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운석 충돌설' 배제… "인적 실수나 고의적 훼손 가능성"
러 당국 "'우주정거장 공기유출' 원인, 외부 충격 아닌듯"
다국적 우주인 6명이 체류 중인 국제우주정거장(ISS)에서 공기가 밖으로 유출돼 내부 압력이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한 원인을 조사 중인 러시아 우주당국이 당초 유력하게 검토했던 소형 운석 충돌설을 배제하고 엔지니어 실수나 누군가의 고의적 훼손 가능성 등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테르팍스 통신에 따르면 러시아연방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사장 드미트리 로고진은 3일(현지시간) 국제우주정거장에 도킹해 있는 러시아 소유스 우주선의 공기 유출 사고 원인으로 외부 영향은 배제됐다고 밝혔다.

그는 기자들에게 "모든 가설을 검토하고 있지만 운석(충돌) 가설은 이미 배제했다"면서 "우주선 내부에서 영향이 가해진 사실이 명백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로고진은 내부 손상의 원인은 아직 알 수 없다면서 "내부 표면에 드릴이 비켜간 흔적이 있다.

정확한 원인을 규명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내부 손상이 지상에서 우주선을 제작하는 과정에서 실수로 발생한 것일 수도 있고, 우주선이 우주로 올라간 뒤 누군가의 고의적 훼손으로 생긴 것일 수도 있다고 추정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30일 ISS에 머물고 있는 우주인들이 우주선 내부의 공기가 밖으로 조금씩 빠져나가면서 내부 압력이 떨어지는 현상을 포착했다.

이에 모든 우주인이 러시아 섹터로 이동한 뒤 공기 유출 근원지를 찾는 작업을 벌였고, 그 결과 지난 6월 ISS로 올라와 우주정거장과 도킹해 있던 러시아 소유스 MS-09 우주선에 지름 2mm 정도의 미세한 구멍 2개가 생겨 유출이 일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러시아 우주인들은 선장인 미국항공우주국(NASA) 소속 우주인 앤드루 포이스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밀폐접착제와 의료용 가제 등을 이용해 구멍을 때우는 작업을 벌여 일단 공기 유출은 차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러시아 우주당국은 우주선에 생긴 미세 구멍이 소형 운석과의 충돌 때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원인 규명 작업을 해왔다.

현재 ISS에는 러시아인 2명, 미국인 3명, 독일인 1명 등 모두 6명의 우주인이 체류 중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