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늘리고 가격 그대로… 오리온 4년째 '나홀로 실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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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 '질소과자' 비난에
허인철 부회장 "신뢰 찾자"
포카칩·고래밥 등 매년 증량
올해는 촉촉한초코칩·젤리밥
허인철 부회장 "신뢰 찾자"
포카칩·고래밥 등 매년 증량
올해는 촉촉한초코칩·젤리밥
오리온이 6일 대표 과자인 ‘촉촉한초코칩’과 ‘젤리밥’의 양을 각각 33%, 12% 늘린다고 발표했다. 가격은 변동이 없다. 이에 따라 이달 생산분부터 촉촉한초코칩 작은 봉지는 6개에서 8개로, 큰 봉지는 12개에서 16개로 늘어난다. 젤리밥도 기존 58g, 120g짜리가 65g, 135g으로 더 무거워진다.
오리온의 과자 증량(增量) 행진은 4년 전에 시작됐다. 계기는 2014년 9월 대학생들이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과자 봉지로 만든 뗏목을 타고 한강을 건너는 퍼포먼스를 하면서다. 회사 관계자는 “‘질소 과자(과자보다 질소가 더 많다고 해서 붙여진 악명)’라고 비아냥거리던 말들이 영상으로 재현된 걸 보고 회사 차원에서 깨달음이 컸다”고 기억했다.
이 사건이 있기 두 달 전 취임한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은 관련 기사를 보고 “이렇게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잃어선 과자 사업을 할 수 없다”고 개선을 지시했다.
두 달 뒤인 그해 11월 첫 행보가 나왔다. ‘눈을감자’ ‘왕고래밥’ ‘리얼브라우니’ 등의 용량을 최고 14%까지 기존 제품보다 늘렸다. 가격은 건드리지 않았다. 이듬해 포카칩 와우껌 고래밥 등이 2차 제품으로 나섰다. 기존 제품보다 10~17.6% 양을 더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달엔 ‘초코파이’ 용량을 기존보다 11.4% 늘렸다. 업계 관계자는 “포카칩까지는 그러려니 했는데, 초코파이의 가격을 그대로 두고 양을 더 늘리니 롯데, 크라운 등 다른 초코파이 회사들도 따라가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오리온은 이후 매년 제품 용량을 늘렸다. 기존 제품보다 양이 가장 많이 증가한 것은 ‘더자일리톨’이다. 2년 전 기존 제품보다 34% 늘린 버전을 출시했다. 작년엔 오뜨도 20% 증량했다.
오리온은 양을 늘리면서 겉포장 부피를 줄였다. ‘착한 포장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기존 제품보다 10% 많아진 포카칩의 포장 면적은 오히려 8% 줄었다. 오리온이 제품을 증량하고도 가격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것은 포장지를 줄이면서 물류와 영업 재고관리 등에서 생산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소비자로부터 더 많은 사랑과 신뢰를 받을 때까지 증량 프로젝트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
오리온의 과자 증량(增量) 행진은 4년 전에 시작됐다. 계기는 2014년 9월 대학생들이 빵빵하게 부풀어 오른 과자 봉지로 만든 뗏목을 타고 한강을 건너는 퍼포먼스를 하면서다. 회사 관계자는 “‘질소 과자(과자보다 질소가 더 많다고 해서 붙여진 악명)’라고 비아냥거리던 말들이 영상으로 재현된 걸 보고 회사 차원에서 깨달음이 컸다”고 기억했다.
이 사건이 있기 두 달 전 취임한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은 관련 기사를 보고 “이렇게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잃어선 과자 사업을 할 수 없다”고 개선을 지시했다.
두 달 뒤인 그해 11월 첫 행보가 나왔다. ‘눈을감자’ ‘왕고래밥’ ‘리얼브라우니’ 등의 용량을 최고 14%까지 기존 제품보다 늘렸다. 가격은 건드리지 않았다. 이듬해 포카칩 와우껌 고래밥 등이 2차 제품으로 나섰다. 기존 제품보다 10~17.6% 양을 더했다.
그리고 바로 다음달엔 ‘초코파이’ 용량을 기존보다 11.4% 늘렸다. 업계 관계자는 “포카칩까지는 그러려니 했는데, 초코파이의 가격을 그대로 두고 양을 더 늘리니 롯데, 크라운 등 다른 초코파이 회사들도 따라가지 않을 수 없었다”고 전했다.
오리온은 이후 매년 제품 용량을 늘렸다. 기존 제품보다 양이 가장 많이 증가한 것은 ‘더자일리톨’이다. 2년 전 기존 제품보다 34% 늘린 버전을 출시했다. 작년엔 오뜨도 20% 증량했다.
오리온은 양을 늘리면서 겉포장 부피를 줄였다. ‘착한 포장 프로젝트’의 일환이다. 기존 제품보다 10% 많아진 포카칩의 포장 면적은 오히려 8% 줄었다. 오리온이 제품을 증량하고도 가격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는 것은 포장지를 줄이면서 물류와 영업 재고관리 등에서 생산성을 높였기 때문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소비자로부터 더 많은 사랑과 신뢰를 받을 때까지 증량 프로젝트를 지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