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말 기준 3조1천97억달러…중국 당국 "달러 강세 영향"
위안화 부양 나섰나…中외환보유액 한 달새 9조원 감소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이 가열되는 가운데 8월 한 달 새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9조원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8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이 3조1천97억1천600만달러(약 3천495조원)로 전월보다 82억3천만달러(0.26%, 약 9조원) 감소했다고 7일 밝혔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6∼7월 두 달 연속 증가 추세였으나 이번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중국 국가외화관리국은 미국이 주도하는 글로벌 무역분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세계 곳곳의 정치·경제 불확실성이 증가하면서 달러 가치가 올라 중국의 외환보유액이 다소 감소했다고 진단했다.

이런 가운데 중국에서는 외환 당국이 위안화 가치가 급속히 하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외환 시장에 개입하면서 외환보유액이 감소한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8월 들어 위안화 가치가 급락하면서 지난 8월 15일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외안화 환율이 장중 6.9587위안까지 치솟았다.

중국 외환 당국은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넘기지 못하도록 하겠다는 뜻을 피력했고 이후 위안/달러 환율은 다소 안정돼 6.8위안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실제로 최근 블룸버그 등 외신들은 중국 외환 당국이 역내/역외 외환 시장에서 위안화 약세에 대응해 달러화를 매도하는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전한 바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정부가 수출 증진을 위해 의도적으로 위안화 절하(위안/달러 환율 상승)를 방관해왔다고 주장하면서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그러나 급격한 위안화 가치 하락은 외국 자본의 급격한 중국 자본시장 이탈, 주가의 추가 하락 등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국 당국 역시 위안화의 심각한 저평가 현상을 원하지 않고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또 가뜩이나 미국이 위안화 환율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한 가운데 추가적인 위안화 약세 용인은 미국의 공격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무역전쟁 수습을 원하는 중국 측으로서는 위안/달러 환율을 안정적 궤도로 올려놓을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민은행은 지난달 펴낸 2분기 화폐 정책 보고서에서 "위안화 환율을 (미국과의) 무역분쟁을 포함한 외부 불안 요인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삼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