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맞수들에 '조사' 맡긴 매케인… 떠나면서도 '트럼프에 일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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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그와 경쟁한 건 행운"…부시 "대통령도 안봐준 정직함의 소유자"
트럼프는 끝내 초대 못받아…딸 메건, 트럼프 겨냥 "미국은 이미 위대해" 미국 보수 진영의 '큰 별' 고(故)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의 장례식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워싱턴 국립성당에서 엄수됐다.
참석자들은 당리당략에 얽매이지 않은 소신과 독자노선으로 미국 정치사에서 족적을 남긴 그에 대해 "미국적 가치를 잘 보여준 영웅"이라고 추모하며 명복을 빌었다.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전쟁영웅' 출신으로, 많은 이들에게 '애국의 아이콘'으로 각인된 그에 대한 생전 기억들도 추모연설들을 통해 다시 회자했다.
사회의 분열상에 맞서 당파주의 극복과 초당적 협력을 강조했던 매케인 상원의원이 마지막 순간까지도 던지려 했던 '통합의 메시지'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추모연설자로 나선 데서도 드러났다.
이들 전직 대통령은 매케인 상원의원이 패배를 맞본 두 차례의 대선 도전 당시 '라이벌'들로, 그는 직접 이들을 자신의 장례식에서 조사(弔詞)를 낭독할 인사들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전 대통령과는 2000년 당내 경선에서 맞붙었다.
특히 반대 진영의 오바마 전 대통령은 매케인 상원의원이 공화당 후보로 나섰던 2008년 대선 본선에서 대결한 사이다.
그러나 생전 극심한 불화를 겪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장례식에 초대받지 못했고 두 사람은 끝내 앙금을 풀지 못했다.
장녀 이방카 트럼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부부가 대신 참석했다고 의회 전문매체 더 힐 등이 보도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조사에서 과거 경쟁했던 때를 회고, "그는 나를 좌절시키기도 했지만 동시에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줬다"며 "결국 나는 존 매케인과의 우정이라는, 내 인생의 가장 큰 선물을 누리게 됐다.
나는 그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을 (포로로) 잡아들인 사람들을 겁먹게 할 정도로 용감했고, 그게 설령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일지라도 정직했다.
(그 상대가) 대통령들이라도 봐주는 게 없었다"며 "반대자들 역시 애국자이며 인간이라는 걸 인정하는 영예로움을 지녔고 자유를 사랑했으며 보통 사람들을 대변하는 마음을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었다.
자신의 삶과 나라에 힘을 불어넣은 공공선을 지키며 살았다"고 고인을 기렸다.
이어 연단에 오른 오바마 전 대통령은 매케인 상원의원이 자신에게 조사를 부탁하던 날의 기억을 꺼내며 "소중하고도 남다른 영광이었다.
부탁을 받았을 때 슬픔과 함께 놀라움도 느꼈다"며 "이 얼마나 존의 본질인 예측 불가능성, 탈(脫) 관행, 역발상 주의를 보여주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이 나라를 위한 투쟁에 나서는 것은 극히 일부에게만 허용되는 게 아니라 시민으로서 우리 모두에게 열려있고 요구된다는 것을 보임으로써 그의 본을 따르는 것 이상으로 그가 (나라를 위해) 봉사한 삶을 더 잘 기릴 방법이 있겠는가"라며 "그는 당이나 권력보다 더 큰 가치를 인식했던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대선에서 가장 품격있는 경쟁을 보였던 존 매케인을 '맞수'로 만났던 자신과 부시 전 대통령이 "몇 안 되는 행운 있는 사람"이라고 언급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조사를 읽어내린 뒤 매케인 상원의원의 부인 신디 매케인에게 다가가 위로의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조사에서 "국가적 시련의 시기를 맞아 몇몇 위대한 사람들이 나타난 건 미국에 행운이었다"며 매케인은 '운명의 선물'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그 외에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 2000년 대선 당시 앨 고어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러닝메이트이자 매케인 상원의원이 2008년 한때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염두에 뒀던 조 리버먼 전 상원의원 등이 조사를 했다.
이들의 조사에 앞서 딸 메건은 유족 인사말에서 여러 차례 눈물을 터트리며 아버지를 추모했다.
그는 특히 "아버지는 밝게 타오른 위대한 불이었다.
일부 비판자들은 진실을 비춘 그 불빛에 분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존 매케인의 본을 따라 산다면 여전히 기회는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을 더 위대하게' 슬로건을 겨냥, "존 매케인의 미국은 관대하고 따뜻하고 겸손했으며 강하다.
그 미국은 언제나 위대했기 때문에 더 위대하게 만들 필요가 없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CNN 방송은 "메건은 장례식장에서 불과 몇 마일밖에 떨어지지 않은 백악관이 그동안 던진 구호에 대해 단호한 비판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운구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영화배우 워런 비티,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윌리엄 코언 전 국방부 장관, 페덱스 설립자 겸 사장인 프레드 스미스 등이 맡았다.
매케인 상원의원은 2일 고인이 청춘을 보냈던 모교 메릴랜드 주 아나폴리스에 있는 해군사관학교 묘지에 묻히며 영면에 들어간다.
장례식에 앞서 매케인 상원의원의 관은 베트남전 추모공원에 잠시 들렀다.
부인 신디 매케인은 딸 메건과 함께 이곳에서 남편 및 다른 참전용사들을 기리며 헌화를 했다.
존 켈리 비서실장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도 함께했다.
전날 관이 안치됐던 의회 중앙홀에는 그를 추모하기 위한 수천 명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연합뉴스
트럼프는 끝내 초대 못받아…딸 메건, 트럼프 겨냥 "미국은 이미 위대해" 미국 보수 진영의 '큰 별' 고(故) 존 매케인(공화·애리조나) 상원의원의 장례식이 1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워싱턴 국립성당에서 엄수됐다.
참석자들은 당리당략에 얽매이지 않은 소신과 독자노선으로 미국 정치사에서 족적을 남긴 그에 대해 "미국적 가치를 잘 보여준 영웅"이라고 추모하며 명복을 빌었다.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전쟁영웅' 출신으로, 많은 이들에게 '애국의 아이콘'으로 각인된 그에 대한 생전 기억들도 추모연설들을 통해 다시 회자했다.
사회의 분열상에 맞서 당파주의 극복과 초당적 협력을 강조했던 매케인 상원의원이 마지막 순간까지도 던지려 했던 '통합의 메시지'는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이 추모연설자로 나선 데서도 드러났다.
이들 전직 대통령은 매케인 상원의원이 패배를 맞본 두 차례의 대선 도전 당시 '라이벌'들로, 그는 직접 이들을 자신의 장례식에서 조사(弔詞)를 낭독할 인사들로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전 대통령과는 2000년 당내 경선에서 맞붙었다.
특히 반대 진영의 오바마 전 대통령은 매케인 상원의원이 공화당 후보로 나섰던 2008년 대선 본선에서 대결한 사이다.
그러나 생전 극심한 불화를 겪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장례식에 초대받지 못했고 두 사람은 끝내 앙금을 풀지 못했다.
장녀 이방카 트럼프와 사위 재러드 쿠슈너 부부가 대신 참석했다고 의회 전문매체 더 힐 등이 보도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조사에서 과거 경쟁했던 때를 회고, "그는 나를 좌절시키기도 했지만 동시에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줬다"며 "결국 나는 존 매케인과의 우정이라는, 내 인생의 가장 큰 선물을 누리게 됐다.
나는 그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을 (포로로) 잡아들인 사람들을 겁먹게 할 정도로 용감했고, 그게 설령 기분을 상하게 하는 것일지라도 정직했다.
(그 상대가) 대통령들이라도 봐주는 게 없었다"며 "반대자들 역시 애국자이며 인간이라는 걸 인정하는 영예로움을 지녔고 자유를 사랑했으며 보통 사람들을 대변하는 마음을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었다.
자신의 삶과 나라에 힘을 불어넣은 공공선을 지키며 살았다"고 고인을 기렸다.
이어 연단에 오른 오바마 전 대통령은 매케인 상원의원이 자신에게 조사를 부탁하던 날의 기억을 꺼내며 "소중하고도 남다른 영광이었다.
부탁을 받았을 때 슬픔과 함께 놀라움도 느꼈다"며 "이 얼마나 존의 본질인 예측 불가능성, 탈(脫) 관행, 역발상 주의를 보여주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이어 "이 나라를 위한 투쟁에 나서는 것은 극히 일부에게만 허용되는 게 아니라 시민으로서 우리 모두에게 열려있고 요구된다는 것을 보임으로써 그의 본을 따르는 것 이상으로 그가 (나라를 위해) 봉사한 삶을 더 잘 기릴 방법이 있겠는가"라며 "그는 당이나 권력보다 더 큰 가치를 인식했던 사람"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대선에서 가장 품격있는 경쟁을 보였던 존 매케인을 '맞수'로 만났던 자신과 부시 전 대통령이 "몇 안 되는 행운 있는 사람"이라고 언급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조사를 읽어내린 뒤 매케인 상원의원의 부인 신디 매케인에게 다가가 위로의 포옹을 나누기도 했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은 조사에서 "국가적 시련의 시기를 맞아 몇몇 위대한 사람들이 나타난 건 미국에 행운이었다"며 매케인은 '운명의 선물' 중 하나였다"고 말했다.
그 외에 린지 그레이엄(공화·사우스캐롤라이나) 상원의원, 2000년 대선 당시 앨 고어 민주당 대통령 후보의 러닝메이트이자 매케인 상원의원이 2008년 한때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염두에 뒀던 조 리버먼 전 상원의원 등이 조사를 했다.
이들의 조사에 앞서 딸 메건은 유족 인사말에서 여러 차례 눈물을 터트리며 아버지를 추모했다.
그는 특히 "아버지는 밝게 타오른 위대한 불이었다.
일부 비판자들은 진실을 비춘 그 불빛에 분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존 매케인의 본을 따라 산다면 여전히 기회는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을 겨냥한 듯한 발언을 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을 더 위대하게' 슬로건을 겨냥, "존 매케인의 미국은 관대하고 따뜻하고 겸손했으며 강하다.
그 미국은 언제나 위대했기 때문에 더 위대하게 만들 필요가 없다"고 '직격탄'을 날리기도 했다.
CNN 방송은 "메건은 장례식장에서 불과 몇 마일밖에 떨어지지 않은 백악관이 그동안 던진 구호에 대해 단호한 비판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날 운구는 조 바이든 전 부통령, 영화배우 워런 비티,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윌리엄 코언 전 국방부 장관, 페덱스 설립자 겸 사장인 프레드 스미스 등이 맡았다.
매케인 상원의원은 2일 고인이 청춘을 보냈던 모교 메릴랜드 주 아나폴리스에 있는 해군사관학교 묘지에 묻히며 영면에 들어간다.
장례식에 앞서 매케인 상원의원의 관은 베트남전 추모공원에 잠시 들렀다.
부인 신디 매케인은 딸 메건과 함께 이곳에서 남편 및 다른 참전용사들을 기리며 헌화를 했다.
존 켈리 비서실장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부 장관도 함께했다.
전날 관이 안치됐던 의회 중앙홀에는 그를 추모하기 위한 수천 명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