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이번엔 유럽" 잇따른 글로벌 경제 위기에…증시 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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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증권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이탈리아발(發) 위험이 유럽과 신흥국 등 다른 지역까지 번질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 미국이 유럽연합(EU)의 자동차에 대해 관세를 발효하면서 자동차 업종을 중심으로 독일 증시도 부진한 모습이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간밤 유럽 주요국 증시는 미국 증시가 휴장인 가운데 혼조세를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14% 떨어진 12,346.41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영국 FTSE 100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72.18포인트(0.97%) 상승한 7504.60에, 프랑스 CAC 40지수는 6.95포인트(0.13%) 상승한 5413.80으로, 범유럽지수인 Stoxx 50지수는 0.25포인트(0.06%) 오른 3394.99로 장을 마쳤다.
독일을 제외한 다른 유럽증시는 다소 상승했지만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목소리는 크지 않다. 이탈리아 위기가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10년물 국채금리는 한 때 연 3.24%까지 치솟았다. 극우파와 극좌파의 포퓰리즘 연정 결성으로 불안이 고조되던 지난 5월 수준을 넘은 것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탈리아 금융시장 반응을 살펴보면 상황이 녹록지 않은 듯 하다"며 "최근 이탈리아의 국채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가 최근 5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탈리아 연정의 특성상 재정이 빠르게 악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와서다. 지난 6월 출범한 극우 '동맹'과 좌파 오성운동의 포퓰리즘 정권은 각각 감세 정책과 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공공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32%에 달할 정도로 높아 이미 여러 번 위기를 겪어온 이탈리아에서 세출은 늘리고 세입은 줄이자는 정책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반(反) EU, 반 이민 정책의 실행 가능성도 나오면서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에 이탈리아의 국가신용등급은 BBB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난주 신용평가사 피치는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꿨다. 이미 '부정적'으로 관찰중인 무디스는 조만간 신용등급을 낮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내 증시에서도 이탈리아발 불안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고 있다. 김 연구원은 "이탈리아의 위기가 유로존으로 전염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경계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만약 유로존 불안에 유로화가 흔들리면, 그나마 안정화된 달러도 다시 강세 압력에 노출될 수 있다"며 "이는 한국이 속한 신흥국 증시에 안 좋은 소식"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EU 자동차에 관세 25%를 발효한다는 소식에 독일 증시가 휘청이고 있다는 점도 글로벌 증시에 부정적인 여파를 미치고 있다. 이번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로 독일 자동차 업계는 연 70억유로(약 9조438억원) 비용을 부담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캐나다와 무역협상을 한 뒤 EU와도 자동차 관세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 언급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미국과 EU 간의 무역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EU가 "미국과의 모든 자동차 관세를 없애자"고 주장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EU의 제안은 충분하지 않다"고 언급하는 등 둘 사이 협상 난항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보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멕시코와 미국의 북미자유협정(NAFTA) 개정 합의로 긴장감이 완화돼 세계 증시가 반등했지만, 다시 변동성이 확대되며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며 "무역갈등이 완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경계감으로 바뀌어 유럽과 중국 등 미국과의 갈등 당사국들 부진이 이어지는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세계 증시 변동성 확대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려면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세계 증시 불확실성 확대가 길어지면서 국가별 변동 요인에 따른 차별적 흐름이 나타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신흥 지역은 선진 지역보다 투자심리가 위축되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간밤 유럽 주요국 증시는 미국 증시가 휴장인 가운데 혼조세를 보였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14% 떨어진 12,346.41에 거래를 마쳤다.
다만, 영국 FTSE 100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72.18포인트(0.97%) 상승한 7504.60에, 프랑스 CAC 40지수는 6.95포인트(0.13%) 상승한 5413.80으로, 범유럽지수인 Stoxx 50지수는 0.25포인트(0.06%) 오른 3394.99로 장을 마쳤다.
독일을 제외한 다른 유럽증시는 다소 상승했지만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측하는 목소리는 크지 않다. 이탈리아 위기가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10년물 국채금리는 한 때 연 3.24%까지 치솟았다. 극우파와 극좌파의 포퓰리즘 연정 결성으로 불안이 고조되던 지난 5월 수준을 넘은 것이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탈리아 금융시장 반응을 살펴보면 상황이 녹록지 않은 듯 하다"며 "최근 이탈리아의 국채 부도 위험을 나타내는 신용부도스와프(CDS)가 최근 5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탈리아 연정의 특성상 재정이 빠르게 악화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와서다. 지난 6월 출범한 극우 '동맹'과 좌파 오성운동의 포퓰리즘 정권은 각각 감세 정책과 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공공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132%에 달할 정도로 높아 이미 여러 번 위기를 겪어온 이탈리아에서 세출은 늘리고 세입은 줄이자는 정책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 것이다.
반(反) EU, 반 이민 정책의 실행 가능성도 나오면서 정치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에 이탈리아의 국가신용등급은 BBB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난주 신용평가사 피치는 등급 전망을 '부정적'으로 바꿨다. 이미 '부정적'으로 관찰중인 무디스는 조만간 신용등급을 낮출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국내 증시에서도 이탈리아발 불안에 대한 부담감이 커지고 있다. 김 연구원은 "이탈리아의 위기가 유로존으로 전염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커지면서 경계 심리가 강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만약 유로존 불안에 유로화가 흔들리면, 그나마 안정화된 달러도 다시 강세 압력에 노출될 수 있다"며 "이는 한국이 속한 신흥국 증시에 안 좋은 소식"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이 EU 자동차에 관세 25%를 발효한다는 소식에 독일 증시가 휘청이고 있다는 점도 글로벌 증시에 부정적인 여파를 미치고 있다. 이번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로 독일 자동차 업계는 연 70억유로(약 9조438억원) 비용을 부담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캐나다와 무역협상을 한 뒤 EU와도 자동차 관세 협상을 시작할 것이라 언급했다. 시장 참여자들은 미국과 EU 간의 무역 협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EU가 "미국과의 모든 자동차 관세를 없애자"고 주장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EU의 제안은 충분하지 않다"고 언급하는 등 둘 사이 협상 난항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보원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멕시코와 미국의 북미자유협정(NAFTA) 개정 합의로 긴장감이 완화돼 세계 증시가 반등했지만, 다시 변동성이 확대되며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며 "무역갈등이 완화할 것이란 기대감이 경계감으로 바뀌어 유럽과 중국 등 미국과의 갈등 당사국들 부진이 이어지는 형국"이라고 분석했다.
최 연구원은 세계 증시 변동성 확대가 근본적으로 해결되려면 시간이 다소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세계 증시 불확실성 확대가 길어지면서 국가별 변동 요인에 따른 차별적 흐름이 나타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며 "신흥 지역은 선진 지역보다 투자심리가 위축되어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