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로마의 휴일’에서 여주인공으로 등장한 미국 유명 배우 오드리 헵번은 전 세계 패션업계에 많은 영향을 끼친 대표적 ‘뮤즈’다. 이른바 ‘헵번 룩’으로 불리는 그의 패션은 지금까지도 여러 브랜드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우아한 헵번 룩을 재해석

패션 전문기업 한섬의 여성복 ‘마인’도 헵번으로부터 큰 영향을 받았다. 1988년 첫선을 보인 마인은 1961년 영화 ‘티파니에서 아침을’에서 헵번이 선보였던 리틀 블랙 드레스에서 영감을 받은 한국판 ‘리틀 블루 드레스’를 선보여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마인은 2001년에도 1954년에 개봉한 영화 ‘사브리나’에서 헵번이 입었던 카프리 팬츠를 재해석한 ‘카프리 드레스’를 출시해 주목받았다.
마인이 올해 브랜드 론칭 30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아카이브 라인’은 헵번 룩을 비롯해 그동안 마인에서 나왔던 인기 상품을 한데 모아놨다는 데 의미가 있다.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는 우아한 여성’을 콘셉트로 선보였던 드레스가 대표적이다.

현대백화점 무역센터 마인 매장.
현대백화점 무역센터 마인 매장.
마인의 아카이브 라인은 ‘마인을 기억하다’라는 콘셉트로 마인의 주력 제품인 드레스 8종을 중심으로 재킷 2종, 밍크코트 등 총 11개 모델을 1차로 구성했다. 올겨울에는 총 8개 상품으로 구성한 2차 라인을 추가로 선보일 계획이다.

대표 제품인 드레스는 일본에서 수입한 소재를 사용했다. 허리 라인에 밴딩이 들어가 있어 허리를 잘록하게 보이게 해주는 ‘밴딩 블록 드레스’(79만5000원)는 여성미를 극대화한 제품이다. 이탈리아에서 수입한 소재를 사용해 드레스 하단 부분에 레이스를 덧댄 ‘레이스 플레어 드레스’(89만5000원), 이탈리아 수입 소재(스판 혼방)로 만든 ‘핀턱 드레스’(84만5000원) 등이 대표 제품이다. 옷 앞쪽 가운데 진주를 덧댄 ‘펄 레이어 레이스 드레스’(96만5000원)는 우아한 느낌을 강조했다.

◆의상을 강조한 협업 진행

한섬은 마인 아카이브 라인 출시를 기념해 외부 전문가와 이색 협업도 했다. 30년 동안 마인이 걸어온 길을 창의적 아이디어로 보여주기 위해서다. 마인과 이번에 손잡은 전문가는 한국 사진 예술에 대한 공로를 인정받아 대한민국문화예술상 대통령 표창을 받은 구본창 사진작가다. 구 작가는 마인 아카이브 라인 기념 광고 촬영을 진행했다. 한섬 관계자는 “백자 달항아리 사진으로 유명한 사진계의 거장으로 꼽히는 구 작가는 동양의 아름다움을 잘 표현하기 때문에 마인이 추구하는 ‘우아한 여성상’과 잘 맞는다고 판단했다”며 “이번 광고 이미지는 모델 없이 마인의 의상만을 활용해 아카이브 라인의 실루엣과 디테일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마인은 또 1988년 마인 론칭 광고 촬영을 담당했던 김용호 사진 작가와 30년 만에 다시 손잡았다. ‘새로운 마인의 재해석’이라는 콘셉트로 아카이브 라인의 옷과 스타일을 담은 화보 촬영을 할 예정이다.

한섬은 마인 아카이브 라인 출시를 기념해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여자의 가장 빛나는 순간을 함께하는 마인’이라는 콘셉트로 ‘레이디 마인’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최근 결혼한 30대 여성, 자신의 전시회를 준비하는 20대 여대생, 마인을 공유하는 엄마와 딸 등 다양한 라이프 스타일을 가진 일반인을 섭외해 이들의 인터뷰와 화보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선보일 예정이다. 한섬 관계자는 “마인 30주년을 기념해 전문가와 일반인들이 참여하고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젝트를 준비했다”며 “기존 여성복 브랜드와 차별화하고 마인만의 확실한 브랜드 정체성을 구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