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이전 내린 비도 지반 약하게 해서 피해 키워"

지난 6일 새벽 일본 홋카이도(北海道)에서 발생한 강진으로 대형 산사태가 발생하면서 희생자가 많이 발생한 것은 해당 지역의 지질과도 관계가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번 지진의 진앙에 가까운 아쓰마초(厚眞町)에서는 약 2㎞에 걸쳐 산사태가 발생해 마을을 덮쳤다.

또 헬기에서 촬영된 이들 지역은 산 곳곳이 파여나간 흉물스런 모습이었다.

이처럼 곳곳에서 대형 산사태가 발생한 것은 이들 지역 토양이 과거 화산활동에 의해 쌓인 화산재와 화쇄류(火碎流·화산재와 화산가스가 빠르게 흘러내리는 것)의 일종인 경석으로 이뤄졌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파악하고 있다.

화산 지질 분야 전문가인 이시즈카 요시히로(石塚吉浩)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 화산활동연구그룹장은 7일 도쿄신문에 "아쓰마초 주변에는 약 4만년전에 화산활동으로 분출된 경석이 많이 쌓인 지층이 있다"며 "이번 지진으로 그 지층이 미끄러지면서 산사태가 났다"고 말했다.

그는 붕괴된 산 비탈면에 하얗게 보이는 곳이 경석이 많은 지층이라고 설명했다.
"日홋카이도 거대 산사태, 화산재로 이뤄진 토양이 원인"
지진 전에 홋카이도 지역을 통과한 제21호 태풍 제비의 영향으로 이 지역에 비가 내리면서 경석이 수분을 많이 흡수한 것도 산사태 규모를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이번 지진은 짧은 주기의 진동이 강하게 이어진 것도 비가 오며 약해진 지반을 무너져내리기 쉽게 한 것으로 파악됐다.

아쓰마초에서 70㎞가량 떨어진 삿포로(札幌) 시내에서 발생한 액상화 현상의 원인도 아쓰마초와 무관치 않다.

액상화는 지진으로 지하수와 토양 모래층이 뒤섞이며 지반이 늪처럼 약해지는 것이다.

액상화가 일어나면 건물 붕괴 등 피해가 훨씬 커진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삿포로에서 지반침하가 많이 발생한 기요타(淸田)구 지역은 화산재 등이 포함된 토사를 이용해 매립한 곳이다.

이 지역 주택가에서는 이번 지진으로 도로가 끊어지고, 커다란 싱크홀이 발생하기도 했다.

1~2m 솟아오르거나 진흙이 흘러들어서 출입구가 막힌 주택도 있었다.

연못과 습지였던 곳에 인근의 토양을 매립해 부지를 조성한 것이 이번 지진으로 액상화를 일으켰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日홋카이도 거대 산사태, 화산재로 이뤄진 토양이 원인"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