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전자부품 중심 對아시아 수출창구… "폐쇄 장기화시 타격"

제21호 태풍 '제비'가 강타하며 침수 및 연결 다리 파손으로 일본 오사카(大阪) 간사이(關西)공항이 지난 4일 오후부터 침수·고립되면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현지 산업계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5일 NHK 방송에 따르면 간사이공항은 반도체 부품 등의 주요 수출거점이다.

오사카세관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간사이공항을 통해 수출된 화물의 금액은 약 5조6천억엔(약 56조2천억원)에 달한다.

전국 공항 가운데는 도쿄의 관문인 나리타(成田)국제공항에 이어 두번째다.

간사이공항에서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지역에 수출하는 화물이 70%에 달한다.

반도체와 전자부품, 의약품 등이 주요 품목이다.

이런 상황에서 간사이공항이 폐쇄되면서 해당 품목을 제조·수출하는 업체들 사이에서는 "폐쇄가 장기화되면 수출에도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연 56조원 수출거점' 간사이공항 폐쇄에 日 산업계 초비상
미에(三重)현 욧카이치(四日市)시에 생산 거점을 두고 플래시메모리를 대량 수출하는 도시바(東芝)메모리는 간사이공항과 주부(中部)공항에서 중국과 대만의 조립공장에 부품을 수출하고 있다.

회사측은 중국과 대만 공장에 있는 재고 부품으로 당분간 현지 공장 운영에는 지장이 없지만, 간사이공항의 복구가 늦어지면 다른 공항을 통해 수출을 모색하는 등 대책을 마련할 생각이다.

그러나 간사이공항을 통해 수출하던 물량이 다른 공항으로 일제히 몰리게 되면 납기 지연 등의 피해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 업체들의 고민이다.

실제 5일 현재 간사이공항의 복구 시점은 전혀 예측조차 불가능한 상황이다.

우선 공항 내에 있는 항공기 견인 차량이 대부분 침수돼 고장났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문제다.

또 간사이공항과 오사카를 연결하는 다리가 유조선과 충돌해 교각 등이 파손된 만큼 복구에 얼마나 시간이 걸릴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간사이공항의 화물 취급량은 지난해 하루 평균 2천300t에 달했다.

연간 기준으로는 전년보다 13% 늘어난 85만t으로 집계됐다.

NHK는 "이는 국제화물 증가가 주요인으로, 간사이공항은 물류면에서 중요성이 계속 높아지고 있다"며 "폐쇄가 장기화되면 관광은 물론 기업 활동에도 영향을 줄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연 56조원 수출거점' 간사이공항 폐쇄에 日 산업계 초비상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