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층 일자리를 늘려달라는 정부의 직간접 압박에 은행과 대기업이 청년 채용을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인건비 증가로 인한 경쟁력 약화와 장년층 희망퇴직을 늘려야 하는 문제 등 부작용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일자리 만들라 '무언의 압박'… 고민 깊어진 대기업·은행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신한·국민·우리·KEB하나·농협·산업·기업 등 7개 은행과 부산·대구·경남·광주·전북 등 5개 지방은행은 하반기 공채를 포함해 올해 총 3805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지난해 2888명보다 917명(31.7%) 늘어난 규모다. 은행들이 이처럼 채용을 늘리는 것은 정부의 요청 때문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5월 은행장들과 만나 “은행들이 희망퇴직을 활성화해 청년에게 더 많은 취업 기회를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기업이 잇따라 채용 확대에 나서는 것도 정부가 하는 ‘무언의 압박’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은 3년간 4만 명을 뽑기로 했고, 포스코는 5년간 2만 명을 채용하기로 했다. 이전에 비해 삼성은 3년간 1만여 명을 더 뽑고 포스코는 채용 규모를 세 배로 늘리는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정부 눈치 때문에 채용을 늘리지만 경영환경이 나빠지면 부메랑으로 돌아올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정지은/장창민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