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FA 2018 결산] 집 안에 머무른 유럽 최대 가전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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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8K TV' 등 생활가전 위주
1719개 업체 참가, 70%가 가전 관련
"내년 IFA도 가전 카테고리 머무를 듯"
1719개 업체 참가, 70%가 가전 관련
"내년 IFA도 가전 카테고리 머무를 듯"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IFA(International Funk Ausstellung) 2018'이 5일(현지시각) 폐막한다. 이번 IFA는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한 스마트홈, 고해상도 8K TV가 중심이 됐다. 스마트시티를 지향했던 올해 CES와 달리 '집 안에 머무른 가전쇼'였다는 평가가 나온다.
로봇, 홈IoT와 같은 신기술의 미래를 경함할 수 있었고, 모든 생활가전의 프리미엄화가 확인된 자리였다. 다양한 업종의 혁신 기업이 참가해 생태계 구축에 집중했다. 인공지능 플랫폼 아마존 알렉사에 도전장을 내민 구글 어시스턴트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국내 가전업계 관계자는 "올해 IFA의 키워드는 인공지능, 스마트홈, 8K TV"라며 "요란하진 않았지만 핵심 키워드가 가야할 방향을 잘 정리해 보여준 전시회였다"고 분석했다.
◆인공지능 입은 생활가전
"가전이 IoT, 인공지능을 만나 스마트홈을 앞당겼다"(IFA 주최측). IFA 2018에는 1719개의 업체가 27개관에 흩어져 약 25만명의 관람객을 만났다. 업체 가운데 생활가전 관련 업체가 60%로 가장 많았다. IoT와 가정용 서비스 로봇을 포함할 경우 비율은 70%에 달한다.
IFA는 IoT(사물인터넷), 스마트홈이 강조된 2015년부터 인공지능, 로봇 등 가전 주변기술로 무게를 옮겨가고 있다. 다만 보수적인 유럽 시장을 감안해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모바일 기기 분야로 외연이 확장되는 모습이다. IFA 공식 소식지에 생활가전 내용이 주를 이루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주도권은 글로벌 가전 제조사들이 가져갔다. 그동안 자사 제품을 통해 축적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소비자 맞춤형 솔루션을 선보이면서도, 아마존·구글 등 플랫폼 업체와의 협력관계를 구축해 외연을 확장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중국 화웨이, 하이얼 등이 돋보였다. 이들은 자체 개발한 스마트홈·인공지능 플랫폼과 함께 다양한 협력모델을 선보여 가능성을 증명했다.
◆8K TV 생활가전 독무대
여전히 생활가전 신제품은 IFA의 중요한 주제였다.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와 비교해 수와 규모는 미미하지만 유럽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업체간 경쟁이 치열했다. 생활가전 가운데서도 8K(7680X4320) 해상도의 TV 신제품이 전시장의 메인 자리를 점령했다.
삼성전자가 가장 적극적이었다. 삼성전자는 퀀텀닷 기술에 8K 해상도를 접목한 QLED 8K를 선보였다. QLED 8K는 높은 해상도에서 오는 선명도와 풍부한 색재현력, 디테일 등에서 기존 TV와 차이를 보인다. 삼성전자는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향후 다가올 가장 중요한 TV 트렌드 중 하나로 '초대형 스크린 시대의 도래'를 제시하면서 8K TV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LG전자는 8K 해상도의 올레드 TV로 대응했다. 8K와 올레드가 만나 초프리미엄을 완성했다는 자평이다. 8K 올레드 TV는 3300만개의 화소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어 완벽한 블랙과 뛰어난 명암비가 특징이다. LG전자는 초대형 올레드 TV를 통해 '프리미엄 TV=LG 올레드 TV'라는 이미지를 강조했다.
중화권 기업들의 8K TV 합류도 눈에 띄었다. 창홍, TCL, 하이얼, 샤프(대만 폭스폰 인수) 등이 다양한 크기의 8K TV를 선보였다. 창홍은 비교적 작은 55인치, TCL은 65·75인치, 하이얼은 75인치 제품을 전시했다. 올해 CES에서 8K TV를 선보인 샤프는 60·70·80인치 프로토타입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터키 베스텔도 8K LCD TV를 공개했다. ◆경쟁자로 올라선 중국
국제 가전박람회에서 중국업체들의 위상은 날이 갈 수록 커지고 있다. 이번 IFA 역시 마찬가지다. IFA 2018에는 665곳이 참가했다. 전체 참가업체 중 38%에 해당하는 수치다. 국내 업체가 59곳 참가한 것을 감안할 때 독보적인 수준이다.
중국업체에 대한 평가는 갈린다. 컨셉과 기술에서 차이가 없다는 우려와 따라하기에 바쁘다는 조롱이 함께한다.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을 뒤쫓던 한국업체들을 보는 듯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대체적으로 소프트웨어가 주를 이루는 첨단 기술에서는 중국업체들의 움직임이 독보적이다. 인공지능, 5G(5세대 이동통신), 홈IoT, 로봇 등은 국내업체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반면 생활가전과 같은 전통적인 제조업에서는 여전히 한 발 늦은 모습이다. 세탁기, 냉장고, TV 등 국내업체들이 휩쓸고 있는 백색가전에서는 더욱 노골적이다. "한국 업체들이 유럽 명품가전을 참고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하이얼 관계자의 말이 인상에 남는다.
국내 업체들은 대체로 조용한 모습으로 남았다. LG전자 CEO가 개막 기조연설에 나서면서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낙수효과는 없었다. 대기업·중견기업은 물론 스타트업까지 59곳이 크고 작은 부스를 마련했지만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다가올 IFA 2019 키워드는
올해를 포함해 IFA의 3년간 화두는 더 똑똑해진 생활가전이었다. 2016년엔 홈IoT를 중심으로 한 연결성이 강조됐고, 지난해에는 스마트홈이 주제였다. 올해는 인공지능으로 가전 주변기술로 무게가 옮겨갔다.
2019년 IFA 역시 올해와 비슷한 주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홈IoT, 인공지능 등이 초기단계에 머무는 만큼 콘텐츠와 플랫폼, 디바이스가 주목 받을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꼽히는 로봇이 전면에 나올 수도 있다. 다만 한정적인 주제 탓에 로봇과 연계된 생활가전이 다뤄질 가능성도 높다.
올해 CES의 주제가 스마트시티였던 점을 감안할 때 내년 IFA도 도시 개념을 받아들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클라우드와 빅데이터와 같은 플랫폼이 강조될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보수적이고 개인성이 강한 유럽 시장을 생각할 때 스마트시티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도 있다.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지난해, 올해와 별차이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5G와 같은 통신기술, 클라우드와 같은 플랫폼이 강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베를린(독일)=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로봇, 홈IoT와 같은 신기술의 미래를 경함할 수 있었고, 모든 생활가전의 프리미엄화가 확인된 자리였다. 다양한 업종의 혁신 기업이 참가해 생태계 구축에 집중했다. 인공지능 플랫폼 아마존 알렉사에 도전장을 내민 구글 어시스턴트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국내 가전업계 관계자는 "올해 IFA의 키워드는 인공지능, 스마트홈, 8K TV"라며 "요란하진 않았지만 핵심 키워드가 가야할 방향을 잘 정리해 보여준 전시회였다"고 분석했다.
◆인공지능 입은 생활가전
"가전이 IoT, 인공지능을 만나 스마트홈을 앞당겼다"(IFA 주최측). IFA 2018에는 1719개의 업체가 27개관에 흩어져 약 25만명의 관람객을 만났다. 업체 가운데 생활가전 관련 업체가 60%로 가장 많았다. IoT와 가정용 서비스 로봇을 포함할 경우 비율은 70%에 달한다.
IFA는 IoT(사물인터넷), 스마트홈이 강조된 2015년부터 인공지능, 로봇 등 가전 주변기술로 무게를 옮겨가고 있다. 다만 보수적인 유럽 시장을 감안해 가전제품을 중심으로 모바일 기기 분야로 외연이 확장되는 모습이다. IFA 공식 소식지에 생활가전 내용이 주를 이루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주도권은 글로벌 가전 제조사들이 가져갔다. 그동안 자사 제품을 통해 축적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소비자 맞춤형 솔루션을 선보이면서도, 아마존·구글 등 플랫폼 업체와의 협력관계를 구축해 외연을 확장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중국 화웨이, 하이얼 등이 돋보였다. 이들은 자체 개발한 스마트홈·인공지능 플랫폼과 함께 다양한 협력모델을 선보여 가능성을 증명했다.
◆8K TV 생활가전 독무대
여전히 생활가전 신제품은 IFA의 중요한 주제였다.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와 비교해 수와 규모는 미미하지만 유럽 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업체간 경쟁이 치열했다. 생활가전 가운데서도 8K(7680X4320) 해상도의 TV 신제품이 전시장의 메인 자리를 점령했다.
삼성전자가 가장 적극적이었다. 삼성전자는 퀀텀닷 기술에 8K 해상도를 접목한 QLED 8K를 선보였다. QLED 8K는 높은 해상도에서 오는 선명도와 풍부한 색재현력, 디테일 등에서 기존 TV와 차이를 보인다. 삼성전자는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향후 다가올 가장 중요한 TV 트렌드 중 하나로 '초대형 스크린 시대의 도래'를 제시하면서 8K TV의 가능성에 주목했다.
LG전자는 8K 해상도의 올레드 TV로 대응했다. 8K와 올레드가 만나 초프리미엄을 완성했다는 자평이다. 8K 올레드 TV는 3300만개의 화소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어 완벽한 블랙과 뛰어난 명암비가 특징이다. LG전자는 초대형 올레드 TV를 통해 '프리미엄 TV=LG 올레드 TV'라는 이미지를 강조했다.
중화권 기업들의 8K TV 합류도 눈에 띄었다. 창홍, TCL, 하이얼, 샤프(대만 폭스폰 인수) 등이 다양한 크기의 8K TV를 선보였다. 창홍은 비교적 작은 55인치, TCL은 65·75인치, 하이얼은 75인치 제품을 전시했다. 올해 CES에서 8K TV를 선보인 샤프는 60·70·80인치 프로토타입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터키 베스텔도 8K LCD TV를 공개했다. ◆경쟁자로 올라선 중국
국제 가전박람회에서 중국업체들의 위상은 날이 갈 수록 커지고 있다. 이번 IFA 역시 마찬가지다. IFA 2018에는 665곳이 참가했다. 전체 참가업체 중 38%에 해당하는 수치다. 국내 업체가 59곳 참가한 것을 감안할 때 독보적인 수준이다.
중국업체에 대한 평가는 갈린다. 컨셉과 기술에서 차이가 없다는 우려와 따라하기에 바쁘다는 조롱이 함께한다. 소니, 파나소닉 등 일본을 뒤쫓던 한국업체들을 보는 듯하다는 목소리도 있다.
대체적으로 소프트웨어가 주를 이루는 첨단 기술에서는 중국업체들의 움직임이 독보적이다. 인공지능, 5G(5세대 이동통신), 홈IoT, 로봇 등은 국내업체에 전혀 뒤지지 않는다. 반면 생활가전과 같은 전통적인 제조업에서는 여전히 한 발 늦은 모습이다. 세탁기, 냉장고, TV 등 국내업체들이 휩쓸고 있는 백색가전에서는 더욱 노골적이다. "한국 업체들이 유럽 명품가전을 참고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는 하이얼 관계자의 말이 인상에 남는다.
국내 업체들은 대체로 조용한 모습으로 남았다. LG전자 CEO가 개막 기조연설에 나서면서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낙수효과는 없었다. 대기업·중견기업은 물론 스타트업까지 59곳이 크고 작은 부스를 마련했지만 깊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다가올 IFA 2019 키워드는
올해를 포함해 IFA의 3년간 화두는 더 똑똑해진 생활가전이었다. 2016년엔 홈IoT를 중심으로 한 연결성이 강조됐고, 지난해에는 스마트홈이 주제였다. 올해는 인공지능으로 가전 주변기술로 무게가 옮겨갔다.
2019년 IFA 역시 올해와 비슷한 주제가 나올 것으로 보인다. 홈IoT, 인공지능 등이 초기단계에 머무는 만큼 콘텐츠와 플랫폼, 디바이스가 주목 받을 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 꼽히는 로봇이 전면에 나올 수도 있다. 다만 한정적인 주제 탓에 로봇과 연계된 생활가전이 다뤄질 가능성도 높다.
올해 CES의 주제가 스마트시티였던 점을 감안할 때 내년 IFA도 도시 개념을 받아들일 수 있다. 이렇게 되면 클라우드와 빅데이터와 같은 플랫폼이 강조될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보수적이고 개인성이 강한 유럽 시장을 생각할 때 스마트시티는 아직 이르다는 평가도 있다.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사실상 지난해, 올해와 별차이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며 "5G와 같은 통신기술, 클라우드와 같은 플랫폼이 강조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베를린(독일)=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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