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사흘 가는 배터리, 여유롭게 이틀 사용
‘카톡’도 아직 없는 부족한 앱 생태계
삼성이 2년 만에 스마트워치 ‘기어S3’의 후속작을 내놨다. 브랜드 이름을 ‘기어’에서 사람들에게 친숙한 ‘갤럭시’로 바꾸면서 스마트워치를 대중화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과연 갤럭시 스마트폰처럼 남녀노소 모두가 쓸 만한 제품일까. 기자가 일주일 동안 써본 감상부터 말하자면 ‘그렇다고 말하기엔 조금은 아쉽다’고 정리할 수 있다.
고급스러운 디자인은 합격

디자인은 금속 소재를 채택해 고급스러운 느낌을 준다. 캐주얼한 의상보다 클래식한 정장에 더 어울린다. 색상도 실버, 미드나잇 블랙, 로즈골드 등 튀지 않으면서 고급스런 느낌을 줄 수 있는 색을 선택했다. 다만 기본 제공되는 실리콘 시계 줄이 두꺼워 착용감이 좋은 편은 아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일반 시계 줄로 교체할 수 있으니 취향에 맞춰 바꾸면 된다.

오래 가는 배터리
기자가 가장 관심을 둔 부분은 배터리 지속시간. 삼성전자가 한 번 충전해 사흘 넘게 쓸 수 있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물론 사용 환경에 따라 배터리 지속시간은 크게 달라진다. 운동 코치 기능이나 내비게이션을 자주 쓴다면 거의 매일 충전해야 한다. LTE 통신이 가능한 모델을 스마트폰 없이 단독으로 쓸 때는 지속시간이 더 짧을 수 있다.
한 가지 사소한 불만사항은 무선충전 독(dock)이 최신형 USB C타입 단자가 아닌 구형 마이크로 5핀 단자를 쓴다는 점이다. 충전 독을 들고 다닌다면 구형 USB 케이블을 같이 소지해야해 번거로울 수 있다. 이젠 주변 기기들도 최신 규격으로 통일해도 되지 않을까.
손목 위의 건강관리사
갤럭시워치는 다른 스마트워치들처럼 건강관리를 주력 기능으로 내세우고 있다. 달리기 같은 유산소 운동부터 암컬, 스쿼트 같은 무산소 운동도 기록할 수 있다. 따로 삼성 헬스 앱을 실행하지 않아도 달리기, 걷기 등은 자동으로 기록해준다. 강력해진 방수기능 덕에 수영도 기록할 수 있다. 스마트폰의 삼성 헬스 앱과 함께 쓰면 더욱 자세하게 건강을 관리할 수 있다.


빈약한 앱 생태계는 여전히 문제
갤럭시워치는 대부분 만족스럽다. 하지만 여전히 소프트웨어가 모자란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기어 시리즈 때부터 지적받은 빈약한 앱 생태계가 개선되지 않은 까닭이다.

우선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 앱이 아직 없다. 기어에서 알림을 받아 답장할 수는 있지만 먼저 메시지를 보낼 수는 없다. 라인 메신저는 물론 페이스북 메신저도 찾을 수 없다.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과 같은 인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서비스도 없다.
지도나 음악 스트리밍 앱 같은 실생활에 필요한 서비스도 여전히 부족하다. 삼성의 앱 장터인 갤럭시 앱스에서 지도 관련 앱을 몇 개 찾을 수 있지만 쓸 만한 것은 노키아 ‘히어’나 네이버의 ‘네이버 지도’ 뿐이었다. 히어는 국내에서 아직 사용할 수 없다. 음악 스트리밍 앱은 멜론, 지니뮤직이 다였다. 벅스 뮤직 등을 사용하는 사용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그림의 떡’인 셈이다.


갤럭시워치는 아직까지 모두가 스마트폰처럼 쓸 수 있는 제품은 아니다. 이는 스마트워치 자체가 안고 있는 숙제이기도 하다. 작은 디스플레이와 배터리로는 할 수 있는 일이 크게 제한된다. 갤럭시워치는 동영상 재생부터 게임, 인터넷 서핑까지도 가능하다. 잠재력은 높다. 다만 이런 기능 때문에 스마트워치를 구매하는 사람은 극히 드물 뿐이다. 다수의 스마트워치 업체들이 건강관리를 주요 기능으로 강조하는 이유다.
갤럭시워치를 한 마디로 표현하면 수트에도 어울리는 ‘덕후’들의 기기다.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가 좋거나 모두가 편리하게 쓸 수 있는 물건은 아니다. 그럼에도 고급스런 디자인과 다양한 기능을 함께 제공하는 갤럭시워치는 매력적인 선택이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