤 방식으로 나타나 금융 시스템에 얼마나 큰 충격으로 작용할지 예측하기 어렵다”며 “주기적인 감독이 아니라 상시적 금융감독 체계를 구축해 핀테크 위험에 항시 대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