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도로·도로독주·단체추발·매디슨 출전한 종목 모두 금
[아시안게임] 욕심 버리니 4관왕…나아름 '사이클 전설'을 향해
"저 이번 대회에서는 진짜 메달 욕심 없어요.

"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4관왕에 오른 나아름(28·상주시청)은 대회 기간 내내 "욕심 없다"는 말을 달고 살았다.

나아름은 지난 22일 여자 개인도로에서 금메달을 땄을 때, 24일 열리는 도로독주에서도 금메달을 노리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도로독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을 때는 트랙 사이클에서도 금메달을 이어가겠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28일 트랙 여자 단체추발 금메달로 한국 선수단 첫 3관왕이 됐을 때도 질문은 같았다.

31일 여자 매디슨에서도 금메달을 따면 한국 사이클 최초 4관왕이라는 새 역사를 쓰기 때문이다.

뻔하고 상투적인 질문이 반복되는 가운데 나아름의 대답은 언제나 똑같았다.

"메달을 보고 이 대회에 오지 않았어요.

다 쏟아내고 가는 게 제 목표입니다.

"
나아름은 "원래 욕심이 많은 성격이다.

그런데 대회에서 욕심을 부리니 부상도 따르고 원하는 결과가 나오지 않더라"라고 밝혔다.

나아름은 국제종합대회 데뷔전이었던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악몽을 겪었다.

포인트레이스 메달권을 달리다가 앞에서 넘어진 선수에게 휩쓸려 같이 낙차, 메달의 꿈을 날리고 다치기까지 한 것이다.

나아름은 "여러 일을 겪다 보니 욕심을 버리고 임하는 게 저의 노하우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훈련에서 쌓은 것을 모두 쏟아낸다면 후회 없는 경기를 하게 된다.

편하게 경기할 생각은 없다.

정말 후회 없이 내 모든 것을 쏟아내서 후회 없는 경기를 하는 것만이 나의 목표"라고 말했다.

정말 자신의 모든 것을 불태운 나아름은 31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터내셔널 벨로드롬에서 열린 대회 트랙사이클 여자 매디슨에서 김유리(31·삼양사)와 금메달을 합작하면서 4관왕에 등극했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나아름이 출전한 종목의 금메달은 모두 나아름이 가져갔다.

나아름은 여자 단체추발 우승으로 3관왕이 됐을 때 "장선재 코치님을 넘어서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장선재 사이클 국가대표 코치는 현역 시절 2006 도하 아시안게임 3관왕,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2관왕 등 한국 트랙 중장거리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도하 3관왕은 기존 한국 사이클의 아시안게임 최대 성과였다.

나아름의 4관왕은 트랙과 도로, 개인전과 단체전을 넘나들며 이룬 성과여서 더욱 빛난다.

나아름은 여러 종목을 아우르는 게 힘들기도 했지만, 지도자, 동료들의 격려와 믿음에 힘을 낼 수 있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