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은 회사의 미래를 이끌어가야 할 사원과 대리, 과장 등 주니어급 직원의 이탈을 막기 위한 대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직원들의 사기 진작 차원에서 성과급을 지급하는 방안까지 검토 중이지만 주변 상황이 여의치 않다. 구조조정 중인 회사가 ‘성과급 잔치’를 벌인다는 소리를 들을까봐 걱정이다.

젊은 직원들 이탈 막으려 성과급 검토하는 대우조선
대우조선 관계자는 5일 “경영을 정상화하려면 재무와 설비, 인력 등 3개 부문의 안정이 필수”라며 “재무 구조와 설비 투자는 안정화 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인력 이탈이 가속화돼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하소연했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716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올해 상반기에도 5596억원의 이익을 달성해 성과급 지급 여력은 있다. 단 대주주인 산업은행 등 채권단이 동의해야만 성과급을 지급할 수 있다.

대우조선의 과장 이하 젊은 직원들의 이탈은 심각하다. 2015년 이후 올해 상반기까지 스스로 회사를 그만둔 과장 이하 주니어 직원은 1101명으로 전체 자진 퇴사자의 91%에 달했다. 2015년은 대우조선이 자구안을 발표하고 긴축 경영에 들어간 해다. 2015년 217명이었던 주니어 자진 퇴사자는 이듬해 483명으로 급증했다. 지난해에는 285명, 올해 상반기에는 116명의 젊은 직원이 회사를 떠났다. 성과급 지급 중단과 무급 휴직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을 호소하며 회사를 그만두고 있다는 설명이다.

주니어급 직원들의 엑소더스(대탈출)는 설계와 연구개발, 사업관리, 생산·일반 관리 등 부서를 가리지 않는다. 특히 핵심 부서인 설계부문 퇴사자 가운데 주니어 비중은 97%에 달했다.

회사 안팎에서는 급격한 세대 단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젊은 인력이 없으면 나중에 회사가 정상화되더라도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며 “최근 회계분야 경력 및 신입 직원을 세 차례에 걸쳐 채용했는데 모두 입사를 포기하는 등 인력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전했다.

강도 높은 구조조정이 3년 넘게 이어지면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직원도 늘고 있다. 대우조선은 희망퇴직 등 인적 구조조정을 통해 2014년 말 1만3561명이던 임직원 규모를 지난달 말 9840명으로 28% 줄였다. 직원들은 급여를 반납하거나 줄이면서 고통 분담에 나섰다. 연·월차를 의무적으로 사용했고 사무직은 지난해 1개월씩 무급 휴가를 떠났다. 생산직도 지난해 4월부터 12월까지 임금을 반납했다. 평균 임금은 2014년 7460만원에서 지난해 5912만원으로 20% 이상 감소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