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아시안컵 준우승 이후 가장 뜨거운 환영 분위기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수확한 23세 이하(U-23) 축구대표팀의 귀국 현장이 환영 인파로 넘쳐났다.

3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 터미널 B입국장 앞.
선수들을 태운 비행기가 인천공항에 착륙하기 1시간 전부터 태극전사들의 귀국 장면을 보려는 사람들로 북적였다.

비행기가 예정보다 30여 분 늦게 착륙한 데다 짐을 찾느라 시간을 보낸 선수들이 입국장을 빠져나온 시간은 9시가 가까워서였다.

이 무렵에는 B입국장을 중심으로 좌우로 늘어선 환영 인파는 1천여 명에 달했다.

경찰과 인천공항 측은 만약의 안전사고에 대비해 경비 인력을 배치했고, 선수들이 버스를 타는 곳까지 이동하는 동선에 길게 라인을 설치했다.

금의환향하는 태극전사들을 맞는 분위기도 뜨거웠다.

특히 교복을 입은 채 선수들의 이름을 연호하는 여고생 팬들이 눈에 띄었다.

이들 중 일부는 축구 태극전사의 귀국 장면을 보기 위해 학교에 '병결'(질병결석) 처리하고 공항을 찾은 극성 팬들도 적지 않았다.

인천의 모 학교에 다닌다는 여고생 팬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딴 이승우(엘라스 베로나) 선수와 황의조(감바 오사카) 선수를 보기 위해 아침 6시에 공항에 도착했다"면서 "직접 볼 수 있게 돼 너무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 팬은 손으로 직접 쓴 '뽀짝 승우(이승우), 빛의조(황의조)'라는 글씨 판을 들어 보이며 기념 촬영에 응하기도 했다.

이렇게 대규모 환영 인파가 공항을 입국장을 메운 건 울리 슈틸리케 전 감독이 2015년 2월 호주 아시안컵에서 준우승을 일군 이후 3년 6개월여 만이다.

당시에도 1천여 명의 환영 인파가 운집했다.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는 "신태용 전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러시아 월드컵에서 독일을 2-0으로 완파한 후 귀국했던 때도 환영나온 사람들이 많았지만, 지금처럼 분위기가 뜨겁지는 않았다"면서 "이런 좋은 분위기를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으로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때는 1무 2패의 초라한 성적표를 안고 귀국한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호박엿 세례를 받았다.

러시아 월드컵에 참가했던 대표팀이 귀국했을 때는 독일전 승리로 환영 분위기였지만 일부 팬이 날계란과 베개 모양의 쿠션이 날아들기도 했다.

한편 이날 입국장에는 공교롭게도 한국 야구대표팀의 우승을 인도네시아에서 지켜봤던 정운찬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선수들과 같은 비행기를 타고 귀국하는 바람에 축구 태극전사들을 기다리는 뜨거운 환영 분위기를 직접 현장에서 지켜봤다.

정운찬 총재는 선수들을 마중 나온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과 인사한 뒤 인천공항 제1터미널로 이동해 1시간 30여분 늦게 도착한 야구대표팀 선수들을 위한 환영 행사에 참석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