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연휴 앞두고 관광 '물꼬'
6일 호텔신라에 따르면 전날 이 사장은 씨트립 중국 상하이 본사에서 량 창업자와 쑨제 최고경영자(CEO) 등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이 사장은 “호텔신라와 씨트립 간 우호적 협력 관계를 확대해 양국 관광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량 창업자도 “한국에 더 많은 중국 관광객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의 중국 방문은 량 창업자 요청에 따른 것이다. 유커가 한국을 많이 찾는 중국의 중추절(9월22~24일)과 국경절(10월1~7일) 황금연휴를 앞두고 이뤄졌다. 중국 정부는 한국 개별 관광은 허용하면서도 단체 관광은 사실상 불허하고 있다. 온라인 패키지 상품 판매, 전용기·크루즈선 취항, 단체 비자 발급 등 단체 관광에 필요한 것을 대부분 막고 있다. 상하이 등 중국 내 5개 지역에서 부분적으로만 단체 관광 상품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씨트립과 협력을 확대하는 등 중국 마케팅을 보다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답답한 상황’이 1년6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관광업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량 창업자를 이 사장이 만나 관계 개선의 물꼬가 트일지 관심이 쏠린다. 량 창업자는 1999년 씨트립을 설립하고 단숨에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로 키워 ‘벤처 신화’를 쓴 인물이다.
이 사장과 량 창업자는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중국인 관광객이 확 줄자 유커 유치를 통한 한국 관광 활성화에 합의한 바 있다. 씨트립은 이후 자사 홈페이지 ‘글로벌 쇼핑’ 코너에 신라면세점을 소개하고 방문 시 할인, 사은품 증정 등의 혜택을 줬다. 한국 단체 관광 상품을 가장 적극적으로 판매한 곳도 씨트립이었다.
호텔신라는 인천공항점, 서울 시내점 등 국내뿐 아니라 싱가포르 창이공항, 홍콩 첵랍콕공항, 마카오 공항 등 해외에도 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국내 면세점 중 해외 매출이 가장 많다. 올해 해외 면세점 매출만 1조원을 넘을 것으로 호텔신라 측은 기대하고 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