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환자 접촉자 22명 자택 격리… 확산여부 앞으로 2주가 '고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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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메르스 발생 '비상'
보건당국·서울시, 방역 비상체제 돌입
비행기 함께 탄 승객 등 440명 추적 관리 나서
"메르스 환자, 중증 아니지만 나빠질 가능성도"
치사율 20~46%…예방 위해선 자주 손 씻어야
보건당국·서울시, 방역 비상체제 돌입
비행기 함께 탄 승객 등 440명 추적 관리 나서
"메르스 환자, 중증 아니지만 나빠질 가능성도"
치사율 20~46%…예방 위해선 자주 손 씻어야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환자가 3년 만에 또 발생하면서 보건당국과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가 일제히 방역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보건당국은 환자와 2m 이내 거리에서 직접 접촉한 밀접접촉자 22명은 자택 등에 격리하고 항공기를 함께 탄 사람 등 440명에게는 의심 증상이 있으면 병원을 찾아달라고 안내 문자를 보냈다. 메르스 잠복기는 최대 14일이어서 2주가 추가 확산의 고비가 될 전망이다.
삼성서울병원 거쳐 서울대병원 입원
지난 8일 오후 4시께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A씨(61)는 에미레이트항공 항공기(항공편 EK860, EK322)를 타고 쿠웨이트를 출발, 두바이를 경유해 7일 오후 4시51분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당시 설사 증상 때문에 휠체어를 타고 입국했지만 발열, 기침 등의 증상이 없어 메르스 의심환자로 분류되지 않았다. A씨는 입국 직후 공항에서 부인과 함께 택시를 타고 설사 치료를 위해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선별진료소를 찾았다. 7일 오후 7시22분께다.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은 중동 지역을 다녀온 뒤 발열 가래 폐렴 등의 증상을 보이는 A씨를 메르스 의심환자로 분류하고 음압격리병상에서 진료했다. 환자가 병원을 찾은 지 두 시간여 만인 오후 9시34분 보건당국에 의심환자 발생 사실을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질병관리본부는 서울 강남구보건소의 음압 구급차를 이용해 8일 0시33분께 A씨를 국가지정격리병상을 운영하는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했다. 서울대병원과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환자의 객담(가래)을 분석했고, 두 차례 검사에서 메르스 양성 판정이 나와 확진 판정을 내렸다. 환자 치료를 맡고 있는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메르스 환자가 호흡곤란을 호소하거나 혈압이 떨어지는 등의 중증 상태를 보이지는 않고 있다”며 “다만 증상이 생기고 1~2주 뒤에 나빠질 가능성도 있어 주의를 기울여 치료하고 있다”고 했다.
환자와 접촉한 사람 22명 격리
질병관리본부 중앙역학조사반은 A씨가 삼성서울병원으로 이동할 때까지 22명과 직접 접촉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항공기 내 인접 좌석 승객, 승무원, 검역관 및 출입국 심사관, 택시기사, 삼성서울병원 의료진, 부인, A씨의 휠체어를 밀어줬던 도우미 등이다. 이들은 추가 감염자로 진단될 가능성이 높아 밀접접촉자로 분류했다. 관할 보건소에서는 이들을 자택에 머물도록 격리 조치하고 증상이 생기지 않는지 모니터링하고 있다.
보건당국이 파악한 일반 접촉자는 모두 440명이다.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항공기를 환자와 함께 탔던 승객은 409명이다. 이 가운데 승무원 3명, 탑승객 10명 등 밀접접촉자 13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일반 접촉자로 분류됐다. 지자체에 명단을 통보해 전화나 문자로 증상 발생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의심증상이 생기면 보건소로 연락하도록 안내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환자의 공항 내 이동 경로 등에서 추가로 접촉한 사람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폐쇄회로TV(CCTV)를 분석하고 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추가 접촉자가 발생하면 밀접접촉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2주 잠복기간까지 지켜봐야
A씨가 감염된 메르스는 치사율이 20~46%에 달하는 호흡기 질환이다. 코로나바이러스(MERS-CoV)에 감염돼 생긴다. 중동 지역에서 낙타와 접촉해 감염되거나 의료기관에서 환자와 접촉해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발열, 기침, 호흡곤란, 두통, 오한, 인후통 등이 주된 증상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자주 손을 씻고 공공장소 등에서 기침예절을 지켜야 한다.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의 접촉도 자제해야 한다.
국내에서 처음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것은 2015년 5월20일이다. 당시 질병관리본부는 바레인 등을 방문한 뒤 호흡기 증상을 보인 68세 환자의 검체를 분석해 메르스 진단을 내렸다. 그러나 정부의 미숙한 대응으로 같은 해 12월23일 상황 종료를 선언할 때까지 국내에서만 186명이 감염되고 38명이 사망했다. 메르스 환자와 접촉해 격리된 사람은 1만6693명에 달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삼성서울병원 거쳐 서울대병원 입원
지난 8일 오후 4시께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A씨(61)는 에미레이트항공 항공기(항공편 EK860, EK322)를 타고 쿠웨이트를 출발, 두바이를 경유해 7일 오후 4시51분 인천공항으로 입국했다. 당시 설사 증상 때문에 휠체어를 타고 입국했지만 발열, 기침 등의 증상이 없어 메르스 의심환자로 분류되지 않았다. A씨는 입국 직후 공항에서 부인과 함께 택시를 타고 설사 치료를 위해 삼성서울병원 응급실 선별진료소를 찾았다. 7일 오후 7시22분께다.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은 중동 지역을 다녀온 뒤 발열 가래 폐렴 등의 증상을 보이는 A씨를 메르스 의심환자로 분류하고 음압격리병상에서 진료했다. 환자가 병원을 찾은 지 두 시간여 만인 오후 9시34분 보건당국에 의심환자 발생 사실을 신고했다.
신고를 받은 질병관리본부는 서울 강남구보건소의 음압 구급차를 이용해 8일 0시33분께 A씨를 국가지정격리병상을 운영하는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했다. 서울대병원과 서울시 보건환경연구원은 환자의 객담(가래)을 분석했고, 두 차례 검사에서 메르스 양성 판정이 나와 확진 판정을 내렸다. 환자 치료를 맡고 있는 김남중 서울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메르스 환자가 호흡곤란을 호소하거나 혈압이 떨어지는 등의 중증 상태를 보이지는 않고 있다”며 “다만 증상이 생기고 1~2주 뒤에 나빠질 가능성도 있어 주의를 기울여 치료하고 있다”고 했다.
환자와 접촉한 사람 22명 격리
질병관리본부 중앙역학조사반은 A씨가 삼성서울병원으로 이동할 때까지 22명과 직접 접촉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항공기 내 인접 좌석 승객, 승무원, 검역관 및 출입국 심사관, 택시기사, 삼성서울병원 의료진, 부인, A씨의 휠체어를 밀어줬던 도우미 등이다. 이들은 추가 감염자로 진단될 가능성이 높아 밀접접촉자로 분류했다. 관할 보건소에서는 이들을 자택에 머물도록 격리 조치하고 증상이 생기지 않는지 모니터링하고 있다.
보건당국이 파악한 일반 접촉자는 모두 440명이다.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항공기를 환자와 함께 탔던 승객은 409명이다. 이 가운데 승무원 3명, 탑승객 10명 등 밀접접촉자 13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일반 접촉자로 분류됐다. 지자체에 명단을 통보해 전화나 문자로 증상 발생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의심증상이 생기면 보건소로 연락하도록 안내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환자의 공항 내 이동 경로 등에서 추가로 접촉한 사람은 없는지 확인하기 위해 폐쇄회로TV(CCTV)를 분석하고 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추가 접촉자가 발생하면 밀접접촉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2주 잠복기간까지 지켜봐야
A씨가 감염된 메르스는 치사율이 20~46%에 달하는 호흡기 질환이다. 코로나바이러스(MERS-CoV)에 감염돼 생긴다. 중동 지역에서 낙타와 접촉해 감염되거나 의료기관에서 환자와 접촉해 감염되는 경우가 많다.
발열, 기침, 호흡곤란, 두통, 오한, 인후통 등이 주된 증상이다. 예방을 위해서는 자주 손을 씻고 공공장소 등에서 기침예절을 지켜야 한다. 호흡기 증상이 있는 사람과의 접촉도 자제해야 한다.
국내에서 처음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것은 2015년 5월20일이다. 당시 질병관리본부는 바레인 등을 방문한 뒤 호흡기 증상을 보인 68세 환자의 검체를 분석해 메르스 진단을 내렸다. 그러나 정부의 미숙한 대응으로 같은 해 12월23일 상황 종료를 선언할 때까지 국내에서만 186명이 감염되고 38명이 사망했다. 메르스 환자와 접촉해 격리된 사람은 1만6693명에 달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