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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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무역전쟁이 확대될 것이라는 우려에 코스피지수가 흔들리고 있다. 지난 주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중국 3차 관세부과 외에 2670억 달러 추가 관세 부과도 경고했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무역전쟁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만큼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는 관측이다. 이번 조정을 코스피지수의 저가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10일 오전 11시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0.44포인트(0.02%) 하락한 2281.14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하락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외국인·기관 매도세로 2280선대에서 등락을 보이며 방향을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주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산 제품 2670억 달러에 대해서도 관세를 부과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일명 이미 관세가 부과 중인 500억 달러(1·2차 관세)와 의견 수렴 기간이 종료돼 강행 여부만 남긴 2000억 달러 대중 관세 외에 추가로 관세 부과를 예고한 것이다.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시장의 민감도는 1차와 2차 때보다 낮아졌다는 지적이다. 서정훈 삼성증권 연구원은 "노출된 악재의 구태의연함에 시장의 내성이 쌓인 까닭"이라며 "중간선거가 당면한 시점에 사태 악화는 미국 대통령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자명하다"고 했다.

장기화된 무역분쟁으로 미국에서도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기술주 하락은 미국 정보기술혁신협회에서 대중국 관세로 데이터건설에 필요한 케이블·금속 피팅 등 수입 가격이 상승해 클라우드 산업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영향도 작용했다"며 "기업들의 투자 계획도 관세공방이 본격화한 5~6월을 정점으로 감소했고, 관세공격이 고조되던 6월 이후 트럼프 대통령 지지율은 41%대로 하락했다"고 전했다.

향후 트럼프 대통령이 유화적인 스탠스를 취하면서 밸류에이션 역사적 저점인 국내 증시가 보다 차별적 회복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서 연구원은 "멕시코 캐나다와 무역협상이 성료되는 분위기이고, 9월 UN총회에서 한미 FTA 개정협상도 예정된 점을 감안하면 무역분쟁도 수습국면으로 진입했음을 유추할 수 있다"며 "원화 강세를 추동한 외국인 수급 유입과 이로 인한 지수 반등이 지속되면서 국내 증시의 차별적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증시 조정을 저가 매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조언이다. 김중원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지수의 2분기 주당순자산가치(BPS)는 2264.01로 추정되며, 지난 6일 종가 기준으로 코스피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까지 하락한 셈"이라며 "3분기 실적개선 기대를 고려할 때 2분기 BPS 수준까지 하락한 현재 코스피지수는 충분히 저가매수 기회"라고 판단했다.

향후 관세공방이 환율 압박으로 진행될 수 있는 만큼 운송·조선 및 자동차 관련주에 단기 기회가 생길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허 연구원은 "엔화 강세 국면에서 선방하는 운송 조선 통신 자동차 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며 "엔화가 절상될 때 경협도가 높아 국내 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된다는 공통점이 있고 자동차 업종은 엔화 강세 국면에서 업종 주가의 상대적 강세 현상은 약해졌지만, 외국산 제품들의 화재 영향에 따른 반사 효과를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코스피 중소형주들과 코스닥 시장은 7월말 이후 오히려 나아지고 있다"며 "IT 등 수출 대형주들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크다는 점에서 상대적인 대안 역할을 했다고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