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오른쪽부터)이 씨트립의 량젠장 창업자, 쑨제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중국 관광객의 한국 방문 확대에 적극 나서기로 합의했다.  /호텔신라 제공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오른쪽부터)이 씨트립의 량젠장 창업자, 쑨제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중국 관광객의 한국 방문 확대에 적극 나서기로 합의했다. /호텔신라 제공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의 량젠장(梁建章) 창업자와 만나 상호 협력 관계 강화를 논의했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이 풀리지 않고 있는 관광 분야에서 양국의 가장 영향력 있는 경영자들이 손을 맞잡은 것이다. 작년 3월 중순 이후 뚝 끊긴 중국인 관광객(유커)이 조금씩 복귀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6일 호텔신라에 따르면 전날 이 사장은 씨트립 중국 상하이 본사에서 량 창업자와 쑨제 최고경영자(CEO) 등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이 사장은 “호텔신라와 씨트립 간 우호적 협력 관계를 확대해 양국 관광산업을 한 단계 도약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량 창업자도 “한국에 더 많은 중국 관광객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화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사장의 중국 방문은 량 창업자 요청에 따른 것이다. 유커가 한국을 많이 찾는 중국의 중추절(9월22~24일)과 국경절(10월1~7일) 황금연휴를 앞두고 이뤄졌다. 중국 정부는 한국 개별 관광은 허용하면서도 단체 관광은 사실상 불허하고 있다. 온라인 패키지 상품 판매, 전용기·크루즈선 취항, 단체 비자 발급 등 단체 관광에 필요한 것을 대부분 막고 있다. 상하이 등 중국 내 5개 지역에서 부분적으로만 단체 관광 상품 판매가 이뤄지고 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씨트립과 협력을 확대하는 등 중국 마케팅을 보다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답답한 상황’이 1년6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중국 관광업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량 창업자를 이 사장이 만나 관계 개선의 물꼬가 트일지 관심이 쏠린다. 량 창업자는 1999년 씨트립을 설립하고 단숨에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로 키워 ‘벤처 신화’를 쓴 인물이다.

이 사장과 량 창업자는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로 중국인 관광객이 확 줄자 유커 유치를 통한 한국 관광 활성화에 합의한 바 있다. 씨트립은 이후 자사 홈페이지 ‘글로벌 쇼핑’ 코너에 신라면세점을 소개하고 방문 시 할인, 사은품 증정 등의 혜택을 줬다. 한국 단체 관광 상품을 가장 적극적으로 판매한 곳도 씨트립이었다.

호텔신라는 인천공항점, 서울 시내점 등 국내뿐 아니라 싱가포르 창이공항, 홍콩 첵랍콕공항, 마카오 공항 등 해외에도 면세점을 운영 중이다. 국내 면세점 중 해외 매출이 가장 많다. 올해 해외 면세점 매출만 1조원을 넘을 것으로 호텔신라 측은 기대하고 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