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클 국가대표 이주미(29·국민체육진흥공단)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외치며 중국의 왕훙을 쫓아갔다.
점차 왕훙과 격차를 좁히던 이주미는 마침내 왕훙을 따라잡고 마음속으로 "1등이다!"를 외쳤다.
이주미는 30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의 자카르타 인터내셔널 벨로드롬에서 열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트랙사이클 여자 개인추발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여자 개인추발은 3㎞(250m 트랙 12바퀴)를 달리면서 맞은 편에서 출발한 상대를 추월하면 이기는 경기다.
이주미는 마지막 1바퀴를 남기고 왕훙을 추월하며 경기를 끝냈다.
금메달이었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만난 이주미는 "준비를 많이 해서 왔지만, 반신반의했었는데 이렇게 이길 줄은 몰랐다.
감독님과 지도자분들이 심리적으로 도와주신 덕분"이라고 고마워하며 "오늘 제 컨디션도 좋았던 것 같다"고 말했다.
추월할 때의 순간을 떠올리면서는 "왕훙 선수에게 점점 다가가면서 빨리 따라잡고 싶었다.
빨리 경기를 끝내고 싶었는데 다리에 힘이 안 들어가더라"며 돌아봤다.
이주미는 여자 단체추발 금메달을 이어 여자 개인추발에서도 금메달을 따면서 이번 대회 2관왕에 올랐다.
그것도 모두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했다.
이주미는 여자 개인추발 예선에서 3분 33초 048로 아시아 신기록을 작성하며 1위로 통과했다.
기존 기록 보유자도 이주미였다.
그는 지난 2월 트랙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이 세운 3분 34초 198을 이번 대회에서 경신했다.
이주미는 지난 28일 김유리(31·삼양사), 김현지(25·서울시청), 나아름(28·상주시청)과 함께 여자 단체추발 금메달을 딸 때도 아시아 신기록(4㎞ 4분 23초 652)을 세웠다.
이는 여자 단체추발 대표팀이 예선에서 세운 대회 신기록(4분 24초 796)을 하루 만에 또 넘어선 것이었다. 이주미는 도로사이클 종목에서는 나아름의 개인도로 금메달에 기여하는 특급 도우미로 활약했지만, 트랙에서는 '신기록 제조기'로 거듭나며 존재감을 뽐냈다.
페달을 밟을 때마다 새 역사를 쓴 이주미는 "저는 메달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나를 넘어서는 것이 목표다.
나를 넘어서지 못하면 그 누구도 넘지 못한다"며 "다른 누구를 견제하는 게 아니라 나와 싸운다고 생각하며 달린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만의 일기장에 '단체추발, 개인추발 2관왕'이라고 써놨었다.
못 이루면 어쩌지 걱정했었는데 이루다니 꿈만 같다"며 활짝 웃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