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비리 의혹' 신한은행 인사부장 2명 구속…조용병 회장 소환조사 받을까
신한은행의 전직 인사팀장 2명이 채용비리 혐의로 검찰에 구속됐다. 당시 은행장이던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소환 조사 여부로 관심이 쏠리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동부지법 양철한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신한은행 전 인사부장 이모씨와 김모씨에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양 부장판사는 "도주 우려"를 이유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신한은행 채용비리 수사에 착수한 후 실무자가 구속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전 인사팀장 2명은 2013년 이후 신한은행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과정에서 금융지주 최고경영진과 관련된 인물, 지방 언론사 주주의 자녀, 전직 고위관료의 조카 등을 특혜 채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인사담당 부행장 윤모씨와 전 채용팀장 김모씨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법원은 "피의사실에 대한 상당한 소명이 있으나 직책, 수행업무 등에 비춰 역할이 비교적 제한적으로 보인다"며 "도망 및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고 판단했다.

신한은행은 작년 12월 금감원의 은행권 채용비리 조사에서 4대 시중은행 중 유일하게 비리행위가 적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지난 4월 초 뒤늦게서야 전·현직 임원 자녀들의 '특혜 채용' 논란이 불거졌다.

이윽고 지난 6월에는 검찰이 신한은행 본사, 인사담당자 사무실·거주지 등을 압수수색 했다.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마지막으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게 된 것이다.

실무자들의 구속에 신한은행은 당황한 기색이다. 다소 잦아들었던 은행권 전반의 채용비리 사태가 다시 불 붙을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한 은행업계 관계자는 "검찰이 채용 관련자들에게 추가로 구속영장을 청구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며 "마무리 수순에 접어들었던 은행권 채용비리 사태가 다시 부각될 가능성도 높아져 은행업계도 신한은행에 대한 검찰 수사를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용병 회장의 소환 조사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조용병 회장은 채용비리 의혹 당시(2015년 3월~2017년 2월) 신한은행의 행장으로 근무했다. 2010년 12월부터 2015년 3월까지 은행장을 지낸 서진원 전 행장은 2016년 지병으로 사망했다.

검찰은 조용병 회장의 소환 조사 시점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김정태 KEB하나금융지주 회장, 함영주 하나은행장이 채용비리 혐의로 지난 5월 검찰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됐고, 같은달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도 채용비리와 관련해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작년 말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도 검찰에 소환됐다. 이 중 이광구 전 우리은행장과 함영주 하나은행장은 불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고 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