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회 대회 연속 은메달…정혜림 부상 악재에도 은메달 수확
[아시안게임] '전설+친구+신예'가 합작한 트라이애슬론 銀
사연 많은 4명이 트라이애슬론(철인 3종경기) 혼성 릴레이에서 값진 은메달을 수확했다.

'전설' 장윤정(30·경주시청)이 부담스러운 첫 주자를 맡았고, 서로 의지하며 13년째 남자 트라이애슬론을 함께이든 동갑내기 친구 김지환(28·통영시청)과 허민호(28·대전시청)가 2번과 4번 주자로 나섰다.

신예 박예진(18·통영시청)도 3번에서 뛰며 부상으로 릴레이에 나서지 못한 정혜림(19·통영시청)의 공백을 메웠다.

한국 트라이애슬론 혼성릴레이 팀은 2일 인도네시아 팔렘방 자카바링 스포츠시티에서 열린 트라이애슬론 혼성 릴레이에서 1시간 32분 51초를 기록해 2위에 올랐다.

2014년 인천 대회에 이은 2개 대회 은메달이다.

남녀 2명씩 4명이 수영 300m, 사이클 6.3㎞, 달리기 2.1㎞를 통해 순위를 정하는 혼성 릴레이에서 한국은 내심 금메달을 기대했지만, 아시아 최강 일본을 넘지 못했다.

그러나 은메달도 값지다.

네 명의 사연을 들여다보면 더욱 그렇다.

2010년 광저우대회에서 여자 개인전 3위에 올라 한국 트라이애슬론에 첫 메달을 안긴 장윤정은 8년 만에 아시안게임 무대에 선다.

장윤정은 "부상 때문에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대표팀에서 탈락한 뒤 훈련에 집중하지 못했다.

4년 정도 엘리트 선수로 뛰지 않았다"며 "김규봉 경주시청 감독님이 아시안게임에서 한 번 더 메달을 따야 하지 않겠나'라고 조언하셨고 나도 의욕이 생겼다.

지난해부터 다시 엘리트 선수로 뛰었다"고 전했다.

장윤정은 2013년 전국체전에서 경기 중 과호흡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지고도 다시 일어나 달린 '전설의 철인'이다.

전설이 돌아왔고, 다시 한 번 아시안게임 시상대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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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민호와 김지환은 "가족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사이"라고 서로를 소개한다.

허민호는 '트라이애슬론 영재 출신'이다.

6살 때 트라이애슬론에 입문해 한국 선수 중 최초로 올림픽 본선 진출(2012년 런던)에 성공할 때까지 국내 일인자 자리를 놓치지 않았다.

김지환은 "2006년 주니어대표팀에서 함께 뛰면서 친해졌지만, 나는 예전부터 민호를 잘 알았다.

워낙 유명한 선수였다"고 했다.

허민호가 긴장감을 안고 선수 생활을 이어간 건, 동갑내기 라이벌 김지환 덕이다.

김지환은 수영 선수로 시작해 10살 때 수영과 달리기를 함께하는 아쿠아애슬론으로 종목을 변경했고, 고교 시절부터 본격적으로 수영, 사이클, 달리기를 모두 소화하는 트라이애슬론에 뛰어들었다.

개인전에서 치열하게 싸우며 선의의 경쟁을 펼치던 둘은 2014년 인천 아시안게임 혼성 릴레이에서 정혜림, 김규리와 함께 은메달을 수확했다.

2018년에도 힘을 모아 은메달을 따냈다.

역할은 조금 바꿨다.

2014년에는 김지환이 마지막 주자로 나서 2위를 확정한 뒤 눈물을 쏟았다.

이번에는 허민호가 마지막 주자로 뛰어 레이스를 마무리한 뒤 울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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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내' 박예진의 역할도 컸다.

한국 트라이애슬론의 간판 정혜림은 8월 31일 개인전에서 부상을 당해 혼성릴레이에 참가하지 못했다.

예비선수로 꾸준히 훈련했던 박예진은 갑작스러운 상황에도 침착하게 경기를 치렀다.

박예진은 2016년 8월 트라이애슬론에 입문했고, 2년 만에 아시안게임 메달을 손에 넣는 감격을 누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