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우대형 청약통장’ 가입 요건 중 하나인 ‘무주택 세대주’ 조건이 완화된다. 현재는 부모와 함께 사는 청년은 가입할 수 없어 그림의 떡이란 지적이 많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31일 “청약 우대형 청약통장의 가입 조건이 지나치게 까다롭다는 지적을 수용해 요건을 완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이 통장은 만 19세 이상 34세 이하의 연소득 3000만원 이하 무주택 세대주만 가입할 수 있다.

국토부는 우선 부모가 무주택자이면 무조건 통장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또 무주택 세대주를 예정하고 있는 청년 역시 가입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김 장관은 “지금 당장 무주택 세대주가 아니어도 2년이나 3년 뒤에 세대주가 되겠다고 하면 통장에 가입할 수 있도록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7월31일 나온 청년 우대형 청약통장은 청약통장 기능을 갖추면서 금리 및 비과세 등을 우대받는 상품이다. 10년간 납입원금 5000만원 한도 내에서 최고 연 3.3% 금리로 우대한다. 일반 청약통장 금리보다 1.5%포인트 높다. 특히 2년 이상 통장 유지 시 500만원까지 이자소득 비과세 혜택을 제공한다.

그러나 가입 조건이 까다로운 탓에 가입 가능한 청년은 10명 중 2명도 안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통장에 가입하기 위해선 만 19세 이상 34세 이하, 연소득 3000만원 이하, 무주택 세대주 등 세 가지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여기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소득 기준과 세대주 여부다. 직전 연도에 신고한 소득이 연 3000만원을 넘거나 소득이 없으면 가입할 수 없다. 신고 소득이 없는 일반 대학생은 가입 기준 미달인 것이다. 졸업 후 취직을 못한 청년 실업자도 가입이 안 된다는 얘기다. 세대주가 되기 위해서는 사실상 부모로부터 독립해야 한다. 전·월세로 살면서 전입신고를 통해 세대 분리를 마친 20대만 가입이 가능한 구조다.

통계청에 따르면 만 19~29세 청년은 710만여 명이고, 이 중 세대주는 전체의 20%(143만여 명)에 불과하다. 지난해 금융회사가 실시한 ‘청년·대학생 금융실태조사’에서도 청년 중 22.9%만이 부모와 독립적으로 주거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신고 소득이 있으면서도 연 3000만원은 넘지 않는 무주택자 요건까지 충족하려면 가입 대상은 더 줄어든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