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경제를 슬로건으로부터 놓아줘야 한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지난 주말 청와대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여당 국회의원과 정부 장관급 전원, 청와대 실장과 수석보좌관들이 모두 참석한 당·정·청 전원 회의가 열렸다. 이번 회의는 민주당 지도부 교체와 2기 개각 직후 열린 데다 대통령이 직접 소집한, 사상 첫 당·정·청 전원 회의라는 점에서 이목이 집중됐다.
문 대통령은 “상황이 엄중하기 때문에 마련된 자리”라며 비장한 자세를 주문했다. 이어 “시대적 소명은 분명하다. 지속적인 적폐청산으로 불의의 시대를 밀어내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공정과 상생의 경제, 다 함께 잘사는 경제를 이루는 것’도 과제임을 재천명했다. 이를 위해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에 속도를 내고, 미비점에 대해서는 보완책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갖은 논란과 비판 속에서도 ‘적폐청산’과 ‘소득주도 성장’ 등 간판 정책을 흔들림 없이 밀어붙이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특히 적폐청산을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적폐청산은 지난 1년3개월여 동안 강력하게 추진돼 왔다. 이제 ‘피로감’을 호소하는 분위기도 곳곳에서 감지된다. 그런데도 새롭게 출범한 여당 지도부와 2기 내각이 주력해야 할 국정 우선순위에 또다시 올려놓은 것이다.
지금 세계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그런데 당·정·청 전원이 모인 자리에서 이런 상황 변화에 맞춰 나라를 어떻게 이끌고 갈지에 대한 진지한 담론은 찾아볼 수 없었다. 잘못 누적돼 온 과거의 폐단을 청산하겠다는 목소리만 반복됐을 뿐이다. 구체적인 미래 비전에 대한 국가와 정부 차원의 고민이 없었다는 점은 매우 유감스런 대목이다.
경제문제에 관한 논의와 결론은 더욱 당황스럽다.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고, 취약계층의 비명이 커지고 있는데도 이에 대한 최소한의 반성도 없었다. 그저 소득주도 성장의 미비점을 보완하면 된다는 정도다. 최저임금 급등으로 부작용이 속출하자 일자리 안정자금을 내세웠던 것처럼 당장 급한 불만 끄면 된다는 식이다.
하지만 세금을 동원한 이런 땜질식 처방이 효과가 없음은 이미 드러났다. 그런데도 시행착오에서마저 배우기를 거부하고 이미 실패가 분명한 정책을 계속 하겠다는 것은 치명적 자만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설계주의적 구호에 빠져 변화무쌍한 시장의 활력을 계속 억누른다면 경제의 골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경제만큼은 이념과 구호의 굴레에서 해방시켜야 한다. 시장 참여자들이 창의와 자발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끔 하는 게 정부 역할의 본령임을 깨달아야 한다. 이 정부가 지향하는 노르딕 좌파 모델 역시 복지를 강조할 뿐, 시장 개입은 최소화하고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굴뚝시대 발상에 사로잡힌 슬로건 정치와 정책은 더 큰 재앙을 낳을 수도 있음을 깊이 살피길 바란다.
문 대통령은 “상황이 엄중하기 때문에 마련된 자리”라며 비장한 자세를 주문했다. 이어 “시대적 소명은 분명하다. 지속적인 적폐청산으로 불의의 시대를 밀어내고 공정하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공정과 상생의 경제, 다 함께 잘사는 경제를 이루는 것’도 과제임을 재천명했다. 이를 위해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에 속도를 내고, 미비점에 대해서는 보완책을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갖은 논란과 비판 속에서도 ‘적폐청산’과 ‘소득주도 성장’ 등 간판 정책을 흔들림 없이 밀어붙이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특히 적폐청산을 가장 먼저 강조한 것은 여러가지를 생각하게 한다. 적폐청산은 지난 1년3개월여 동안 강력하게 추진돼 왔다. 이제 ‘피로감’을 호소하는 분위기도 곳곳에서 감지된다. 그런데도 새롭게 출범한 여당 지도부와 2기 내각이 주력해야 할 국정 우선순위에 또다시 올려놓은 것이다.
지금 세계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빠른 속도로 변하고 있다. 그런데 당·정·청 전원이 모인 자리에서 이런 상황 변화에 맞춰 나라를 어떻게 이끌고 갈지에 대한 진지한 담론은 찾아볼 수 없었다. 잘못 누적돼 온 과거의 폐단을 청산하겠다는 목소리만 반복됐을 뿐이다. 구체적인 미래 비전에 대한 국가와 정부 차원의 고민이 없었다는 점은 매우 유감스런 대목이다.
경제문제에 관한 논의와 결론은 더욱 당황스럽다. 각종 경제지표가 악화일로를 치닫고 있고, 취약계층의 비명이 커지고 있는데도 이에 대한 최소한의 반성도 없었다. 그저 소득주도 성장의 미비점을 보완하면 된다는 정도다. 최저임금 급등으로 부작용이 속출하자 일자리 안정자금을 내세웠던 것처럼 당장 급한 불만 끄면 된다는 식이다.
하지만 세금을 동원한 이런 땜질식 처방이 효과가 없음은 이미 드러났다. 그런데도 시행착오에서마저 배우기를 거부하고 이미 실패가 분명한 정책을 계속 하겠다는 것은 치명적 자만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설계주의적 구호에 빠져 변화무쌍한 시장의 활력을 계속 억누른다면 경제의 골은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경제만큼은 이념과 구호의 굴레에서 해방시켜야 한다. 시장 참여자들이 창의와 자발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게끔 하는 게 정부 역할의 본령임을 깨달아야 한다. 이 정부가 지향하는 노르딕 좌파 모델 역시 복지를 강조할 뿐, 시장 개입은 최소화하고 있다는 점도 염두에 둬야 한다. 굴뚝시대 발상에 사로잡힌 슬로건 정치와 정책은 더 큰 재앙을 낳을 수도 있음을 깊이 살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