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상전쟁에도… 中, 對美 무역흑자 사상 최대
미·중 통상전쟁이 격화하는 와중에도 지난달 중국의 대(對)미국 무역흑자가 사상 최대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관세청은 8월 대미 무역흑자 규모가 310억5000만달러(약 34조9000억원)로 전달(280억9000만달러)보다 10.5% 증가했다고 지난 8일 발표했다. 월간 기준으로 사상 최대 흑자다. 직전 사상 최대였던 지난 6월의 289억3000만달러를 또다시 경신한 것이다.

관세부과에도 지난달 중국의 대미 수출은 444억달러로 작년 동월 대비 13.2% 늘어났다. 반면 미국으로부터의 수입은 133억달러로 2.0% 증가하는 데 그쳤다. 올해 들어 8월까지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 누적액은 1926억4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1679억4000만달러)보다 14.7% 많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중국산 제품에 잇따라 관세를 부과하고 있지만 미국 소비자들의 중국 제품 구매 의욕이 꺾이지 않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 정부는 지난 7월에 340억달러, 8월에 160억달러 등 모두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매기고 있다.

일부 경제 전문가는 달러 강세와 경기 호조로 인한 수요 증가가 미국의 대중 관세부과 조치를 상쇄하는 효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한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과의 관계 악화에도 국내 및 국제 수요가 증가하면서 지난달 중국의 무역흑자가 예상치를 넘어섰다”고 해석했다.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가 또다시 사상 최대를 기록함에 따라 대중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한 미국의 공세가 더욱 거세질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전문가 사이에선 오는 11월 미 중간선거 때까지는 미국과의 대화에 전기가 마련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비관론이 우세하다.

한편 달러 기준으로 지난달 중국의 전체 수출입액은 4069억5000만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14.3% 증가했다. 수출액은 2174억30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9.8% 늘었다. 수입액은 1895억2000만달러로 작년 동기 대비 20.0% 증가했다. 이로써 중국의 8월 무역수지는 279억1000만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