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사, 국내 출시 9개월 만에 1500건 이상 시술… 매출 高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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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 코오롱생명과학
코오롱생명과학 강점 분석
코오롱생명과학 강점 분석
코오롱생명과학은 코오롱그룹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키우는 바이오 사업의 최전선에 있는 기업이다. 2000년 설립돼 2009년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미국에 있는 코오롱티슈진과 공동 개발한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인보사’로 유명해졌다. 이 신약은 지난해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았다. 올해 들어선 수출 계약을 연달아 따내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아시아 지역 판권, 코오롱티슈진은 나머지 지역에 대한 판권을 각각 갖고 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오롱생명과학이 아시아 지역에서 인보사 수출 계약을 잇달아 맺고 있다”며 “고객들로부터 품질을 인정받고 있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과거 국내 증시에선 제약·바이오주 붐이 일면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힌 것만으로 주가가 오르던 시절이 있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대표 제약·바이오주를 한데 모은 KRX 헬스케어 지수는 지난해 58% 올랐다. 앞으로는 제약·바이오주 가운데서도 차별화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 임상시험이 순조롭게 진행되거나, 기술 수출이 이뤄지는 등 실체가 있는 바이오 기업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릴 것이란 얘기다. 오병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제는 옥석을 가려 실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바이오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며 “이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임상에 성공할 가능성과 임상 통과 후 실제 매출이 발생할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런 기준을 충족하는 몇 안 되는 바이오 기업이다. 코오롱이 1994년부터 23년간 공을 들여 개발한 인보사는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로, 지난해 11월 국내 출시 이후 9개월 만에 1500건 이상 시술이 이뤄졌다. 약값이 수백만원대로 비싸지만 수술할 필요 없이 1회 투여로 2년 이상 통증을 경감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인보사는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등 주요 종합병원의 약제위원회 심의를 통과해 국내 의료 현장에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기대감이 아니라 실제로 매출이 발생하는 신약을 가진 바이오 기업이란 뜻이다.
수출을 통한 해외 매출도 가시화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6월 홍콩·마카오에서 활동하는 중기1호 국제의료그룹에 5년에 걸쳐 1530만달러(약 170억원)어치 인보사를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어 7월에는 중국 의료기관인 차이나 라이프 메디컬 센터와 중국 하이난성 지역에 인보사를 수출하는 계약을 성사시켰다. 계약 규모는 5년간 최소 1억5300만달러(약 1706억원)다. 진 연구원은 “중국 단일 지역으로는 최대 규모 수출”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몽골,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수출 계약도 체결했다.
인보사에 대한 추가 임상도 하고 있다. 신현준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증 환자(K&L Grade 2)로 확대된 국내 추가 임상 3상 시험은 2020년 끝날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임상이 완료되면 적응증 대상 환자가 두 배 이상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인보사는 중증도 환자(K&L Grade 3)를 대상으로만 임상이 이뤄졌다. 인보사는 미국에서도 지난 7월 임상 3상에 들어갔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L.E.K에 따르면 세계 골관절염 치료제 시장 규모는 400억~500억달러로 추산된다. 인보사가 미국에서 시판 허가를 받는다면 연 100억달러(약 11조원) 매출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해 매출 1181억원, 영업손실 5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5.4%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올 상반기 매출은 64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9% 늘었으나 영업손실은 82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인보사 등 바이오 사업에서 아직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지 않고 있는 탓이다. 현재 매출 대부분은 의약 사업부와 항균제·수처리제·화장품을 포괄하는 기능소재 사업부에서 나오고 있다. 인보사의 국내 매출과 수출이 반영되면서 실적은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유화증권은 “올해도 바이오 사업부는 인보사 추가 임상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 등으로 적자가 계속될 것”이라며 “본격적인 턴어라운드(실적 개선)는 내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차세대 유전자 통증치료제(KLS-2031), 종양 살상 바이러스(KLS-3020) 등의 바이오 신약도 개발하고 있다. KLS-2031은 내년 미국에서 임상 1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신 연구원은 “인보사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다양한 파이프라인(신약 후보 물질)을 보유하고 있다”며 “코오롱생명과학이 유전자 치료제 분야 선두 업체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미국에 있는 코오롱티슈진과 공동 개발한 퇴행성 관절염 치료제 ‘인보사’로 유명해졌다. 이 신약은 지난해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았다. 올해 들어선 수출 계약을 연달아 따내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아시아 지역 판권, 코오롱티슈진은 나머지 지역에 대한 판권을 각각 갖고 있다. 진홍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코오롱생명과학이 아시아 지역에서 인보사 수출 계약을 잇달아 맺고 있다”며 “고객들로부터 품질을 인정받고 있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과거 국내 증시에선 제약·바이오주 붐이 일면서 신약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힌 것만으로 주가가 오르던 시절이 있었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대표 제약·바이오주를 한데 모은 KRX 헬스케어 지수는 지난해 58% 올랐다. 앞으로는 제약·바이오주 가운데서도 차별화가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신약 개발 과정에서 임상시험이 순조롭게 진행되거나, 기술 수출이 이뤄지는 등 실체가 있는 바이오 기업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릴 것이란 얘기다. 오병용 토러스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제는 옥석을 가려 실질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바이오 기업에 투자해야 한다”며 “이때 가장 중요한 기준은 임상에 성공할 가능성과 임상 통과 후 실제 매출이 발생할 가능성”이라고 말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이런 기준을 충족하는 몇 안 되는 바이오 기업이다. 코오롱이 1994년부터 23년간 공을 들여 개발한 인보사는 국내 첫 유전자 치료제로, 지난해 11월 국내 출시 이후 9개월 만에 1500건 이상 시술이 이뤄졌다. 약값이 수백만원대로 비싸지만 수술할 필요 없이 1회 투여로 2년 이상 통증을 경감시키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인보사는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등 주요 종합병원의 약제위원회 심의를 통과해 국내 의료 현장에서 빠르게 자리잡고 있다. 기대감이 아니라 실제로 매출이 발생하는 신약을 가진 바이오 기업이란 뜻이다.
수출을 통한 해외 매출도 가시화되고 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 6월 홍콩·마카오에서 활동하는 중기1호 국제의료그룹에 5년에 걸쳐 1530만달러(약 170억원)어치 인보사를 수출하는 계약을 맺었다. 이어 7월에는 중국 의료기관인 차이나 라이프 메디컬 센터와 중국 하이난성 지역에 인보사를 수출하는 계약을 성사시켰다. 계약 규모는 5년간 최소 1억5300만달러(약 1706억원)다. 진 연구원은 “중국 단일 지역으로는 최대 규모 수출”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몽골,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수출 계약도 체결했다.
인보사에 대한 추가 임상도 하고 있다. 신현준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경증 환자(K&L Grade 2)로 확대된 국내 추가 임상 3상 시험은 2020년 끝날 것으로 보인다”며 “추가 임상이 완료되면 적응증 대상 환자가 두 배 이상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인보사는 중증도 환자(K&L Grade 3)를 대상으로만 임상이 이뤄졌다. 인보사는 미국에서도 지난 7월 임상 3상에 들어갔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L.E.K에 따르면 세계 골관절염 치료제 시장 규모는 400억~500억달러로 추산된다. 인보사가 미국에서 시판 허가를 받는다면 연 100억달러(약 11조원) 매출도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지난해 매출 1181억원, 영업손실 5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5.4%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로 전환했다. 올 상반기 매출은 64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8.9% 늘었으나 영업손실은 82억원으로 적자 폭이 확대됐다. 인보사 등 바이오 사업에서 아직 매출이 본격적으로 발생하지 않고 있는 탓이다. 현재 매출 대부분은 의약 사업부와 항균제·수처리제·화장품을 포괄하는 기능소재 사업부에서 나오고 있다. 인보사의 국내 매출과 수출이 반영되면서 실적은 점차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유화증권은 “올해도 바이오 사업부는 인보사 추가 임상에 대한 연구개발(R&D) 투자 등으로 적자가 계속될 것”이라며 “본격적인 턴어라운드(실적 개선)는 내년부터 가능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분석했다.
코오롱생명과학은 차세대 유전자 통증치료제(KLS-2031), 종양 살상 바이러스(KLS-3020) 등의 바이오 신약도 개발하고 있다. KLS-2031은 내년 미국에서 임상 1상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신 연구원은 “인보사 개발 역량을 바탕으로 다양한 파이프라인(신약 후보 물질)을 보유하고 있다”며 “코오롱생명과학이 유전자 치료제 분야 선두 업체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