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사진=연합뉴스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CEO. 사진=연합뉴스
세계 최대 온라인 상거래업체인 아마존이 4일(현지시간) 뉴욕증시 장중 시가총액 1조달러(약 1117조5000억원)를 돌파했다. 1994년 제프 베이조스 최고경영자(CEO)가 차고에서 온라인 책 판매로 창업한 이래 24년 만의 기록이다. 아이폰 신화로 전 세계 IT 업계 역사를 다시 쓴 애플에 이어 두번째 역사다.

아마존의 첫 시총 1조달러 돌파는 이날 뉴욕증시 오전 장에 기록됐다. 이날 현재 아마존의 주식 발행 총수는 4억8774만1189주, 시총 1조달러를 넘으려면 주당 거래가가 2050달러 27센트를 넘어야한다.

이날 오전 장중 한 때 아마존 주가는 전날보다 1.9% 상승한 2050달러 50센트로 뛰었다. 미국 상장기업의 '꿈의 시총'이라 불리는 '1조달러' 시대를 연 것이다. 아마존 마감가는 전날 대비 1.33% 오른 2039달러 51센트에 그쳐 종가 기준 시총은 약 9950억달러를 기록했다.

사실상 종가 기준 1조달러 돌파를 기정사실화한 셈이다. 아마존 주식은 올해 들어 70% 이상 치솟았다. 특히 아마존 웹서비스 부문 2분기 실적은 50% 수직 상승하며 시장을 흥분케했다. 이는 그 전 12개월간 상승분의 거의 2배에 달한다.

아마존은 유료고객 대상 프라임 배송서비스뿐 아니라 지난해 미국 최대 유기농 식품체인 홀푸드를 인수하며 식품 시장에 뛰어들었다. 또 온라인 약국 필팩을 사들여 의약품 유통도 시작했다. 아마존만의 IT 기술력을 바탕으로 음성 인공지능(AI) 알렉사와 에코 디바이스를 공격적으로 공급하며 절대적 온라인 시장 영향력을 구축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온라인에서 움직이는 미국 달러의 절반을 아마존의 손에서 유통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아마존은 1994년 베이조스 현 CEO가 차고에서 온라인 서점을 차리며 시작됐다. 인터넷과 닷컴이 활성화던 시기였다. 3년 뒤 베이조스가 1997년 아마존 기업공개를 했을 때 가치는 5억 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21년만에 기업 가치는 2000배 뛴 셈이다.

아마존이 종가 시총 1조달러를 달성하면 미 상장기업 기준으로 애플에 이은 두번째 금자탑이다. 애플은 지난달 2일 미 상장기업 사상 최초로 시총 1조달러 시대를 열었다.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수익성 없던 도서판매점이 마침내 상업 세계의 파괴적인 힘으로 변모했다"고 평했다.

아마존의 시총 1조달러 돌파로 베이조스도 돈방석에 앉게 됐다. 아마존 지분의 약 16%를 보유한 그의 자산 가치는 8월 기준 1660억달러(약 185조 5000억원)에 달한다.

김민성 한경닷컴 기자 me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