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 경제의 화려한 성장 뒤에는 실패 사례도 많다. 반짝이는 아이디어로 순식간에 구독자를 끌어모아 성공할 수 있지만 그만큼 빨리 인기가 식을 수도 있다. 맥킨지에 따르면 미국 구독 서비스 이용자의 절반은 첫 구독 후 6개월 안에 구독을 끊는다. 새로운 경험과 경제적 이익을 꾸준히 제공해주지 않으면 언제든 구독을 중지할 수 있는 리스크가 있다. 구독자의 정확한 취향 파악과 신선한 경험 제공, 경제적 이익 등이 합쳐져야 한다는 얘기다.

미국에서는 구독 경제 이용자의 절반 이상이 큐레이션형을 이용하고 있다. 큐레이션형은 일반 상품을 정기 배송하는 보급형에 비해 구독 수수료가 높아 적은 회원으로도 큰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다. 의류 배송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스티치픽스는 설립 6년 만에 매출 10억달러, 기업가치 40억달러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들은 구독자 취향 분석에 가장 크게 투자했다. 넷플릭스의 영상 추천 알고리즘을 만든 에릭 콜슨을 임원으로 영입하고, 구독자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 기록과 라이프 스타일을 모두 고려해 다섯 벌의 옷을 고른다. 구독자의 80%가 처음 배달된 다섯 벌 중 최소 한 벌을 구매할 정도로 정확도가 높다.

하지만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에만 의지하면 안 된다는 의견도 있다. 서비스를 제공받는 주체가 개성이 서로 다른 사람들인 만큼 데이터와 함께 인간의 감정과 정서적인 부분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업용 정기 결제 플랫폼 회사인 리컬리 창업자 댄 버크하트 최고경영자(CEO)는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데이터에만 의존해 맞춤형 서비스를 하다 보면 비슷한 패턴이 반복돼 지겨워질 수 있기 때문에 기술은 사람의 판단을 돕는 도구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