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후보 숫자 '역대 최다'… 상·하원 절반 이상이 각 당 경선 통과
'미투' 운동·트럼프 여성차별 행보가 영향… 코테즈·탈리브 주목




올해 미국 중간선거의 최대 특징은 단연 '우먼파워'가 손꼽힌다. 이미 연방 상·하원 의원, 주지사 선거에 출마한 여성 후보 수는 역대 최다(最多) 기록을 모조리 갈아치웠다.

이에 따라 미국에서 가장 견고한 것으로 평가되는 정치의 '유리천장'이 깨질 지가 초미의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4일(현지시간) 럿거스 대학 여성정치센터에 따르면 연방 하원 선거에 출마한 여성 후보는 476명에 달한다.

역대 최다인 298명보다 178명이나 증가한 수치다. 절반에 육박하는 227명이 각 당의 경선을 통과해 11월 본선을 앞두고 있다.

상원도 마찬가지다. 53명의 여성이 도전장을 던져 역대 기록(40명)을 훌쩍 넘겼다.

21명이 본선행 티켓을 거머쥔 것을 포함해 현재 26명의 후보가 선거 레이스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주지사 선거에서도 이전 기록보다 27명이나 많은 61명의 여성이 입후보자 명부에 이름을 올렸고, 14명의 여성이 경선을 뚫고 결승행 열차에 탑승을 마쳤다.

올해 중간선거에서 '여성 돌풍'이 유달리 거센 것은 세계적인 '미투' 운동과 더불어 트럼프 대통령의 여성 차별적 행보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는 중간선거에 출마한 전체 여성 후보자 590명 중 73%(428명)가 '반(反) 트럼프' 전선의 선봉에 선 민주당에서 배출됐다는 데서 확인된다.

민주당 돌풍의 주역으로는 유력한 차기 하원 원내대표로 꼽히던 10선의 조 크롤리 의원(뉴욕)을 꺾은 20대 라틴계 정치 신예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테즈(28), 사상 첫 무슬림 하원의원 당선이 확실시되는 팔레스타인 이민자 2세인 라시다 탈리브(42) 등이 손꼽힌다.

탈리브의 선거구(미시간 13선거구)는 민주당의 초강세로 공화당 입후보자가 없는 상황이다.

그는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후보의 디트로이트 유세 때 그릇된 여성관과 분열적 발언 등에 항의하다 쫓겨난 바 있다.

이는 그의 연방 하원의원직 도전의 계기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매사추세츠 민주당 예비선거에서 10선의 현역 하원의원 마이클 카푸아노를 물리치고 본선에 오른 흑인 여성 아야나 프레슬리(44) 보스턴 시의원도 빼놓을 수 없다.

프레슬리는 탈리브와 마찬가지로 공화당 후보가 없어 사실상 당선이 확실시된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는 많은 여성이 있고 그 지지가 강력하지만, 더 많은 여성이 그에게 반대하고 있고, 반대의 강도는 남성보다도 훨씬 더 세다"라고 진단했다.

지난달 31일 발표된 워싱턴포스트-ABC방송 공동 여론조사를 보면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해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여성이 66%로 남성(54%)보다 12%포인트나 높았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