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제재 중단 노려…인프라 투자 등 얻고자 남측에 구애"
AP "北 김정은 의도는 대미 개방 아닌 한국 자본 끌어들이기"
올 들어 적극적으로 외교무대에 나서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진짜 의도는 자본주의로의 개방이 아니라 대북제재를 중단하고 장기적으로 관광산업 등에 있어 한국의 자본을 끌어들이는데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AP통신 평양지국장 에릭 탈매지는 3일 북한의 절경 중 한 곳으로 잠재적 관광지 개발후보로 평가되는 함경북도 칠보산을 찾아 이같이 보도했다.

탈매지 지국장은 북한이 새로운 경제발전 전략을 위해 중국·한국·미국과의 심화된 외교를 추진하고 있다고 봤다.

김 국무위원장은 지난 1월 핵무기 완성을 선언하고 경제발전 등 다른 분야에 주력하겠다고 선언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비핵화의 보상책으로 북한에 제시한 것 역시 경제발전이었다.

그러나 탈매지 지국장은 미국 자본주의자들에게 북한을 개방하려는 게 김 위원장의 의도는 아니라고 진단했다.

이러한 개방 시나리오는 북한 노동당원들을 공포에 떨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대신 대북 제재에 대한 국제사회의 지지를 무너뜨리고, 미국의 제재를 중단시키는 데 목표가 있다고 탈매지 지국장은 봤다.

김 국무위원장이 원하는 그림은 중국과 미국이 서로 견제하는 가운데 북한이 양보를 얻어내고 상황의 전개에 따라 자신의 위치를 조정해나가는 것이란 분석이다.

탈매지 지국장은 이 때문에 북한 정권이 국내적으로는 체제 이완을 막기 위해 노동신문 등을 통해 반자본주의, 반제국주의 선전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전했다.

또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는 만큼 올 들어 김 국무위원장이 미국, 중국, 한국 정상들과 한 회담들도 제한적으로만 보도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탈매지 지국장은 김 국무위원장이 도로나 철도, 관광특구 등 트럼프 대통령이 제안했던 것들을 건설하기 위해 한국의 대북 투자를 열렬히 구애하고 있다고도 밝혔다.

탈매지 지국장은 외교정책 변화에 대한 북한 정권의 설명은 일관돼있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신뢰할만한 대미(對美) 핵억지력을 갖추는 데 성공한 뒤 외세의 간섭을 배격하고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를 구축하기 위해 한국에 손을 내밀고 있다는 것이다.

또 중국의 환심을 사려는 노력에도 적극적인데, 이는 중국이 북한의 필수적인 연료공급원이자 석탄 및 자연자원 수출시장이며, 아시아에서 미국의 견제세력이기도 하기 때문이라고 AP는 분석했다.

탈매지 지국장은 이러한 북한의 노력으로 중국인들의 북한 관광이 이미 증가세라고 전하면서, 북한 정권의 장기적인 목표는 과거 금강산 관광과 같이 남한 시장을 이용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