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경제건설 집중 강조에 북한 대표단 파견 등 경협 가속 전망
中외교부 "北경제 발전과 민생 개선 노력 지지"… 지원 의사 피력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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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과 중국이 북한 정권수립 70주년(9·9절)을 맞아 최고 수준의 결속을 재확인한 가운데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연내 답방이 여전히 추진되고 있다는 관측이 고개를 들고 있다.

또한, 북한 고위급이 이끄는 대규모 대표단도 조만간 방중해 경제협력을 본격 논의할 것으로 보이는 등 북중의 '밀착 행보'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올해 세 차례 방중한 데 이어 시 주석의 특별대표로 리잔수(栗戰書) 중국 전국인민대표회의 상무위원장이 방북하면서 북중간 교류가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10일 베이징 소식통에 따르면 중국 지도부는 리 상무위원장의 9·9절 방북과 별도로 적당한 시기에 시 주석이 방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9·9절의 경우 북한 열병식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압력 등이 작용해 시 주석의 방북이 무산됐지만 시 주석의 평양행은 북중간에 여전히 유효한 카드라는 의미다.

베이징 소식통은 "시진핑 주석의 답방은 시기를 가늠할 수는 없지만 북중간에 여전히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북중간 고위급 교류에 대한 의지를 내비친 상황이라 시 주석의 방북은 어느 시점에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북한과 중국은 리잔수 상무위원장의 방북으로 결속을 다졌고 시 주석의 답방 문제는 이와 별도로 여전히 진행형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처럼 시 주석의 향후 방북을 위한 분위기 조성을 위해 중국은 북한에 대북제재를 위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경제협력을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반영하듯 리 상무위원장은 이번 방북기간 김정은 위원장을 비롯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만나 북중 우호를 강조하면서 북한이 경제강국 건설로 정책을 전환한 점을 높이 산 것으로 전해졌다.

리 상무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 입장에 대한 원칙을 재차 강조하면서도 북한에 대한 중국의 지지가 확고하다고 밝혀 북한이 북핵 협상의 판을 깨지 않을 경우 중국이 북한의 경제재건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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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도 축전과 친서를 통해 북한이 경제발전과 민생개선에 주력하고 있다고 언급했고, 중국 내 9·9절 행사에 참석한 왕양(汪洋) 전국정치협상회의(전국정협) 주석도 북한이 경제에 집중하는 정책에 찬사를 보낸 바 있어 중국의 대북경협이 속도를 낼 것임을 시사했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0일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은 이번 행사를 통해 경제 발전의 성과와 경제 건설 및 민생 개선 추진에 대한 결심을 보여줬다"면서 "중국은 북한의 우호적인 이웃으로서 북중 우의를 공고히 하길 바라며 북한 경제 발전과 민생 개선의 노력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한 소식통은 "리잔수 상무위원장의 이번 방북은 북한이 열병식 행사 등을 통해 경제재건 의지를 분명히 한 가운데 이뤄져 향후 중국의 대북경협이 더욱 본격화할 가능성이 있다"면서 "리 상무위원장과 김정은 위원장의 만남에서도 북중 경협 강화문제가 논의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김정은 위원장의 지난 3월과 5월 방중 이후 박태성 북한 노동당 중앙위 부위원장이 이끄는 친선참관단이 중국을 방문했듯이, 이번에는 북한의 당·정부를 망라하는 대표단이 방중해 중국 중앙 정부 및 각 지방 정부와 경협을 논의할 가능성이 있다.

리 상무위원장의 지난 8일 평양 방문에 앞서 중국의 대북무역교류 기관인 북한경제무역시찰단 관계자들이 방북해 북중 경제 협력을 논의한 것도 그 일환이라는 분석이 많다.

지난 6월에는 200여개 중국 기업이 평양에서 열린 춘계국제상품전에 몰려들어 북한 공기업들과 농업, 전자, 기계, 건축, 식품, 일용품, 배수 등의 분야에 대한 협력을 모색했다.

이뿐만이 아니라, 지난 7월에는 구본태 북한 대외경제성 부상이 중국 대외연락부 및 상무부 관계자들과 접촉했으며 방직, 섬유 등 경공업과 철도, 전력 등 인프라 구축과 관련해 중국 기업과의 합작 등을 통한 지원을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은 지난 3월 말 북중 정상회담을 계기로 훈춘 등 북중 접경도시를 중심으로 대북관광 빗장을 풀어왔다.

대북제재 강화를 요구하는 미국을 의식해 경협을 공개적으로 추진하지는 못하지만 많은 중국 기업들이 대북 투자를 타진 중이다.

다른 소식통은 "유엔 대북제재로 중국 개인과 기업이 북한과 사업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그러나 중국은 제재를 피할 수 있는 접경지역에서 경제협력 강화, 대북관광 활성화, 농업부문 협력 등에 힘쓰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