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제왕적 대통령·갑질 양당체제 허무는데 저를 바치겠다"

대표 수락연설과 기자회견에서 "수구 거대양당이 의회정치 망쳐"
"문재인정부 패권정치 유령 나라 뒤덮어…與의원 입에 재갈 물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대안…모든 정파 지도자들과 개헌 논의"

바른미래당 손학규 신임 대표는 2일 "대통령 인기에 영합해 눈치만 보고 앵무새 노릇에 앞장서는 더불어민주당과 반성은커녕 틈만 나면 막말하고 시비를 거는 자유한국당이라는 수구적 거대양당이 의회정치를 망치고 있다"고 말했다.

손 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수락 연설과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 정치를 어지럽히는 두 정당과 온 힘을 다해 싸워야 한다.

우공이산의 심정으로 무능과 독선의 제왕적 대통령, 그리고 갑질 양당체제를 무너뜨리는 데 저를 바치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특히 문재인정부에 대해 "나만 옳다는 오만과 독선으로 국민을 갈래갈래 찢어놓고 있다"며 "상하·빈부갈등도 모자라 '을을' 갈등이 시작되고 있다.

한쪽을 살린다며 또 한 쪽을 죽이는 것이 무슨 개혁이며, 혁신인가.

이게 적폐청산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촛불정신은 패권정치의 부정이고 국민주권의 실현이었다.

그러나 지금 패권정치의 유령이 나라를 뒤덮고 있다"며 "경제가 파탄이고 실업자가 거리를 메우는데 대통령은 올바른 경제정책이라고 강변하고 여당 대표는 20년 장기집권을 공언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손 대표는 "언로가 막히고 쇼가 소통으로 둔갑하고 있다"며 "자유로운 기업 활동이 제약받고, 민주화에 앞장섰던 여당 국회의원들은 입에 재갈이 물려 있으며 '친문'(친문재인) 행세에 목을 매고 있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정부가 하는 모습을 보면 '교각살우'가 떠오른다"며 "고통받는 국민 앞에서 그래도 우리는 '우리 길을 가겠다'는 대통령 갑질, 청와대 갑질, 여당 갑질을 막지 못하면 국민이 죽는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는 "다당제가 현실이 된 지금 여소야대의 난국을 극복하고 국민을 통합하려면 유럽식 합의제 민주주의가 필요하다"며 "독일식의 연합정치로 복지국가와 강력한 경쟁력을 갖는 시장경제를 함께 이뤄야 한다.

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대안"이라고 덧붙였다.

손 대표는 "대통령이 개헌의 주체가 되고, 제왕적 대통령제의 연장이 돼서는 안 된다.

4년 중임제는 맞지 않는다"며 "크고 작은 모든 정파 지도자들과 함께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당내 '갈등설'이 끊이지 않고 있는 안철수·유승민 전 공동대표에 대해서는 "두 분은 통합의 주역이고 우리 당 대통령 후보로 소중한 자산"이라며 "당 발전을 위해 큰 역할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야권 정계개편은 앞으로 이뤄질 일이고, 지금은 내부 반성을 하고 기초를 튼튼히 해야 한다"고 말했고, 향후 대권에 도전할지에 대해서는 "지금 대선을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즉답을 피했다.

'올드보이 논란'에 대해서는 "얼마나 개혁 의지를 가졌는지가 올드보이냐 골드보이냐의 차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고, 바른미래당 소속이지만 민주평화당 의원으로 활동하는 박주현·이상돈·장정숙 의원 등에 대해서는 "출당 조치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