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입은 쉬우나 보험금 받기는 어려워"… 보험사 CEO에 쓴소리 쏟아낸 윤석헌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사진)은 7일 보험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보험 약관 관련 민원과 분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며 “보험 가입은 쉬우나 보험금 받기는 어렵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팽배하다”고 질타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보험업계의 각종 제도와 관행을 개선하는 ‘혁신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윤 원장은 이날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연 보험사 CEO들과의 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5월 취임 후 처음으로 연 보험업계 간담회에는 신용길 생명보험협회장과 김용덕 손해보험협회장 및 34개 보험사 CEO가 대거 참석했다.

윤 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내부적인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완전판매 및 보험금 지급 민원이 지속되면서 보험산업에 불신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고 포문을 열었다. 그는 “보험 약관을 이해하기 어렵고 심지어 약관 내용 자체가 불명확한 것도 있어 민원과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최근 논란이 된 생명보험사의 즉시연금 미지급금에 대한 약관을 지적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원장은 보험산업에 대한 소비자 불신 해소와 관련, “보험업계의 각종 제도와 관행을 개선하기 위한 혁신 TF를 가동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상품 개발과 약관 심사부터 모집 및 가입, 보험금 지급심사 등 모든 과정에 걸쳐 ‘소비자 시각’에서 제도를 개선하겠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윤 원장은 “2021년 새 국제회계기준(IFRS17)이 도입되면 보험사의 재무상태와 손익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며 “자본확충 등 건전성 강화 노력을 기울여달라”고 당부했다.

1시간가량 이어진 비공개 간담회에서 즉시연금 암보험 요양병원 입원비 등 민감한 사항은 전혀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권 CEO들은 주로 IFRS17이나 신지급여력제도(K-ICS) 시행과 관련해 단계적 도입의 필요성을 건의했다. 한 보험사 CEO는 “즉시연금 등 민감한 주제를 논의할 분위기가 아니었다”고 전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