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HW스타트업 키워 제조창업 중심지 만든다
2015년 창업한 소닉더치코리아(대표 이상준)는 2016년 스피커의 소리 파장을 이용해 콜드브루커피(더치커피)를 만드는 이색 커피머신(사진)을 개발한 벤처기업이다.

이 커피머신은 중력을 이용해 더치커피를 만드는 일반 기계와 달리 스피커의 음파장을 이용해 10분 안에 더치커피를 추출해내 카페 운영자와 커피 애호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이상준 대표는 “추출 시간이 일반적인 방법의 10분의 1로 줄어들었고 기존 더치커피의 문제점인 세균 번식 등 위생 문제도 해결한 제품”이라고 소개했다. 이 커피머신은 블루투스를 통해 음악 감상도 가능하다.

이 회사는 지난해 4000여만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는 1억원의 매출을 올릴 전망이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다. 주문이 늘어나면서 커피머신의 대량생산이 필요했지만 양산체계를 갖추는 것이 만만치 않았다. 사출금형을 제조하는 데만 1억~2억원이 필요했고 제조를 잘 해낼 업체를 구하기도 쉽지 않았다. 알루미늄 케이스를 쓰다 보니 원가가 높아져 마케팅에도 한계가 있었다.

이 회사는 마침 하드웨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특화사업을 벌이는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의 도움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했다. 지금은 양산을 위한 디자인 개선 작업을 진행 중이다. 진동 시 본체 떨림 현상을 개선하고 케이스 소재를 바꾸는 한편 전자회로 집적도를 높여 원가를 30% 이상 줄였다. 이 대표는 “일반 소비자용 커피머신은 55만원인 가격을 30만원대로 낮춰 내년에 최소 5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철우 경북지사가 구미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G캠프에서 음파장을 이용한 콜드브루커피 머신으로 만든 커피를 시음하고 있다.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이철우 경북지사가 구미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G캠프에서 음파장을 이용한 콜드브루커피 머신으로 만든 커피를 시음하고 있다.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 제공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가 하드웨어 스타트업 특화사업을 추진해 구미를 중심으로 한 기존 제조업과 스타트업의 상생모델 발굴에 나섰다. 하드웨어 스타트업은 사물인터넷(IoT), 웨어러블 등의 소프트웨어가 접목된 하드웨어 제품을 생산하는 창업 기업이다. 이들 벤처기업의 제품 제작을 구미 등 기존 제조기업에 맡겨 스타트업도 돕고 기존 중소기업도 돕자는 취지다.

구미를 포함한 경북지역의 제조기업 특히 2·3차 협력업체들은 대기업 생산기지 이전으로 일감이 떨어지면서 업종 전환이나 신사업 발굴을 통한 활로 개척이 절실하다.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하드웨어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역할을 맡아 경북지역 산업 구조에 적합한 제조창업을 특화창업분야로 발전시키고 구미와 경북을 하드웨어 스타트업 중심지로 조성하는 데 착수했다. 하드웨어 액셀러레이터는 성장 가능성이 있는 하드웨어 스타트업을 발굴해 이들의 생산부터 유통까지를 돕는 인큐베이터다.

미국은 2010년 100개 미만이던 하드웨어 스타트업 투자가 2015년에는 3500개로 증가했다. 경북의 지역내총생산(GRDP) 대비 제조업 비중은 43.4%로 2015년 전국 총생산 중 제조업 비중(26.7%)보다 높다. 2016년 말 기준 경북지역 벤처기업 1672개 가운데 제조기업은 1488개(89%)로 전국 평균(70.1%)보다 높아 제조창업, 하드웨어 스타트업의 육성이 구미 등 경북의 제조 중소기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지 주목된다.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는 기존 중소기업과 스타트업을 연결해 회로 기구설계, 금형사출제작지원, 초도제품 조립생산지원, 신뢰성품질평가 등 기술지원과 시설, 창업공간 제공 외에 부품 자재 조달 같은 세세한 부분까지 지원한다. 제조업 신사업 기획과 양산업무 경력을 보유한 임원들을 전담 멘토로 확보해 소닉더치코리아와 같은 창업 기업을 전문적으로 지원한다.

김진한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장은 “창업 기업이 아이디어만 있으면 디자인, 3D(3차원) 모델링, 기구 설계, 시제품과 금형 양산까지 지원해 시행착오 없이 성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며 “창업 기업과 기존 중소기업 모두에 도움이 되는 성공 모델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구미=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