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 '법위반'하라는 엘리엇 요구…새 개편안에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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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리엇 2차 공세는 일감몰아주기, 자본시장법 등 걸림돌 많아
시장 참여자들 연내 개편안 나올지 주목
시장 참여자들 연내 개편안 나올지 주목

8일 업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한 엘리엇의 2차 요구안은 실현 가능성이 지극히 낮다는 관측이 나온다. 엘리엇이 제시한 그룹 개편 방향은 여전히 복잡한 변경 방식(분할+합병)을 갖고 있는 데다 자본시장법 위반, 일감몰아주기 지속, 총수일가의 자금 동원 가능성, 향후 투자 등을 감안하면 가능성이 낮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에 따르면 합병된 글로비스는 기아차 및 총수일가로부터 합병현대차 지분을 매입하고, 총수일가는 합병된 글로비스 지분을 추가 인수하는 방향으로 지배구조 변화를 줘 '총수일가→합병글로비스→합병현대차→기아차' 형태로 지배구조를 갖게 된다.
시장에선 엘리엇의 요구대로 지배구조를 바꾼다면 주주 설득과정이 어려울 수 있을 것으로 본다. 합병비율에 따라 각 사 주가가 상반된 영향을 받는 상황에서 모든 주주들을 만족시켜야 하는 어려움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합병글로비스의 지분을 인수해야 하는 총수일가와 일반주주의 이해관계가 상충될 가능성도 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향후 현대차그룹이 발표할 지배구조 개편안에 기아차의 현대모비스 지분 매각, 총수일가의 현대글로비스 지분 유지 등의 내용이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일단 현대차는 엘리엇의 요구를 현행법 위반을 이유로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의 중요 사안을 특정 주주에게만 알려주는 것을 엄격히 규제하고 있는 자본시장법에 저촉되는 기업개편 검토 위원회 구성을 엘리엇이 요구해서다.
시장에선 겉으로 '주주자본주의'를 내세워 주주 이익을 대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속내는 단기 시세차익이 목적인 헤지펀드의 특성을 감안, 수익 극대화에 나섰다는 시각이 많다. 때문에 투기 자본으로부터 기업의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방어하기 위한 보호 장치의 하나로 차등의결권 제도 도입을 서둘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엘리엇은 1차 공세 이후 현대차그룹의 지분을 추가로 사들여 현대차 3.0%, 기아차 2.1%, 현대모비스 2.6%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엘리엇의 제안에 대해 현대차그룹은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합당한 여건과 최적 안이 마련되는 대로 절차에 따라 모든 주주와 단계적으로 투명하게 소통해 나갈 것"이라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