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경기 앞둔 양팀 감독과 주장 (사진=연합뉴스)
마지막 경기 앞둔 양팀 감독과 주장 (사진=연합뉴스)
"물러날 곳이 없다."

'숙적의 라이벌' 한국과 일본은 9월1일 오후 8시30분 인도네시아 보고르 파칸사리 스타디움에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전을 치른다. 사상 첫 아시안게임 2연패, 그리고 '손샤인'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의 군면제가 달린 운명의 한 판이다.

어찌보면 이겨야 본전인 대결이다.

우리팀에 맞설 일본 축구팀은 차기 도쿄 올림픽에 대비하기 위해 아마추어 선수들이 주축이 됐다. 21세 이하팀이며 우리나라와 달리 와일드카드도 없다.

한국 대표팀에는 손흥민 외에도 황의조, 조현우(27·대구) 등 와일드카드(24세 이상 선수)가 포함된 반면, 일본은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을 대비해 와일드카드 없이 21세 이하 선수로만 구성했다. 그 중엔 대학생도 5명 포함됐다.

매 시즌 두자릿수 득점에 성공하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최정상급 윙어로 성장한 손흥민의 존재자체가 일본팀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의 몸값은 1000억원을 넘었다. 향후 더 큰 선수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이번에 병역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아시안게임은 손흥민이 '합법적'으로 군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기회였다. 손흥민은 1992년 7월생이다. 만 26세다. 국외에서 활동 중인 손흥민이 마지막으로 병역을 연기할 수 있는 만 27세까지 채 1년도 남지 않았다.

2023년까지 재계약을 맺은 손흥민의 주급은 8만5000파운드(약 1억2285만원)다. 토트넘에서도 손꼽히는 주급이다. 복무기간으로 환산하면 110억원 이상이 되는 돈이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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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발적인 활약으로 인상된 금액으로 재계약을 하거나, 혹은 빅클럽으로 이적을 할 경우, 이 금액은 더욱 올라갈 수 있다. 여기에 스폰서, 광고계약 등으로 벌어들일 돈까지 더하면 그야말로 천문학적인 금액이 될 수 있다. 한국 역대 최고의 선수, 아시아 역대 최고의 선수라는 무형적인 가치까지 감안하면 손흥민에게 이번 금메달은 상상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

손흥민 선수가 소속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의 포체티노 감독은 "아시안 게임 축구 결승에서 승리하고 손흥민이 군 면제되길 바란다"고 노골적으로 밝혔다.

포체티노 감독은 "(손흥민 선수 군 면제는) 우리가 여러 차례 나눈 주제다. 그가 많이 걱정한 게 사실이다. 그는 승리하길 원한다. (군 복무를) 면제받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축구 대표팀이 이번 축구 결승에서 일본에 패해 은메달에 머문다면 손흥민은 경력 단절을 겪어야 하고, 토트넘은 물오른 에이스 선수를 잃게 된다.

포체티노 감독은 "잘 될 거라고 본다. 손흥민이 골도 넣고 승리해서 병역을 면제받고 우리 팀에서 계속해서 경력을 다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손흥민은 숙적 일본과의 결전을 앞두고 "우리 선수들이 우승에 배고파하고 있다"고 승리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토트넘 감독의 간절한 바람과 손흥민 선수의 소원이 이뤄질지는 오늘 밤 일본과 결승전에서 판가름난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