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KG·이데일리 레이디스오픈(총상금 5억원)에서 지난해에 이어 또 한 명의 ‘깜짝 스타’가 탄생했다.

정슬기가 9일 경기 용인 써닝포인트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KG·이데일리 레이디스오픈에서 최종 합계 10언더파 206타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KLPGA 제공
정슬기가 9일 경기 용인 써닝포인트CC(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KG·이데일리 레이디스오픈에서 최종 합계 10언더파 206타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KLPGA 제공
올해 주인공은 3년차인 정슬기(23)로 우승하기까지 77경기가 필요했다.

정슬기는 9일 경기 용인 써닝포인트CC(파72)에서 열린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70타를 쳤다. 최종 합계 10언더파 206타를 기록한 정슬기는 공동 2위 그룹에 몰려 있던 김지영(22) 등 5명의 선수를 1타 차로 극적으로 따돌리며 정상에 올랐다. 우승상금 1억원을 챙긴 그는 향후 2년간 시드 걱정을 덜어냈다.

2라운드까지 선두였던 김지영을 밀어내고 우승을 차지한 정슬기는 “내 게임에 집중하느라고 (역전) 상황을 잘 몰랐다”며 “노력한 만큼 값진 결과가 올 것이라고 믿고 있었고 마지막 퍼트에선 왠지 우승할 것 같은 예감이 들었다”며 환하게 웃었다.

정슬기는 정상급 선수와는 거리가 먼 선수였다. 2016년 MBC플러스 여자오픈 준우승이 가장 좋은 성적이었다. 상금순위는 2년 전 40위(1억5606만원), 지난해 47위(1억4161만원)였을 정도로 시드 유지가 우선인 선수였다. 올해도 상금 순위가 57위로 시드를 지키는 게 당면한 목표였으나 이번 우승으로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

정슬기는 최종 라운드를 앞두고 선두인 김지영에게 3타 뒤진 4위였다. 아무도 그를 우승 후보로 낙점하지 않았지만 전반에 보기 없이 1타를 줄이더니 후반 첫 5개 홀에서 3타를 줄이며 단숨에 선두로 도약했다. 긴장감 때문인지 그는 16번홀(파3)과 17번홀(파4)에서 보기로 내리 2타를 잃었지만 마지막 18번홀(파5)을 파로 지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통산 2승에 도전했던 김지영은 최종 라운드 부담을 이겨내지 못했고 이날 1타를 잃으며 9언더파 207타 공동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배선우(24)와 이정민(26), 김자영(27), 하민송(22)이 준우승을 나눠 가졌다. 지난해 이 대회에서 첫승을 거두며 스타로 떠오른 김지현(27)은 4언더파 212타 공동 22위를 기록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