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삼성SDI, 삼성전기 등 삼성그룹주가 최근 주목받고 있다. 지난 2분기 부진했던 삼성전자는 최근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 매력 등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삼성SDI와 삼성전기가 각각 전기차,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호황과 맞물려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회계부정 이슈로 급락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중국 정부의 따이궁(보따리상) 규제에 약세를 면치 못한 호텔신라도 지난 7월 말 바닥을 찍고 상승해 삼성그룹주 펀드 수익률도 개선되고 있다.
다시 뛰는 삼성그룹株… SDI·전기 신고가 육박
◆삼성그룹주 일제히 반등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SDI는 지난달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23만6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7월13일 기록한 최근 1년 새 최고가(24만4000원)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 4월 중순부터 상승세를 탄 삼성SDI는 1년 새 최고가 부근에서 등락을 거듭하며 조정을 받다가 지난달 말부터 다시 상승하고 있다.

배터리의 원재료인 코발트와 리튬 가격이 하락하는 가운데 배터리 공급이 부족해 판매 가격이 상승한 게 호재로 작용했다. 최근 한 달간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는 삼성SDI를 각각 15만8000여 주, 24만2000여 주 순매수했다.

삼성전기는 지난달 31일 유가증권시장에서 16만1000원에 마감하면서 7월26일 쓴 최근 1년 새 최고가(16만6000원)를 눈앞에 뒀다. 정보기술(IT) 기기의 성능 고도화 등에 따라 주력인 MLCC 시장이 구조적 성장 사이클에 들어섰다는 진단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20일 13만3500원까지 조정받았지만 기관과 외국인이 쌍끌이 매수에 나서면서 7거래일 만에 16만원대를 회복했다.

지난 5월4일 액면분할 이후 약세를 보였던 삼성전자는 지난달 20일 4만3850원으로 최근 3개월 새 최저점을 찍은 뒤 31일까지 9일간 24일 하루를 제외하고 매일 상승했다. 이 기간 외국인이 1523만여 주를 쓸어 담으며 주가를 밀어올렸다.

회계부정 이슈가 불거지자 35만원 선까지 급락한 삼성바이오로직스도 7월 말 37만원 선에서 바닥을 다지고 상승해 지난달 31일 46만3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호텔신라도 중국의 따이궁 규제설에 한 달여 만에 9만원 선까지 미끄러졌지만 지난달 들어 10만원 선을 회복했다.

◆펀드 수익률 개선… 하반기 전망 밝아

삼성그룹주 반등에 1조8300억원 규모로 설정된 국내 삼성그룹주펀드 투자자들도 한숨을 돌렸다. 삼성그룹주펀드는 삼성전자 등이 6월 큰 약세를 보인 탓에 최근 3개월 수익률이 0.73%에 그쳤다. 하지만 최근 한 달 동안만 보면 2.73% 수익을 내 연초 이후로는 3.71%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삼성SDI와 삼성전기를 중심으로 3~4분기에도 삼성그룹주의 약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김철중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원재료 가격 하락에 따른 수익성 개선과 원형 전지 수요 증가가 삼성SDI에 힘을 싣고 있다”며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56% 증가하는 호실적을 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어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자산업의 쌀’로 불리는 MLCC 수요가 크게 늘고 있지만 1위 업체 일본 무라타의 신규 증설 라인은 내년 하반기나 돼야 가동될 것”이라며 “그때까지는 공급 부족에 따른 삼성전기의 수혜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전자도 반도체 호황과 원·달러 환율 상승(원화 약세)으로 올 3분기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3분기 이후에도 좋은 실적이 계속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가 IM(IT·모바일)부문의 부진을 털어낼 수 있을지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